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다...
미쳤다고 알려졌다는 영부인의 제정신 정치력
어디서 어떻게 나와도 앨런 쇼어를 보는 듯한^^
쉰들러리스트 이후로 역사적 인물을 다룬 스필버그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영웅을 만드는 그의 솜씨가 좀 불편하다.
하지만 인간평등이라는 가치에 대한 꾸준한 관심에선 뚝심이 느껴진다.
EBS의 지식채널e의 링컨 편이 생각나서 다시 봤다.
남북전쟁을 보는 다른 관점과 링컨의 또 다른 발언들.
스필버그는 그런 논쟁에도 충분히 답이 되도록
노예제도 자체 보다는 연방의 통합이 우선이라는 링컨의 입장이
노예제도 폐지라는 최상위 가치를 위한 전술이었음직하게 보여준다.
흑인들의 참정권이 100년도 더 걸린 것이
마치 링컨이 암살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듯한 마무리,
영화속에서 남북전쟁의 원인은 노예제도만 등장할 뿐 산업적 충돌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전통적인 링컨사랑의 방식^^
생각해보면 그는 미국역사 최대의 비극 남북전쟁을 시작하게 만든 대통령이기도 하고
전쟁 중에 40만명이라니 재임기간에 참 많은 국민들이 죽은 것도 사실인데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큰 가치는 역사라는 맥락에서 사람을 압도한다.
해석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서
온전하지 않더라도 링컨이 살아온 인생을 믿어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지식채널e의 마지막 한 마디
'진실의 적은 거짓이 아니라 신화다'의 얼얼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미국 대통령은 참으로 다채롭구나; 링컨에 저 말을 한 케네디에 오바마에 트럼프까지...
스필버그는 확실히 영웅을 영웅으로 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게다가 내게는 80년대 헐리웃 전통으로까지 느껴지는 책 잡히지 않으려는, 보이는 노력
-이 영화 속 여자들은 참정권을 꿈도 꾸지 않는 무려 19세기 인물들 임에도 목소리가 있지만
주요 인물 중에는 하나도 없다는 게 '그 정도'-도
앙증맞았다.
어쨌거나, 스필버그, 살아있네^^
초반 재래식 전투장면은
앉은 자리에서 드론을 날리고 미사일을 쏘는 사이
자기 손으로 누굴 죽이는 지도 모르는 현대전이 감춘 처참함을
발가벗겨놓고 갔다.
어쩌면 무기라는 건 발전시키지 말았어야 했다.
사람을 직접 죽이는 손의 주인은
자기가 죽이는 사람이 누군지 꼭 봐야할 것 같으니까.
놀랍게도 노예해방을 주도한 게 공화당이었다니
미국 공화당은 자랑스러운 자산이 있었다.
그럼 대체 미국 민주당은 뭐...?
갈라진 여러정치 세력들 속에서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링컨은
개인의 대한 평가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에 두는 정치인을 보여준다.
위기에 사람들이 바라는 바로 그 모습.
요즘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는 말이
대통령 한 명의 권한 앞에 무력한 시스템이라는 증거 같아서
그저 흐뭇하게 볼 수 만은 없던 차에
'영화속 악'에 맞서 선의로,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절차와 시스템을 내려놓은 링컨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어렵다, 이거.
우리와는 달리 자력으로 전쟁을 매듭지은 미국.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던 남북전쟁을 두고도 자유로운 토론이 벌어지는 미국 하원을 보면서
사상의 분열이 컸던 우리야말로 저런 토론으로도 전쟁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가장 존경받는 미국대통령을 연기하는 영국배우.
근데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아니었다면 난 이 영화를 보지도 않았을 거^^
참 여전한 이 남자-얼굴까지 배역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은.
날 잡아서 다니엘 데이 루이스 영화들 다시 보고 싶어졌다.
셀리 필드
기억하기로는 이해심 많은 엄마이미지였는데
평범한 얼굴로 격변의 시기 거인 대통령의 강단있는 영부인을 연기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그리고 제임스 스페이더
-너무 반갑잖아^^
도움되는 배경지식 [오동진의 이 영화는] '링컨'을 향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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