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백야행|2009

참 기이한 일본드라마였다, 백야행은.

절정으로 시작해

함께 성장했지만

결국 늙을 수는 없었던 살인.

그 열한시간짜리 무거운 드라마는 스크린에서 깔끔한 추리극으로 재탄생 했고

동수의 미안함, 미호의 분노, 요한의 슬픔도 살포시 전해주기는 했다.

초중반의 매끄러움에 비해 마지막 10분은 재앙같은 정도로

누가 대신 붙여주기라도 한 듯 어긋나 보였지만

그래도 한동수 만큼을 잘 발려내서 다시 보고 싶었다.

 

벌써 몇번째의 형사인지 모르겠다, 한석규.

그것도 폼나게 범인을 잡기는 커녕

늘 몰락의 끝에 선 꿀꿀한 형사.

그 꿀꿀한 형사들의 필모에서

한동수는 무척 인간적이다.

겉보기엔 무언가에 사로잡힌 인물이지만

그것이 욕망이나 집착이 아니라

인간이기에 벗어날 수 없었던 후회와 죄책감이었기에.

전과 다르게 더 많은 감정이 실린 목소리와

변화가 커진 표정도.

풋내기 시절의 잡고 싶은 열정에 날을 세우던,

14년이 지난 후 벗어나지 못해 다시 시작하는

두 형사 한동수에 끌리다.

네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던 장면.

박신우라는 사람은 보는 재미를 줄줄 아는 사람 같다.

열광하지 않는 손예진 이지만 캐스팅은 딱이라고 생각했는데

드러남이 없이 겉만 있던 미호는 마지막의 슬픔을 완전히 줄여주고 걸어나간다.

고수, 미모로 손예진을 압도하다...

 

스틸사진 하나 없는 차화연.

제작진들, 열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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