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황진이|2007



 
떨어져 있어도 의연하고 덤덤한 연인들의 이별을 보는 사람이 가슴아파해주기는 힘들다.
자기들 말대로 그냥 안보고 평생산다 생각하고도 잘 사는데
하나가 죽나 둘이 죽나 별 상관없어 보이니까.
종년도 주인 잘 만나면 대갓집 못지 않게 동네잔치혼사를 치르고
종놈도 힘 세고 똑똑하면 취직도 업종 바꿔 잘만 하니
시대에 분노해주기도 상큼하지가 않았다.
 
몰래 고자질할 용기는 있었으면서
기생이 되겠다는 아가씨 발밑에서 도망가자고 빌 용기는 없는 노미도 이상하고,
저렇게 뜨악한 연인사이를 질투하는 사또도 이상하다.
장윤현은 너무나도 쿨하신 거 아닌가.
황진이와 노미는 아마도 화면밖 안 보이는데서 뜨거운 사랑을 나누셨던게지.
영화보는 사람들한테도 좀 보여주지말야.
 
20대 여배우중에서 내눈에 제일 예쁜 송혜교인데
아무리 예쁘다고 예쁘게 찍어주는데는 별로 관심도 없었던지
화장한 황진이는 자꾸만 보그표지사진을 생각나게 하고
대낮의 황진이는 남자 같고
그나마 달빛 아래 화장기 없는 황진이만 송혜교의 미모를 상기시켜준다.
 
별로 가슴아파해주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장면의 유지태의 표정은 멋있었다.
그리고 다음 영화쯤에서는 송혜교도 배우스러워질 것 같은 기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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