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해변의 여인|2006



여자는 진실을 말해서 남자를 괴롭히고, 남자는 거짓말을 해서 여자에게 상처를 준다.
다르게 말하자면 여자는 가책받기 싫어서 다 말해버리고 남자는 순간을 피하자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 
나름 자기가 싫어하는 걸 상대에게 주지 않기 위한 배려일까?
아니면 고집스럽게 자기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일까?
어쨌거나 홍상수의 그 삼각형 이론은 이해가 아주 쉬웠다-나도 똑똑하다고 칭찬해 줄게요^^
홍상수가 그동안 새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정직해지자고 결심을 했는지,
아니면 여자들에게라도 잘보여보자고 결심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덕분에 내내 킬킬거리며 잘 봤다.
웃음을 참을 수 없던 김승우 눈물의 고백씬과 애인의 방 앞에서 밤을 센 후 고현정은 단연 압권!
홍상수 영화만큼 치졸의 극치를 달리며 때로는 정말 인간쓰레기 같던 남자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영화도 드물었을 것이다. 정직도 좋지만 정도껏 해야지, 자학도 아니고, 반성도 아니고, 우리는 쓰레기야~를 주제가로 부르며 등장하는 뮤지컬 부대들 같던-더는 못봐주겠다 싶었다.
그랬는데 이제는 `우리는 치졸해, 근데 그렇게 음흉하진 않아, 고민도 해, 귀여운 점도 있지?`라고 말하는 것 같다(이 점에서는 김승우의 힘도 컸다).
요즘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단촐한 크레딧,
로케래봤자 술집, 여관방, 모텔, 길바닥이 전부인데도 벌써 7번째 영화를 찍은 홍상수도
하나 뿐인 감독임은 분명한 사실.
그래서.
다음 영화도 봐준다, 홍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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