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쥬에 하루를 더 있을까 하다가 오후에 두즈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해서 오전에 읍내 구경을 마치고 바로 두즈로 출발하기로 결심. 호텔아저씨는 3시랬는데 버스터미널에서는 2시랜다. 2시까지 가봤더니 다른 사람이 3시라고 한다. 차 한 잔 마시고 기다리다가 30분전에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더니 이번에는 취소됐댄다--;;
할 수 없이 단거리 단체택시 정류소로 가서 중간역인 카빌리까지 가는 차를 탄 다음 거기서 다시 두즈행으로 갈아탔다. 운 좋게 두 번 모두 사람이 다 차있어서 기다리는 시간 없이 잽싸게 두즈 도착.
투쥬보다 더 사람이 많을 것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한적한, 그래서 긴 사막투어에 약간 먹구름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인도의 라자스탄처럼 내리기만 하면 사막여행지원자가 나래비로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오늘 여행사 7군데를 돌면서 거의 단체로 미리 예약을 하고 온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대부분 프랑스에서 오는 모양인지 여행사인데도 불어하는 사람들이 대세였다. 그렇구나, 튀니지의 사하라는.
달디 단 두즈의 대추야자 나무
Great Dunes-사하라 놀이공원^^
맞은 편엔 카페에서 사람구경하며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어슬렁어슬렁 사구산책을 나섰는데 길을 헤매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택시로 갔다가 걸어서 왔다.
낮고 넓게 펼쳐진 사하라 초입의 모래언덕은 거의 사하라 놀이공원이라고나 할까.
새똥만 떨어져도 추락할 것 같이 생겨서 더 스릴 넘칠법한 경비행기도 날아다니고, 멀리서보면 캐러반처럼도 보이는 관광객 낙타부대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네바퀴오토바이 부대와 카트라이더 부대들의 누가 누가 더 시끄럽게 달리나 경주도 정신을 쏙 빼놓는다. 여기에 사하라횡단의 거친 꿈을 안고 달려가는 중인 오토바이족들까지 합세해 그야말로 두즈의 사구는 분주함의 극치였다.
적막하지도 않았고 짙은 구름때문에 멋진 석양도 볼 수 없었던 두즈였지만 그래도 두 발바닥 두 손바닥으로 부드러운 모래들과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맨손으로는 쓸어도 쓸어도 계속 남아있던 모래들을 물로 씻어 내리면서 조금 아까왔다.
사하라를 쓸어 내다니 사막의 팬으로 좀 무례한 것 같기도 하고.
길을 헤매면서 자동으로 생긴 일일 두즈 관광코스
살짝 부담스럽긴 해도 불편하진 않을 정도로 친절한 주민들, 깔끔하고 예쁜 20Mars 호텔, 걸어서 다닐만한 사구, 늘 흥분해 있긴해도 이해가능한 정도로 장난치길 좋아하는 식당청년-아마 이 친구는 식당에 손님 떨어지면 돈 때문이 아니라 심심해서 죽을 것 같다.
가장 관광지스러워진 곳일 텐데 어딘가 구석구석 예전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은 두즈가 맘에 든다.
사하라에서 말달리자를 완성해보고 싶어서 이튿날 사구언덕엘 일찍부터 찾아갔다.
근데 말 주인이 전날 과음 후 숙취로 자고 있어서 낙타아저씨 말주인의 집앞까지 가서 소리소리 질러 깨워주었다. 쫓아가느라 나도 아침부터 사막달리기--;; 사막사람들은 목청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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