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등|Gaslight|1944



영화사상 최악의 남편이랄 수 있을 그레고리를 탄생시킨 스릴러.
목숨을 위협하지도 않고 어떤 폭력도 등장하지 않지만
이런 상황이야 말로 오싹하다.
1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탐욕도 으스스할 뿐더러
인생을 올인한 프로젝트를 하나 하나 성사시키는 용의주도함,
게다가 목표물인 폴라를 서서히 고립시켜
스스로를 의심하게까지 만드는 잔혹함까지.
일말의 갈등도 없이 눈 하나 까딱 않고 실현시키는 이 남자-대단하다.
자기가 미쳐가고 있다는 것을 맨정신으로 믿게 되는 처참함을 연기한 잉그리드 버그만도 근사했다.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1944년 영화 가스등.
희곡이 원작이라고 한다.
큰 사건 없이 올가미처럼 폴라를 죄여오는 상황들과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평범한 대사들이 긴장감을 불러오는 특이한 경험.
지금은 덩치밖에 안남은 것 같은 헐리웃이지만
그 뿌리가 꽤 단단함을 느꼈다.

사진으로는
그레이스 켈리네 동네의 고전 미인인 줄 알았는데
잉그리드 버그만은 느낌도 색깔도
그보다는 훨씬 다채로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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