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Eungyo|2012


원작에서 번민하고 통념에 항변하던 노인 이적요의 욕망은
영화속에서 청년 이적요의 몸으로 대치되었다.
그래서 영화속 이적요는
노인의 몸으로는 플라토닉에 갖혀
상상속에서조차 청년의 몸으로만 은교를 사랑할 수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현실속 그의 목소리까지 증발해버리다니...
이적요의 독백이 솔깃했던 건
나이들어감에 대한 젊은 성찰때문이었는데
영화속 이적요는
약간 엉뚱한 면이 있는 시인 할아버지.
영화를 만들려면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선택 아니냐고?
그럼 대체 이 얘기를 영화로 만든 이유는 뭘까....
궁금하다.

은교는 여고생이 남자와 자는 이유가 외로워서 라고 했다.
은교는 허세 여고생 인가,
순정이 자랄 토양도 없을만큼 외로운 존재인가,
-구분이 안갔다. 

빛나는 건
그저 생김새 자체로도 은교인 김고은,
영화에서는 주인공이었던 것 같은 서지우를
소설속 인물과 만나게 해 준 김무열.
대단한 에너지 였다.
도깨비 속 은탁이 은교의 변주처럼 보이긴 하지만
은탁의 밝음을 어리광으로 바꾼 건
영리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이때보다 일취월장한 연기력 덕분이겠지만. 

박해일이 언제부터인가 영화를 정말 못고르고 있어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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