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밤|The Night of the Hunter|1955


 저 표정으로 못하는 일이 없는 대단한 사냥꾼 로버트 미첨
사냥꾼은 잠들지 않는다

사냥꾼에 대처하는 성인의 자세

대체 이 영화는 정체가 뭘까 싶었다.
아이들이 시체를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해 스릴러인가 싶었지만,
뻔뻔하고도 쪼잔해보이는 해리와
감옥에서 혹시라도 잠결에 비밀을 누설할까봐 양말을 돌돌말아 입에 무는 벤하퍼가 나올땐
범죄코미디인 줄 알았다.
그러다가 해리가 사람을 죽이는 장면에서부터는, 감자기 무서워진다.
도망치는 아이들은 자연스럽도록 어설퍼서 가슴이 조마조마해지고,
해리가 접근하는 처자들은 너무 순진해서 조마조마하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든든한 보호자 레이첼에 이르러서는 가족드라마 같은 느낌.
무덤덤한 미망인에서 광신도를 거쳐 희생자가 된 윌라 하퍼의 흥미로운 인생급변,
어느 어른들보다도 목적지향적이며 어른스러운 존과 귀여운 펄.
윌라 하퍼의 머리칼이 나부끼던 호수의 강렬한 이미지들도 인상깊다.
뮤지컬의 느낌이 들던 노래장면 중 해리의 테마곡인 leaning으로 시작하는 찬송가는
상황에 따라 어이가 없어서 웃기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마지막에 각각 총과 칼을 들고 대치하면서
성경의 사랑을 실천하는 레이첼과
성경을 이용해먹는 해리가 이 노래를 동시에 부르는 장면의 대비는 묘하다.

귀여운 펄^^

영화 한 편에 없는 게 없는, 말 그대로 종합선물세트인데
놀라운 건 재.미.있.다.는 것!
영화가 2시간 40분 짜리인 것도 영화를 다보고 나서야 알았다.
다음의 옛날영화를 흝다가 듣도보도 못한 영화라 호기심에 골랐는데
의외의 대박.

그런데, 영화정보란에는 예상 밖의 슬픈 정보가 들어있다.

배우 찰스 로튼의 유일한 연출작으로 마치 악몽을 꾸는 듯한 괴이한 환상적 이미지를 뛰어나게 빚어냈다. 개봉 당시에는 엄청난 흥행 실패와 혹평을 받았지만 프랑스 누벨바그 평론가들에 의해 재발견된, 이른바 저주받은 걸작. 이는 찰스 로튼에게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엄청난 파멸을 안겨주었고 1962년 정신병으로 처참하게 죽는 날까지 광기에 휩싸이게 만든다. (시네마테크부산)

누군가의 영혼과 인생이 들어간 명작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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