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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루이스 Ben Lewis|90분|독일/스페인
전 세계 조세회피 계좌들을 폭로한
팔치아니라는 은행원의 거대한 리스트.
유럽에서 터진 사건이니
바로 세상이 뒤바뀔 것 같았는데
의외로 유럽에서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유는 불법자료를 의회에서 받아들일 것인가-때문이었는데
유럽도 다 같은 유럽이 아닌지라
어떤 유럽에서는
친척들의 이름을 발견한 유력인사가 리스트를 좀 손 보느라 시간이 지체되기도 하고
생각보다 많은 선진국들에서는
세금 좀 더 걷은 것에 의미를 두고
죄를 묻지 않기도 했다.
익숙한 풍경이다.
역시나 국익을 위해서는 물불 안가리는 미국이 나서서
초국가적 권한을 '합법적'으로 행사하는 총대를 멨고
그에 뒤지기 자존심 상하는 유럽국가들이 나서서
몇 년의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합법적인 제도를 만들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전 세계권에는 못 들지만
우리나라에도 삼성떡검리스트나 성완종리스트, 장자연리스트
내부고발자들의 정의감은 그 못지 않았는데
처리되는 과정을 보면
정말 비교가 된다.
팔치아니의 리스트에 한국인들도 있을테고
그 사이 남들이 나서준 덕에 합법적인 길도 열렸다지만
그렇게나 나라사랑을 부르짖는 대한민국 정부는
아무 관심이 없다.
팔치아니가 애초에 기밀 서류를 복사한 의도는
별로 순수하지 않은 것 같고,
어찌보면 한 유능하고 야심찬 개인의 대활극처럼도 보이지만,
이러저러 난관에 부딪히며 그가 선택한 결론도,
그로 인해 시작된 변화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부고발자에게 추징금의30%까지 지급한다는 미국의 호탕주의.
그것은 아마도 정치인들의 자신감과 비례할 것이다.
사기업의 폐해에는 이렇게나 파격적이면서
줄리언 어센지와 에드워드 스노든을 세계유랑민으로 만들어버린
그 정치색을 생각하면
대체 정치가 뭐길래...싶다.
불법이 창의적이라는 말이
거짓말이 창의적이라는 말과 겹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창의성을 앞지르겠다는 의욕을 불태우느니
명백히 드러난 불의를 단호하게 처단하는 것에 집중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진다.
세상의 모든 내부고발자들에게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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