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05 스테튼 아일랜드 페리, 보스톤



스테튼 아일랜드로 가는 페리를 타러 출발. 마침 숙소에서 완전 가까운 1호선의 종점이 페리 선착장이라서  오홋-좋아했는데 공사 중이라며 중간에 한 번 갈아타고, 그 다음엔 무료셔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동안 그렇게 타고 싶었지만 시간맞춰 오질 않아 실패했던 버스를 드디어 이렇게 타봤다.
25분 걸린다는 페리는 무료라 표검사 같은 걸 안하니 그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데도 별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이왕 온 거 섬구경 좀 하려다 가고 싶었던 전통마을이 한 시간 걸린다길래 포기. 좀 여유있게 왔다면 둘러보기도 좋았을 듯.
미리 부지런을 떨어 단돈 12불에 예약을 했던 뉴욕-보스톤 메가버스 왕복티켓을 보다가 헉...아침 11시가 아니라 밤 11시로 예약한 걸 발견!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저렴한 대신 환불이 안되는 티켓을 두고 새벽 세시에 보스톤 밤거리를 한 번 걸어가 봐? 호기를 잠시 부려봤지만 결국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그나마 가장 저렴한 시간을 골라 19불 짜리 뉴욕-보스턴 편도만 다시 예약했다. 가보니 현금으로 바로 탈 수도 있는데 주말 이라며 40불이 넘는 가격을 부르더라는.
출발지가 34st. 11-12 ave.라고 해서 이게 뭐야 했는데 뉴욕의 비싼 땅값 때문인지 버스는 진짜 길바닥에서 출발한다. 배고파서 피자를 우걱우걱 먹으며 왔길 다행인게 주변에 달랑 맥도날드 하나 뿐이다. 거의 두 시간을 미친듯이 걸어오기도 했고 피자를 먹은 직후이기도 해서 콜라 한 잔 사러갔는데 컵 하나 주고 완전 셀프. 진짜 셀프의 최강자.

네 시간을 시체처럼 자고 일어나니 보스톤에서는 번듯한 버스터미널에서 내려준다. 유스호스텔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라는데 노화된 아이폰4S가 공공 와이파이를 제대로 못잡는 바람에 구글지도는 무용지물. 경찰에게 부탁해서 지도 한 장을 얻었지만 길치를 절대 고려하지 않은 아름다운 지도도 무용지물. 다시 맥도널드에 가서 커피 한 잔을 사고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물었더니 원래 공짜란다--;;

게다가 역 밖을 나오니 모든 것을 잃었다는 어느 간절한 눈빛의 청년이 버스비를 모은다며 손을 내밀었다. 비슷한 옛날이 떠올라^^참 남의 일 같지 않았지만 현금이 별로 없어서 아주 조금만 도와줬다. 그러고 나니 또 어디선가 나타나신 청년 한 분 담배 한가치만 팔라고 한다. 안 판다고 했다가 너무 야박한가 싶어 그냥 줬다. 

차이나타운 큰처라 중국 식당, 베트남 식당, 말레이 식당, 일본 식당 천지.
아침에 열면 국물 먹기 좋은데 밤늦게까지 하지만 늦게 연다는 게 아쉽다.

Day 10 뉴욕현대미술관, 브루클린 다리, Fuerza Bruta

MoMA
미국 사람들의 미덕은-속으로야 안 그렇더라도- 겉 다정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경찰보다도 안 친절한 직원들. 다들 어찌나 말들이 짧은지 직원들이 다 기도 같이 보였다. 
보스톤 미술관을 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무리 유명한 작품들이 즐비한들 이런 일요일 백화점 같은 장소에서 인파에 쓸려다니며 보는 것은 그다지 예술적인 체험방식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스톤 미술관 때문에 더 많은 미술관이 가보고 싶어져서 MoMA까지 오게 된 건데, MoMA를 보고 나니 더 보고 싶지 않아졌다. 기대했던 무료 오디오 가이드도 11시 40분에 갔을 때 이미 매진.

이곳의 큰 자랑은 만인의 사랑,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일 것인데, 생각보다 크기가 작은 거야 그렇다 치고, 유리액자로 되어 있어서 예전에 고흐 전시회에서 느꼈던-거의 페인트 조각같던 고흐의 느낌을 거의 느낄 수 없다. 특유의 붓자국은 여전하지만. 
내년 2월까지 피카소 조각전으로 사람들을 끌고 있는데, 일단은 초기부터 볼 수 있어서 피카소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성과이나, 그렇다고 해서 피카소를 좋아하게 되지는 않았다^^ 그 이상한 그림들이 탄생하기까지 피카소의 표현방식의 변화를 볼 수 있었던 게 소득.

하지만,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전시작품 보다도 건물 그 자체였다.    
금요일 오후 4시부터 8시 입장이 무료인데 후기를 찾아보니 다시는 하고 싶지 않고 차라리 돈을 내겠다는 의견이 대다수. 하긴, 돈 내도 이 정도인데. 상상가능하다.  

여러 입장권을 묶어서 할인해주는 여러 종류의 패스가 있는데, 공통적인 선전문구가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패스 구매자들은 별로도 줄을 서게 되니 상식적으로는 맞는 말인데, 목요일 MoMA의 경우 오전에는 패스로 바로 입장할 수 있었지만, 오후에 나올때 보니 패스 구매자 줄이 일반 입장객 줄보다 더 길었다. 어쨌든 여긴 일찍 올수록 나을 것 같다.

브루클린 다리
네시 반이면 이미 해가 지는 참으로 낮이 짧은 기간이다보니 야경이 일찍 시작된다. 그래서 7시 30분 공연을 앞두고 무리해서 5시에 야경 구경 시도. 매일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어서 좋은 전망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뿌여면 뿌연 맛이 있으려니 하고 시도. 
의외로 상큼한 야경이었다.

Fuerza Bruta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아르헨티나 공연팀의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이었다. 마침 20개월이 넘는 동남아 순회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처자를 만나 타임스퀘어의 야경을 봤다. 여긴 역시 밤이 더 특별한 풍경.

Day 16 남극도전 실패^^


우수아이아는 다른 도시들처럼 인간 환전소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 곳이었다. 하필 처음 온 아르헨티나의 도시인데...은행은 가면 안될 것 같은데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어서 관광안내소에서 혹시나 물어봤더니 헐...원래 갈쳐주면 안되는 거라며 소곤소곤 갈쳐줬다. 남극호텔이라는 곳에서는 정작 환율도 밖에 써놓고 아예 부스를 차려놓고 하고 있었지만 공식적으로는 비밀인가 보다.
 
대망의 남극도전!-은 실패. 
날씨때문에 두 개 일정이 취소되는 바람에 나름 세일 중이던 21일 출발하는 남극크루즈는 매진이다. 하지만 매진이 아니더라도 마지막 가격이 4950불이었으니까 거의 6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때문에라도 어쨌든 포기. 
9월 쯤만 해도 남극에 완전히 꽂혔었는데 자료들을 보면서 점점 절실함이 덜어졌다고나 할까...그래서 나름 희망가격을 정해놓고 그걸 넘으면 포기하기로 했었는데, 이번주 출발한 크루즈 최하가격이 4100불 이었다니까 나의 희망가격은 그냥 정말 희망사항이었던 걸로. 나는 정말로 말도 안되는 저렴한 땡처리를 기대했기에...
지금까지 본 가장 싼 가격은 10월 쯤 여행사사이트에서 본 3600불 정도였으니 꼭 우수아이아에 오지 않고도 직전 할인가를 예약할 수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기는 하다. 남극에 완전히 꽂힌 사람이라면, 20일이 넘는 크루즈를 생각한다면 거의 반값에 할 수도 있지만 열흘짜리의 가격은 그렇게까지 낮아지지는 않는 듯.

내가 좋아했던 푼타 아레나스에서 걸린 코감기가 장난 아니어서 어제 오늘 계속 콧물수도꼭지를 틀어막느라 고생하고 있다. 드디어 약을 샀는데 종합갑기약 같은 게 없는지 콧물약 감기약 따로라는데 신기하게도 잘 들어서 다행.  

Day 06 프리덤 트레일, 보스톤 미술관


Foot by Boston(FBB)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함께 여행 온 네 명의 어른들이 일행.
남편말고 친구들끼리 여행다는 게 우리나라랑 비슷한 느낌^^
다른 건 다 재미있게 보고 대통령 선거 뉴스는 듣지도 말랬는데
그 재밌는 건 이미 전 세계 화제인걸요^^
어딘가 참한 느낌의 느낌 좋은 도시였지만
호스텔의 분위기가 달라서인지 난 뉴욕이 더 좋은 걸로.
이런 분위기의 도시에서 보스턴 리걸이 탄생했다는 게 재밌다.  

Omni Parker Hotel
스티븐 킹이 으스스한 소설의 배경으로 썼다는 호텔이기도 하고 
호치민이 제빵사로 일하기도 했다는 유서깊은 호텔인데 
보스톤 크림 파이라는 디저트로도 유명하다. 
오늘에서야 던킨 도너츠에서 파는 '보스톤'의 비밀이 풀렸다.
크림이 든 케이크에 초콜릿을 뿌린, 한 때 내가 가장 좋아하던 던킨 메뉴가 
바로 이 보스톤 크림파이의 짝퉁이었던 것이다. 
오리지널은 일단 튀기지 않았으니 좀 단백하고 
옆에 딸려온 생크림이 무색하게도 생각보다 달지 않아서 홀랑 먹어치우기 좋은 간식. 
미국에 와서 디저트란 걸 먹어보질 않았는데 보스톤 크림파이는 만족스럽다.  

자동이 많다-변기, 수도, 
전시관과 거리 곳곳에 이름이 남아있는 나라
도서관, 미술관, 교회에도 국기가 걸려있는 나라
남의 나라에서 파온 것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
굉장히 많은 이름들을 기억한다. 
거리의 이름도 그렇고, 전시관의 이름도 그렇고
세종대왕은 좀 인기가 있긴 하지만
을지문덕 거리, 유관순 학교 뭐 이런 이름은 어째 어색어색한데 말이다. 
게다가 이 동네 대부분 거리의 이름은 독립운동 당시 앞장 선 부유한 상인들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한국보다 교회가 많은 유일한 도시가 아닐까.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물 고풍스러운 교회들이 거리마다 자리를 잡고 있다. 
어제 전철 역에서는 선로를 고치다 희생된 직원의 이름을 새겨둔 것도 봤다.
911기념관에 모든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것도

**하지만 이런 '국가'강조 분위기는 이 동네만 그런 거라고 미국의 다른 동네사람들에게 나중에 들었다. 
그리고 이 동네 사람들이 말이 짧은 건 사실이라고^^
부와 명예 중에서 명예는 지킬 만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중요한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좋은 전통이지만
전과 달리 업적이나 희생이나 선행이 없이도
돈으로 명예를 사는 게 쇼핑처럼 되어버린 건 별로 멋져보이지 않는다.

사무엘 아담스 보다도 더 크게 서 있는 
보스톤 전 시장의 동상을 보고 좀 의아했는데   
보스톤 시민들의 넘치는 사랑으로 세운 것이라고 한다. 
동상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나로서는 좀 신기해보이던.

Day 04 에브게니 키신, 카네기홀




드디어 키신!!! 
키신은 듣는 것 뿐 아니라 보기도 좋은 공연인데, 
두 달 전부터 기대만발이었는데,
듬성듬성 졸았다--;;
다행스러운 건 그래도 음악은 들으면서 졸았다는 것^^
열정 소나타 뒷부분과 처음 들어보는 스페인 작곡가들의 곡은 화려했다.
어딘가 단정해진 어른의, 
부드럽게 휘감는 듯한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키신의 손.
꼭대기 자리 였지만 커튼 콜 때 키신의 미소를 볼 수는 있었다.
서울에서 한 시간 넘게 앵콜했다는 전설을 듣고 기대했는데
오늘은 한 네곡 정도?
순한 얼굴에 어울리는 착함이다^^ 
오늘은 별로 많이 걸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중요한 연주에서 졸다니...!!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습니다.....!
Joaquin Larregla의 Viva Navarra. 

말로만 들었던 카네기 홀.
상상처럼 음향시설이 엄청 훌륭한 것처럼 들리지는 않았지만 난 전문가가 아니니까, 뭐. 
좌석도 그냥 보통 오페라 극장 같았는데 독특한 분위기는 공연안내를 하는 지긋하신 어른들이었다. 
책자를 보니 자원봉사자들이신 것 같던데 공연장 자체를 더 품위있어보이게 해준달까.
멋있었다. 
카네기홀에서 공연한 음악가들의 사진속에서 결국 리흐테르를 못 찾았다, 아쉽게도.

오전에 MoMa를 갔다가 무료입장이 4시 부터라는 정보에 타임스퀘어만 좀 구경하다 왔는데 혼잡의 극치였던지 한 일도 없이 엄청 피곤해졌다. 그래도 페이스타임 덕분에 어제 만난 여행친구와 연락이 가능했다. 진짜 가정식 같은 파스타를 저녁으로 같이 먹었는데 요즘 수타면을 만들어먹으며 나름 만족하고 있던 차에 전문가의 면을 먹어보니 역시 난 노력이 더 필요하다. 
여전히 적응이 안되는 팁. 뉴욕은 최저임금이 4불에 거의 팁으로 연명한다며 바텐더인 친구는 늘 20%의 팁을 남긴다는데 난 나쁘지 않은 정도라는 15% 정도를 지키고 있다. 참 이상한 문화다. 일하고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받아야할 것 같은데 일종의 칭찬급여에 기대 살아야 한다니. 거기다 어제 갔던 페루사람들이 하는 일본 라멘집에서는 아예 계산서에 팁이 찍혀나오기까지 해서 좀 황당.

오늘의 지하철. 어제 오늘 중 처음인데 안내 방송하는 아저씨가 거의 서울지하철 스타일이다 특유의 말투랄까. 게다가 저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로 시작하는 지하철 구걸꾼이 등장했다. 서양은 다 그런가 싶었는데 뉴욕 자동차들 경적을 엄청 울려대서 친근하다^^

Day 07 다시 보스톤 미술관, 퀸시마켓, 보스톤 도서관


Museum of Fine Art(return visit)
어제 너무 급하게 본 것 같기도 하고 열흘인가 사흘인가-벌써 기억이 가물가물-안에 다시 오는 건 무료라는 희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두번째 방문.
세잔과 드가는 스타일이 다양하다
초상화를 거의 그리지 않았고, 가족들을 그린 그림을 팔지 않았다는 등 
그림의 재미는 역시 이야기.
드가가 궁금해졌다.
모네는 잔 붓으로 풍경
르누아르는 큰 바람이 지나간 것 같은 붓
들라크루와는 어딘가 힘 찬 느낌
윌리엄 터너의 새로운 풍경
아담에게 첫번째 여자 Lilith 가 있었는지 몰랐다 
그림을 보고 아이가 쓴 시를 같이 전시한다든가 
그림의 주제가 된 이야기를 같이 전시하기도 하고
가구를 만드는 과정 비디오
그림 속 인물과 공감하는 관람객의 해설이 있기도 하고 
이것저것 신경쓴 기색이 역력한 성의있는 미술관이다.
덕분에 미술관에 좀 관심이 생겨서 뉴욕 현대미술관을 좀 더 천천히 둘러보기로 결심했다. 

Quincy Market
너무나도 다양한 메뉴들이 있던 가운데 잘못주문해서 또 튀김을 먹었다. 클램차우더는 클램보다 감자가 더 많더만...그래도 다양한 종류를 먹어볼 수 있는 괜찮은 곳이긴 했다.

보스톤 공공 도서관
9시까지 열어서 느즈막히 갔는데 건물 내부부터 관광 올만한 곳이었다.
근처에 멋진 교회도 두 개나 있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정말 공부할만 한 도서관이다. 
천장이 높고 공간이 널찍해서 그런지 앉아서 꽤 오래 걸어 피곤한 날이었는데도 
책 좀 보는 동안 하품은 했을 지언정 졸지 않았다--;;
진짜 도서관이 좀 이랬으면....

Day 08 다시 뉴욕

지하철역 근처 Ajisen Ramen.
별로 맛없게 생긴 간판이었지만 의외로 괜찮았다-아지센 매운 라멘.
결국 숙소에 돌아와 빨래 삽질-헹구는 타임을 놓쳐서 섬유유연제는 써보지도 못하고
엄한 건조기에 빨래를 넣는 바람에 자연건조.
그리고는 바로 실신.

포스터에서 봤던 줄리어드 학생들의 무료공연을 볼까, 
낮에 줄서서 라이온킹 복권티켓 당첨에 도전할까 등등 
계획은 창대하였으나 

결국 도심을 헤매다 내리는 비와 피곤에 쓰러지다...
일어나 보니 새벽 네시...한 아홉시간 쯤 푹 잤다.
꿈에서 엄마가 웃기는 바람에 웃은 것 까지 기억난다-다행이 방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