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A Taxi Driver|2017

 그 때 그 사람들

영화의 만듦새와 상관없이
광주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냥 슬퍼졌다.
고립된 그 곳에서 그들은 무슨 희망으로 그 공포와 싸울 수 있었을까.
그 싸움의 시간동안 서로를 먹이고 구하던 사람들의 모습은
늘 감동이다.

비극 직전에 보여주는 평범한 행복의 순간
사선에서 끓어오르는 평범한 사람들의 의리
투박한 작위가 거슬렸지만
그때마다 다행이 인물의 기운을 뿜는 배우들이 토닥여주고 갔다.
 
내게는 화려한 휴가에 이은 두번째 광주영화.
40년이 다 되어가고 법적으로도 누명을 벗었는데
아직도 잊을만하면 한번씩 미친 소리가 들려오는 마당이니
많이 보는 영화로 남는 것도 중요하겠지.
돌려말하지 않고 무대의 중앙에 올라온 것이 이제 겨우 몇 번.
많이 만들어지다보면 언젠간 '소년이 간다'같은 영화도 만들어지겠지.


빛나던 한 장면.
모두가 같지 않았다는 게 너무 다행이다.

보스 베이비|The Boss Baby| 2017

 카피 너무 웃김^^

라이벌을 능멸하는 베이비^^

애 키우는 집 보면
진짜 애가 상전이기도 하고
예전 마이키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저 어버버들도 머릿속에 뭐가 들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해봤기에
제목을 본 순간부터 빵 터지면서 엄청나게 기대했는데
내가 기대했던 이야기는 불과 한 10분 만에 끝났다.
애기라서 상전이 아니라
진짜 보스인 애기라니 ㅋㅋㅋㅋ

뭐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싶었음에도
애기공장 애기들도 그렇고
나중에 영양부족으로 진짜 무능한(^^) 애기의 모습이 슬쩍슬쩍 나오는 바람에
그 귀여움에 반해 끝까지 봤다.
그냥 그림에 불과한 애기일 뿐인데 왜 이렇게 귀여운 거니....

UP에 나왔던 이상한 할아버지의 대를 잇는
불타는 복수심의 노욕 불편했고
애완동물과 경쟁하는 애기들이라니 좀 딱한데
설정부터 보통 눈치가 아닌 귀여움 총출동 작전에 무방비로 무너진다.
뽁뽁이의 비밀도 넘 웃겼고
잘난 척 해봤자 시도 때도 없는 낮잠을 못 이기는 애기디테일은 정말 ㅋㅋㅋㅋ
속편 만든다는데
별 기대는 없지만 아마도 보게될 듯^^

옛날에 피터팬은 재미없는 어른이 되길 싫어했는데
요즘 현실적인 애기들은 직장생활의 성공을 위해 어른되길 거부하다니^^

애기 목소리 맡아달라고 했을 때 알렉 볼드읜의 반응이 되게 웃겼을 듯.

범죄의 여왕|The Queen of Crime|2016

영화 한 편이 다 들어있는 포스터 ^^


진짜 그럴 것 같다.
시험이 코 앞인 고시생에게 100만원이 넘는 수도요금이 나왔다면 얘기할 데가 부모님 밖에 없을 것 같고
부모 입장에서는100만원이 넘는 수도요금을 그냥 넘기기 어려웠을 것.
얼마나 물을 써야 100만원이 넘게 나올까...는 별도의 궁금증^^

전체적으로 퀘퀘하고 칙칙한 이 동네.
알고 보면 사람들이 칙칙해서는 아니었는데
이무기의 원한이 호수에 저주를 서리게 하듯
못 다 이룬 미련의 욕망들이 저 동네를 무겁게 휘감고 있는 건 아닐까.
10년 묵은 미련의 무게는 짐작도 안간다.
사실 이 슬픈 사연의 주인공이 더 궁금한데
영화는 충실히 주인공에 집중한다.
아마도 그래서
나름 스릴러인데 귀엽고 발랄하기까지 한지도.

달콤 살벌한 연인,
남자사용설명서의 등장이 생각난 오랜만의 신선함. 





멋있다2

최악의 하루|Worst Woman|2015

포스터가 젤 우수한 품질

이런 인물들
이런 관계
연기하고 만드는 사람들은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좀 속을 보여주나 싶으면 애매하게 둘러치거나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서
결국 그 중 내가 알게 된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냥 보이는대로 보라는 것 뿐?
잠깐의 회상과 연기장면을 빼고는
하루의 긴 토막이 영화의 시간인데
지루하지 않았다.
반가운 한예리와 이희준이
소심한 홍상수를 만난 느낌.

블랙베리 볼드 9900 vs Q10







블랙베리 볼드 9900

사기 전에 알았던 것
-이쁘다.
-싸다.
-구글도, 애플스토어도 못쓴다.

하지만 90만원에 육박하는 아이폰을 샀었고
리퍼를 받아봤고 도둑 맞아본 내 입장에서
더는 전화기에 큰 돈을 투자하지 않기로,
그냥 전화와 문자, 응급인터넷 정도만 되면 상관없다는 생각에
별 고민없이 모양만 보고 구입했다.
작년 5월에 80불 정도로 직구.

그런데.
사고 나서 알게 된 것

-SK에서 공식 수입한 적이 있어서 전담부서가 있다.
-인터넷을 쓰려면 블랙베리 전용 서비스에 가입해야 해서 몇 천원 추가비용이 든다.
-정식 수입제품이 아니라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 많다-지도는 전부 안됨.
-카카오톡이 몇 년전 블랙베리에서 철수해서 사용할 수 없다.
-통화품질은 괜찮은데 음악음질은 엄청구리다.
-팟캐스트는 따로 저장되게 생겼지만 음악파일과 막 섞인다.
-한글입력기 까는데 2박 3일 걸렸다: 될 때까지 반복.

사고나서 알게된 유일한 장점은 벨소리 정도^^
캐나다 회사라 그런가, 재촉하지 않고 천천히 울리는 벨소리가 제일 맘에 드는 장점이다.
귀 안막혔으면 알아서 받아줄 걸
냅다 발광하며 끊어지지 않는 전화벨소리가 짜증났는데
블랙베리 벨소리는 평화롭다.

사람 심리가 원래 그런 건지 워낙 싸게 구입한 거라 별 기대가 없었다.
안되면 그냥 안쓰는 식.
놀랍게도 내가 유일하게 매일 사용하는 버스앱이 블랙베리앱스토어에 있었다^^
처음엔 인터넷 사용하려고 블랙베리 전용서비스에 가입했지만
신기하게도 내 기계는 3G가 엄청 느려서
그냥 2G폰으로 쓰기로 결심하고 아예 전화요금제로 변경했다.
입버릇 처럼 1년 만 쓰다 버려도 본전 찾는 거라고 했는데
말이 씨가 되었는지 문자가 심하게 늦게 도착하기 시작해서 결국 15개월 만에 교체.
SK에서는 유난히 9900모델이 문자씹힘이 잦다고 한다.
그동안은 배터리를 뺐다가 다시 부팅하거나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혹시 밀리거나 스팸처리된 번호가 없는지 확인해서 해결했었는데
갑자기 꺼지기도 하고
얼기도 하고
다양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니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할 시간.
이걸 미리 알았다면 처음부터 Q10을 샀을텐데.
무식해서 용감했다. 

블랙베리 Q10 

새로 장만한 Q10은 마우스볼이 없이 더 가지런한 자판이다.
한글시스템이 지원되는 것,
별도의 전용서비스에 가입 안해도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게 좋은데,
놀랍게도 내가 유일하게 매일 사용하는 버스앱을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내가 정말 좋아하던 벨소리 간격이 빨라져서
결국 음악 벨소리로 교체-아쉽다.......!
배터리 크기가 같았으면 좋았을텐데 재활용못하는 것도 아쉽고
음질은 좀 낫긴한데 뭐 휼륭할 건 없고
약간 가벼워졌지만 배터리가 빨리 닳고 쉽게 뜨거워진다.
사용법도 살짝 달라서 약간의 적응이 필요하기도 하다.
모든 지도는 아직도 다 안됨.
LTE되는 모델이라는데
써 본 결과 집안 와이파이가 더 빠른 정도-역시 큰 기대는 말자.

이것 역시 120불 정도 주고 산 거라 큰 기대가 없다보니 사소한 즐거움이 있다.
한글서체 맘에 들고, 화면 쫌 커졌다.
BBM: 이메일 문자 등등 온갖 새로 도착하는 메시지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인데
워낙 드문드문 도착하는 나이기에 망정이지
정말 바쁜 사람이라면 하루종일 알림이 뜰 것 같다...
또 하나는
애플 삼성이 아닌 다른 폰을 쓰는 즐거움.
아이패드를 쓰고는 있지만 지금도 아이폰이 아이패드보다 왜 싸지 않은 건지 이해가 안간다.
해외에서 구글맵이 잘 되기만 한다면
이제 백만원에 육박하는 전화기를 노심초사하며 들고 다니진 않고 싶다.

플로렌스|Florence Foster Jenkins|2016


플로렌스: 내 생각엔 완벽한 거 같은데요?
죄송하지만, 밤의 아리아는 두고 두고 우울할 때 큰 재미로 삼겠습니다 ㅋㅋㅋㅋ

영화속 이야기는 
아버지의 강권과 순간의 굴복이 플로렌스 평생의 꿈을 앗아가버린 비운이 줄거리인데
그 속의 미스테리 하나는 
그렇게나 재능있는 피아니스트 였다면 귀는 있었을 텐데 정말 몰랐을까...?였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매독치료제 때문에 청각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휴...

노래 못하는 가수는 죄악인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플로렌스가 즐거울 때 같이 즐겁고
그녀가 슬플 때 같이 슬퍼진다
전시에 유한부인의 폼나는 돈쓰기라고 한심하게 볼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변치않는 깊은 사랑이야기로도 보인다.
원래 사랑이 그런 거 아닌가, 나를 안 좋아해줘도 끌림을 멈출 수 없는.
못해도 깊이 사랑할 수 있다.

그녀를 가르치던 지휘자도 어찌보면 사기꾼이라기보다 초긍정의 교사다.
사실 그가 좀 더 정직했다면 카네기홀에 서는 것은 막을 의무가 있었지만^^
강습자로서는 강습생의 최대 능력을 이끌어내는 최선을 다한듯.
돈을 더 많이 냈기 때문이 아니라 모두에게 저런 강습을 할 수 있다면
저분은 노벨 교육자상 감이 아닌가ㅋㅋㅋ

카네홀 구경도 꿈이 될 판에
그 무대에 서는 것이라니
꿈이 안되기 어렵다.
덕분에 플로렌스는
당대의 내노라하는 훌륭한 소프라노들을 젖히고
그 시절의 가장 유명한 소프라노가 되었다고 한다^^

# 입장권만 가져갈 순 없습니다.
# 친구이자 당신을 믿어주는 사람 편에 설 것인가, 야망을 따를 것인가?

그녀의 남편 베어필드는 최상급 바람둥이의 클라스를 자랑한다. 
사랑을 용기로 읽어주는 게 플로렌스는 어땠을 지 모르지만
같은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며
스스로의 진심을 믿느냐 종목에서
어쨌든 그는 초저능력 가수 플로렌스를
용감함의 아이콘이라 진심으로 칭송할 줄 알았다.

플로렌스는 카네기홀 공연 후 몇 달 뒤 세상을 떠났고
베어필드는 플로렌스가 죽은 이듬해 캐틀린과 결혼했다는데
최소한 살아있을 동안은 플로렌스에게 든든한 남편으로 남아있어줬을 것 같다.

당시 백만장자였던 플로렌스가 베어필드에게 1만불 정도의 유산만 남겼다는 얘기와  
플로렌스가 살아 생전 비평가들의 악평을 스스로 막았다는 뒷얘기는
영화의 감동(^^)을 좀 반감시키지만
연기도사 메릴 마님의 매력이 폭발하는 유쾌한 실화영화였다.
궁금해서 인터뷰를 좀 봤더니
노래 못하는 연기는 의외로 엄청 쉽다고^^
플로렌스 노래의 매력(^^)에 대해서는
될듯 말듯 결국은 안되는 안타까움^^이라고 깔끔히 정리해주신다.
진짜, 밤의 아리아는 대박 ㅋㅋㅋ

Florence Foster Jenkins 의 오리지널 버전

영화속 메릴 스트립 버전 
가수도 가수지만, 휴 그랜트의 저 뿌듯함은 진심이다 ㅋㅋㅋㅋ


대체 저 실화를 어쩌면 이렇게 요리조리 잘 지지고 볶았을까 했더니
너무나도 오랜만의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
롭 라이너의 플립만큼이나 반갑고 즐겁다.

PS. 동네 신문가게 주인의 프로정신:  사서 버린 걸 다시 주워팔지는 않는 자존심이 빛났다^^

족구왕|The King of Jokgu|2013


 이렇게나 치열한 족구
이렇게나 빛나는 족구

동네 마실 운동 같기만한 족구도 누군가의 가슴팍에서는 불쏘시개가 되어 활활 불을 지필 수 있다,
당연히!
축구 못하면 족구하는 건 줄 알았는데
엄연히 작전과 기술이 있는 운동이다,
것도 당연히^^

요즘 인생 뭐 있어-에 심취한 탓인지
족구 좀 하면 어떠냐, 저렇게 하고 싶다는데-로 이미 동감해버려서
내게 주인공은 그저 성실하며 재능있는 족구인이었으며
그의 땀나는 노력은 박수받을 만하다.
늘 뭐가 하고 싶어지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다고 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것 하나도 못하면서 노력한다고 그게 다 얻어지는 것도 아니란 걸
제때 아는 것도 재능.
뭐 하나 잘한다고 자기 맘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 것도 공평.
이런 차분한 패기를 봤나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