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심리실험은 인감의 경험을 압축시켜 우아한 본질만 남도록 걸러낸 인생 그자체...
.절반은 상징을, 절반은 통계를 다루는 심리학은 진정한 과학인가?
목차
1. 인간은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진다
B. F. 스키너의 보상과 처벌에 관한 행동주의 이론
2.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
스탠리 밀그램의 충격 기계와 권위에 대한 복종
3.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
달리와 라타네의 사회적 신호와 방관자 효과
4. 사랑의 본질에 관한 실험
해리 할로의 애착 심리학
5. 마음 잠재우는 법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 부조화 이론
6. 제정신으로 정신 병원 들어가기
데이비드 로젠한의 정신 진단 타당성에 관한 실험
7. 약물 중독은 약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브루스 알렉산더의 마약 중독 실험
8.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가짜 기억 이식 실험
9. 기억력주식회사
기억 메커니즘을 밝혀낸 에릭 칸델의 해삼 실험
10. 드릴로 뇌를 뚫다
20세기의 가장 과격한 정신 치료
저자가 서두에서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에 대해서 얘기했던 대로 심리실험의 결과를 객관적으로 추려내는 것은 불가능했나보다, 아무리 `위대한` 심리실험에 대해서라 하더라도.
이 책은 10개의 유명한 심리실험의 내용과 심리실험을 한 학자들의 결과분석, 그리고 학계의 반응, 저자의 주관적인 해설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주관적인 평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가능한 실험대상이 되었던 사람들이나 그 실험을 지켜봤던 사람들을 만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실험결과`를 수집해 보이기도 하는데 이따금은 소설처럼 쓰기도 해서 사족같이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
실험 하나 하나의 결과를 보면 명확한 이론이 성립되는 듯 보이지만 10개를 다 읽고 나면 여전히 심리학이란 과학이라기보다는 철학같은 느낌이 든다. 왜냐면 아무리 심리실험이라 해도 실험이라는 것은 어떤 가설 하에서 조건을 부여하는 것이라 그 가설과 조건에 실험자의 성향이라는 것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재미있었던 내용은 6번과 7번이었는데 6번은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약물중독이 화학적인 중독의 문제라기보다는 환경과 스트레스의 문제이므로 화학요법 뿐 아니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방식도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행복한 쥐들이 더 이상은 환각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 로렌 슬레이터는 알렉산더 박사의 쥐공원-쥐들이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든 파라다이스-이론이 제대로 평가받았더라면 "지금쯤 도심의 빈민가가 정비되고 마약치료보다 교육기금조성에 힘쓰는 정책이 수립되었을 것"이라고 아쉬워 한다. 가끔 이런 진실도 있다. 어차피 가능성이 반반이라면 좀 더 믿고 싶어지는 진실.
7번은 정신병원이 나이롱환자와 진짜 환자를 구분하는 방식에 심각한 구멍이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예전에 정신질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하는 책을 읽다 만 적이 있었다. 조울증, 강박증 등등 읽다보니 뭐 상태가 심하긴 했지만 어떤 증세들은 주변의 사람들의 어떤 모습과 완벽하게 겹치기도 했다. 아니 대체 그렇다면 정상인 사람이 하나도 없잖아..라고 생각하다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감당되면 병이 아니고 감당 못하면 병이다-똑같은 유행성 독감도 사람에 따라 증세가 다르니까 정신질환도 각자 맞는 치료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더 지지해 준 것이 7번의 실험인데 데이비드 로젠한은 아는 사람 몇몇과 각각 다른 병원에 위장입원했다. 몇가지 정신질환자의 특징적인 행동을 보인 것만으로 입원은 아주 쉬웠는데 다들 1-2개월 안에 무사히 퇴원진단을 받았다고 한다-어쨌든 치료가 필요없다는 것을 알아채기는 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결과가 발표된 뒤, 정신병원은 데이비드 로젠한에게 격렬하게 항의를 했고 다시 한번 실험을 하면 틀림없이 밝혀내겠다고 까지 했다. 데이비드 로젠한은 그러겠다고 답을 했고 얼마 뒤 정신병원에서는 데이비드 로젠한의 나이롱 환자 41명을 전부 걸러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로젠한은 정신병원에 단 한명도 보내지 않았었다...이후로 정신질환의 진단에 대한 모호했던 기준이 정비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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