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지젤|Giselle|유니버설발레단


놀랍게도 올해는 두 개의 지젤 공연이 연달아 준비되어 있었다.
국립발레단 공연은 공연자체로는 아쉬웠지만 지젤이라는 발레에 대한 관심은 높여주었기에
서둘러 유니버설 발레단 공연을 찾았지만-이미 늦었다.
발코니석 문간방 자리 딱 하나 남아있길래 묻고 따질 것도 없이 바로 예매.
지젤의 인기는 대단하구나를 실감했는데
생각해보니 김기민의 공연이어서 더 그랬는지도.
마린스키발레단에 한국인 남자무용수가 입단했다는 기사는 봤지만
정작 공연은 본적 없어서 더더욱 기대가 컸다.
문훈숙 단장이 줄거리와 인물 뿐 아니라 중요한 대사까지 직접 시연하며 설명해주는 짧은 해설이 있어서
공연 볼 준비를 도와줬다.
유익한 유니버설 발레단의 장점.

그리고 드디어 공연.
유니버설 발레단의 놀라운 점은 군무였다.
그 많은 사람들의 춤이 어떻게 그렇게 합이 잘 맞는지 놀라울 지경.
마을 청년들, 처녀귀신들(^^)의 합이 다 좋았다.
특히 1막에서 두 청년의 2인무는 착지까지 동시여서 신기했고.
주인공 지젤은 빠른 동작에서는 엄청난 활기를 보여준 반면
비중이 큰 정적인 동작에서 약간씩 균형이 흔들려 보였다.
그래서 전체적인 지젤 분위기로는 좀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러.나

김기민이 있었다.
김기민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 중에 '점프로 승부하지 않겠다'는 제목이 있어서
대체 어떤 스타일일까 궁금했는데
저 말은 마치 강동원이 '외모로 승부하지 않겠다'고 출사표를 던지는 격^^
높고도 가볍고도 부드러운 점프는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금까지 난 남자무용수들의 점프를 볼 때
힘이 느껴지게 솟아올라 허공에 멈춰있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주는 신비감에 열광했는데
김기민은 근육을 더 섬세하게 쓰며 날고 있는 듯한 모습이어서 
나도 모르게 헉-소리가 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어찌나 부드럽기도 하던지
김기민은 알브레히트 말고 지젤도 잘할 것 같은^^
앞으로 내한 공연은 빠짐 없이 볼 수 있는 행운이 내게 있기를!

배역이름 중에 인상깊었던 심청 홍향기가 있었다.
홍향기-김기민이었으면 완전 좋았을 듯.

처음 가본 유니버설 아트센터.
지하철-버스 역에서 완전 가깝고
정성껏 쓸고 닦은 낡은 부잣집 같은 분위기라 세월의 멋이 맘에 들었는데
정작 화장실 보다 화장실 인근에서 더 화장실 냄새가 나서 세월의 냄새는 쫌 별로^^
유명하다는 신토불이 떡볶이 한 번 먹어보고 싶었지만
저녁 시간 너무 줄이 길어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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