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유전학을 바꾼 초파리|마틴브룩스

하얀눈의 유전지시는 빨간눈의 유전지시에 비해 열성이기 때문에 하얀눈의 형질이 나타나려면 컷 초파리는 하얀눈의 지시를 두개 받아야 한다(하나는 아비로부터, 하나는 어미로부터). 그러나 수컷 초파리는 어미로부터 하나의 하얀눈 지시만 받으면 하얀 눈의 형질이 나타난다. 수컷이 한가지 지시를 물려받을 확률은 암컷이 두 가지 지시를 물려받을 확률보다 높다. 이것은 마치 동전을 두번 던지는 것과 비슷하다. 앞면이 최소한 한번 나올 확률이 앞면이 연달아 두번 나올 확률보다 훨씬 높다...만약 유전자가 X염색체에 실려 전달된다면, 열성형질은 X염색체를 하나만 가진 성에서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예를 들어 19세기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 중 많은 사람들이 혈우병이라는 유전병을 앓았는데 이 병이 나타나는 사람은 대부분 남자였다...적록색맹은 여자보다는 남자에게 훨씬 많이 나타난다.

드 브리스가 돌연변이설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1890년대 초에 암스테르담의 교외에 있는 어느 들판을 가본 데서 비롯되었다. 들판을 거닐던 그는 서로 다른 세 가지 변종으로 보이는 달맞이꽃을 발견했다...이 변종들은 점진적으로 느리게 진행되는 사소한 변이가 누적되어 생긴 것이 아니라, 단 한번의 도약으로 즉각적으로 생겨난 것이었다. 드 브리스는 그러한 도약을 `돌연변이`라고 이름 붙였는데...그는 다윈설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자연선택은 여전히 그 중에서 최적자를 선택하는 작용을 할 것이다. 다만 미세한 각각의 변이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돌연변이들이 섞여있는 집단 중에서 선택한다.

 이로써 유전의 열쇠는 세포핵 속에 있는 DNA분자에 들러붙을 수 있고 종속유전자들의 활동을 지휘하는 제어유전자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 특별한 DNA모티프는 `호메오박스(Hhomeobox)`라고 이름붙여졌고 어떤 유전자가 제어유전자임을 즉시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DNA뱃지역할을 하게 되었다.

댈러스에 살던 일부 토착민이 석유와 카우보이에 넌더리가 나 북쪽의 새로운 초원으로 옮겨가기로 결정하면서 미니애폴리스 집단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만약 이주집단이 충분히 크다면 댈러스의 모든 신발 종류를 대표하는 표본을 가진 채 옮겨갈 것이다. 그러나 이주집단의 크기가 비교적 작다면 댈러스의 신발명단 중에서 한쪽으로 편중된 표본만을 가진 채 옮겨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댈러스에 많지 않은 신발 종류는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어떤 종류의 신발은 불공평하게 많이 포함될 수도 있다. 우전자 또는 신발의 빈도에 일어나는 이러한 임의적인 변화를 창시자효과(founder effect)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집단이 진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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