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Sex, Lies and Videotapes



오, 절묘한 포스터 혹은 타이틀

 
굴뚝 청소를 한 두아이의 얘기가 생각난다, 검댕이 묻은 아이와 묻지 않은 아이 중에서 묻지 않은 아이가 검댕을 털었다는.
거짓말장이는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결백을 외치지만 거짓말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앤과 그레엄은 동양식, 서양식-이런 구분을 떠나서 범우주적으로 정직한 인종의 사람들이다.
100%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그들은 말하지 않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것 같으니까-, 정직지향적인 사람들이다.
그래서 거짓말은 그냥 육감으로 느낀다.
살아남기 어려운 인종이다.
정직한 사람들은 이렇게 자폐가 되거나 멸종되어 버리면서 세상에 네가티브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런면에서 둘의 만남은 정말 축복할 일이다.
그보다 더 완벽한 소울메이트를 만나는 일은 너무너무 어려울테니까.
 
영화속에서 두 사람은 초면에 스스럼 없는 질문들을 무례하게 느끼지 않으며 정직하게 대답하면서 정의할 겨를도 없는 순식간의 관계를 가깝게 느낀다.
당신이 뭔데-같은 대사는 없다.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피하지도 않으면서 알고 싶은 모든 것에 대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말 신선하다. 그레엄 정말 멋있다. 
스티븐 소더버그나 제임스 스페이더나 이 영화 이상의 영화를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새삼 안타까울 뿐.
 
누가 어디서 돈이 나냐고 물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침대 밑에서 난다 하고,
다 떨어지면 어쩔거냐 또 물을 때 절대 안 떨어진다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그레엄이 너무 부럽다, About a boy에서의 휴그랜트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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