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기차를 타고 새벽녘에 내리니 차가운 사막공기가 나를 반긴다. 결국 여기까지 비구름이 나를 쫓아오지는 못했다. 이탈리아의 새벽 같았으면 무서웠을 텐데 큰 도시도 아니건만 투쥬의 새벽녘엔 부지런한 택시도 다니고 문을 연 카페도 있다.
잘려고 마음먹은 숙소 앞에서 벨을 누르는데 아무 기척이 없다. 부지런한 마부아저씨들은 옹기종기 모여 있던데. 결국 한 30분 넘게 벨을 울리고 나서야 문이 열렸다. 주인아저씨의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얼른 가서 자고 체크인은 아침에 해라. 밤새 기차타고 왔을 테니깐-얼마나 멋진 말인가! 하지만. 그럼 문 좀 빨리 열어주지--;;
별로 졸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오전 내내 침대에서 뭉개버렸다. 나를 깨운 건 아저씨의 노크. 2시에 반나절 투어가 있는데 놓치기 아까운 거니까 꼭 가라고 한다. 잠도 덜 깨고 정신도 없어서 안 가려고 했는데 또 자신 있게 권하는 바람에 넘어갔다.
나중에 돌아오고 나니 진짜 재미있었냐고 몇 번 씩 묻는다. 내일은 다른 투어가 있다는데 매일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라니 오늘 가길 정말 잘한 듯.
대낮의 투쥬는 독특한 벽돌건물들이 멋지게 서 있는 아담한 도시였다. 대낮에 카페에 웬 아저씨들이 그렇게나 많이 노닥거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활기차고 여기저기 이쁜 동네다. 얼마나 많은 곤니찌와들이 다녀갔는지 이젠 한국 사람이야 소리도 귀찮아서 못하겠다~
오는 길에 차 안에서 알제리 국경을 구경했다. 사실 알제리에서 사하라를 보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
Mides
잉글리시페이션트와 스타워즈로 유명하다는 아이스고지. 멋진 패턴이다.
Chebika
한 50년 전 23일간의 장마로 마을전체가 언덕위로 이주했다는 마을인데
모래색 빈집들이 사막의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Tamerza
야자나무사이로 에메랄드 빛 오아시스가 보이는 예쁜 동네.
돌아오던 길의 석양. 물줄기가 가르고 지나는 사막의 풍경이 멋있었는데
어두워서 안보인다--;;
사막의 폭포
튀니지의 사막은 정말 풍요로움 그자체 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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