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 보스턴리걸이 완전히 끝나버린 줄을....
한때 코박고 보고 또 보면서 즐기던
어이없는 법정에서 벌어지는 달변의 유희가 영영 끝났다니...
사실 3시즌 중반부부터 조금 신선도가 떨어지는 감이 있긴 했지만
이번에 4-5시즌을 보니 꼭 그렇지도 않았다.
두어시즌은 더 가도 될 것 같았는데.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보스턴리걸 박스로 결정.
이 말은 겨울골방취미의 부활을 의미하지^^
무패의 전설인 데니크레인이지만 연방법원은 결국 앨런쇼어를 꼬셔서야 구경 가능했던.
예습까지 했던 재판이었으나 결국 연방법원의 꼬장꼬장한 판사들에게
자기스타일로 덤벼버린 앨런쇼어.
앨런쇼어의 고발(?)에 따르면 법관들이나 연방법원의 보수성은
우리나라 사법부와 별 다르지 않았으나
앨런의 도전기 두 번이 모두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달랐다.
이게 1시즌 부터 이어오는 보스턴 리걸의 스타일이다.
폐부를 찌르듯 현실을 드러내지만 가능성 있는 희망의 귀결로 애국과업을 완수하는 것.
내 놓은 공화당원인 데니크레인 조차 미국이 아름답기에 사랑한다고 말하지는 않으며
지켜야 할 것에 대한 차이를 강조할 뿐이다.
그런 대니에게 항변하는 앨런을 통해서는
매우 정치적으로 보일 것 같은 내용이 결국은 인본주의인 일 뿐임을 확인시켜 주곤 한다.
그렇지만 5시즌에서 마감(제작자에 따르면 방송사에서는 4시즌으로 마무리 하자고 했지만
마무리를 위해 우겨서 짧은 5시즌까지 억지로 만들었다고 한다)하게 된 시청률이
미국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하고.
예상외의 장수캐릭터였던 제리 애스펜슨
재판에선 가끔 위태로울 때도 있었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논리적인 변론을 펼칠 때면
크레인,풀앤슈미트에서 가장 정상적인(?) 변호사로도 보인다.
볼수록 익숙해지는 그의 아스퍼거증후군은 지루한 재판의 깜짝포인트.
연애할때도 그렇다.
애인이 나를 보고 기쁨을 숨기지 못해 본능적으로 팔짝 뛰어주는데
그게 싫을리가...^^
등장부터 은근히 제리와 이어지길 바랬던 똘똘한 억양의 영국출신 변호사 케이티.
재판에서의 활약을 그닥 많지 않았고 개성있는 변론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다.
셜리를 제외하고는 등장한 모든 여자변호사들이 연애에 연루되고 또 단명한 것이
보스턴리걸의 유일한 흠.
그러나 케이티는 워낙에 개성들이 넘치는 회사이니 신입사원의 비애라 생각해...
나라도 `닥쳐`를 수십 번 외치고 싶었던 정말 짜증나는 캐릭터이자
직업으로서의 변호사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평범한 인물.
대니의 총애를 받아 마지막 시즌엔 같은 회사도 아니면서 자주 등장하는데
음. 볼수록 밉상에서 코믹으로 보이던 놀라운 변신의 주인공.
등장 이후 대니크레인 보다 더 많은 웃음을 주신 이사 칼 쌕.
보스턴리걸 남주인공들의 저주를 받고도 남을 셜리마마의 연인이다.
그의 연인인 셜리의 감상대로 귀여운 냉소주의자.
저 진지해보이는 표정으로 비웃고
그리고 나서는 또 진지하게 업무에 동참하는 칼이 주는 웃음의 대부분은
칭찬을 가장한 불평이다^^
신부는 없어 보이지만 행복해 보이는 커플.
3시즌 즈음 보스턴리걸의 반전결말은 둘의 결혼이라고 생각했는데
2005년부터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메사추세츠주의 환경에 힘입어
이 둘이 정말 결혼했다~
상속세와 관련된 현실적인 이유도 뭐 공감할 만 하지만
역시 데니의 청혼은 감동이다.
다른 누구도 이렇게 사랑할 수는 없을 게 분명하긴 하잖아.
평범한 멜로드라마같은 결혼결말이 보스턴리걸과 만나
보스턴리걸스러운 결말로 완성.
마지막을 보는 나는 섭섭하지만.
네 사람 모두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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