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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볼드윈 Grant Baldwin|75분|캐나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렇게나 많이 버리고 있다니...
내가 생각했던 건 먹다 남은 음식 정도였는데
밭에부터 시작되는 버리기 절차는
선별 공장에서
판매장에서
구매자의 냉장고에서
식탁에서
모두 어마어마했다.
설마 우리나라도 저럴까 싶게
아예 진열대 몇 개를 털어낸 것 같은
포장도 뜯지 않고, 유효기간도 남아있는 음식들.
계속 비난의 목소리를 들은 다음이긴 해도
사실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은 값이면 제일 멀쩡하고 제일 유효기간이 긴 것을 사고 싶고,
싼 값이어도!
갈등은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식품안전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이다보니
아마 저렇게 버리기 전에 누가 주워서
스티커 고쳐서 팔고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
한동안 밤에 장을 보게 되면서
밤이면 신선식품들의 가격이 싸진다는 걸 알게 됐는데
처음엔 웬지 돈 버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가
몇 번이 되니
뭐랄까, 웬지 좋은 시절 다 보낸 기력 없는 것들만 주워먹는 것 같은
슬픈 느낌--;;이 들어서
그다지 열광하지 않게 됐다.
사실 몇 시간의 차이일 수도 있는 건데
이런 우울증 환자 같은 생각에까지 이르고 보니
이 다큐멘터리가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이들의 제안 중 여러가지를 하고 있는 걸?
난 장보기 목록도 짜고,
먼저 먹을 것도 빼놓고
-이것도 계속 되면
내가 냉장고에서 음식물쓰레기통으로 가는 통로 같은 생각이 들때도 있다-
있는 걸로 먹을 걸 만들때도 많으니깐.
특히나 내가 만든 음식은거의 버리지 않고
사놓은 재료를 버린 적도 별로 없는데
하필 지난 주에 버린 국산 고사리가 생각나서 속이 쓰리다......
한때 음식 남기지 않기를 철칙으로 삼았으나
이게 내적동기 없이 그냥 어려서부터
쌀은 한톨도 버리면 안된다고 들은 게 거의 족쇄같이 남아있던 거라
누군가가, 뭐하러 꾸역꾸역 힘들게 다먹냐-고 하는 순간
와르르 무너진지 어언 몇 년이었는데
역시 다 먹는 게 편하겠다 싶다.
신선한 도전이었고
일단 굉장히 재미있었다.
특히 그 이쁜 복숭아들이 '폐기' CG스티커를 붙이고 데굴데굴 굴러오는 건
안타깝기도 하면서 너무 귀엽지 뭬야...!
돼지농장 할아버지의 놀라운 재활용 정신과 사업수단은 멋졌지만
아...그 음식물쓰레기를 능숙하게 휘휘 젓는 손길에 난 그만 오바이트 쏠림 ㅋㅋ
몰랐던 것 알려주고
할 수 있는 일도 갈쳐주고-이상적인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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