입자의 열병|Particle Fever|2013


신의 입자-힉스.
뉴스에서 본 적 있지만 이름만 기억할 뿐 뭔지는 몰랐던 그 입자의
발견대모험이다.

물리학은 수학보다 더 긴 마음의 거리가 있는 학문인데
그 안에는 세상을 설명할 원리를 찾는 이론 물리학자들과
그 이론을 검증하도록 실험을 설계하는 실험물리학이라는 세계가 있단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물질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고
수많은 입자들 중 몇 개의 주요입자들이 일정한 규칙으로 결합되어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그 한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입자를
피터 힉스라는 이론물리학자가 이론으로 증명했고
실험물리학자들이 80년대부터 LHC라는 기계를 설계하고 만들어서
빅뱅 이후의 상태를 재현함으로써
그 이론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초반부터 이 실험에 대한 어마어마한 기대가 그대로 나타났기 때문에
누군가는 자신의 연구인생 몇십년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될 수도 있다고
뿐만 아니라 기대밖의 결과가 나온다면
지금까지의 물리는 엉망이 된다고들 얘기하는 바람에
실패하면 절대 안되는 이 실험에 음모가 끼어들지는 않을까-하는
비과학적인(^^) 상상까지 했는데
다행이 LHC라는 거대한 기계는 엄청난 흥분과 적당한 실패, 수정을 거쳐
제대로 작동했다.

이제는 모두가 알다시피 다행이(?)
힉스입자는 나타나주었다.
하지만 오묘한 건
모든 비밀을 풀어줄 것 같던 이 입자가
과학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특징으로 발견됐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실험에 한 학문의 모든 연구자들이 매달리는 초유의 실험이라 할 정도로
거대한 과학 사건이지만
오히려 그 결과 앞에서
아직은 비밀의 문을 열어주지 않겠다는 신이 있는 건 아닌가-라는
정반대의 상상도 하게 된다. 

과학문외한들이 어쩌다 한번 보는 영화가 되리란 걸 알았는지
감독은 영리하게 과학자들의 재미있는 소개도 잊지 않았다.
정치적 달변에 휩쓸릴 필요없는 절대 불변의 원칙을 찾아서,
혹은 고전음악에서 느낀 조화의 원칙을 큰 그림속에서 찾고 싶어서,
제일 좋아하는 수학(ㅋㅋ)과 자연을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물리학을 선택했다는 과학자들.
얘기를 들을수록 물리학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대박폭소포인트: 처음으로 LHC를 가동한 날 파티가 있는데
한 떼의 물리학자들이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한다.
노래가사는 물질, 반물질, LHC, 빅뱅, 입자, 힉스 등등
누군가는 이런 가사에 흥분하고 신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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