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신디|김동화|1980



 고등학교 연극부,
전설이 있는 언덕.
배우가 사업가보다는 예술가에 가깝던 시절에 가졌을 법한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동경.
-그러고 보면 그 시절 순정만화는
김연아가 아니라면 아직도 한국사람들 눈 밖에 있었을 피겨 스이팅,
지금하고는 비교도 안되는 적은 수의 팬들만 봤을 발레를 배경삼던
새로움의 산실이기도 했다. 
그보다는 비교적 가깝게 느껴지는 배우들의 세계.
이제 막 시작하던 새내기 배우들의 열정이 애틋하다.
이야기 속 이야기인
종이학이나 시리우스. 사랑에 빠진 정령의 이야기도
매력적이었다.  

사이폰 커피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고전적인 첫사랑 소녀 이미지 그대로인 준희는
오해가 싹틀법한 오디션 연기를 마다 했고 
은우의 시사회보다 시리우스의 첫 연습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아프면서 배웠던 걸 실천하기 위해 미요와의 경쟁을 자청하고
노력으로 얻은 배움의 기회를 위해 짧은 이별을 선택하는 
기억 속에서보다 용감하고 당찬 소녀였고
선빈이나 미요, 소미에게서도 매력이 물씬 풍긴다.
오히려 남자주인공인 은우가 지운선배나 선빈에 비해
어딘가 한 방이 없다.
두 번째 만남에서 운명을 부르짖던 패기의 고교생이었음에도^^ 

줄거리를 뻥튀기 기계에 넣고 돌리면
막장 드라마가 튀어나올 수도 있을 정도로
없는 것 없이 다 가진 구조의 이야기인데
이 자체는 오밀조밀 사랑스럽다.
참 오랫동안 가장 아끼던 순정만화 였었지.....
너무 소녀소녀해서 다시 안 보게 될 줄 알았는데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시간의 부대낌이나 불편함이 별로 없었다.
이런 걸 보면
대가들의 진가는 시간이 지난 뒤에 제대로 알게 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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