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혹은 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비가 오니까 며칠 전 다 읽은 이 책 때문에 더 눅눅한 기분이다.
책을 덮고나서부터 왠지 모를 우울한 기분이 전염된 것 같았다.
해피엔딩인 것도 같은데,
왜일까.

소설 속에서는 참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몸이 아파서도 죽고 마음이 아파서도 죽고.
역시 몸이 아파 죽은 사람들보다는
마음이 아파 죽은 사람들이
남은 사람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사람들을 떠나보낸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보며 사랑을 하는
약간은 운좋은 사람들의 얘기라고도 생각했다.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사는데도,
삶은 좀 고단하고,
마음을 느끼면서도 외롭고,
상처는 결국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것.

도대체 뭘까.
이 책에서 내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나에겐 미도리의 씩씩함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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