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큰 자연수족관에서 수영하는 기분이다.
한 시간 남짓이라 좀 아쉽지만 날씨가 좋아서 물색이 예뻤고
덕분에 사진도 잘 나왔지만
-여기는 사진찍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나중에 맘에 들면 사는 방식-
안샀다.
역시 잘 안나와도 내가 찍은 게 더 맘에 드는 법.
리오 다 플라타와는 달리
가이드가 아주 기본적인 물안경쓰기부터 잘 가르쳐주고
스노클링 연습까지 다 같이 하고 시작하니까
여기를 먼저오는 게 좋았겠다 싶었다.
덕분에 오늘은 마스크에 물 안 들어감^^
그러나 중간에 스노클에 들어간 물 빼려다가 마스크에서 아주 빠지는 바람에
지나가던 배 아니었으면 혼자 이리 저리 뒤집고 괴로울 뻔 했다.
마침 바로 뒤에 아버지와 같이 여행하는 점잖은 어린이의 도움까지 받았다.
어찌나 의젓하던지.
말수가 많지는 않은데 또박또박 듬직하게 말하는 게 너무 귀여웠다^^
오늘로 3일 연속 투어에서 만나게 된 브라질 청년이
오늘은 아주 귀한 정보를 알려줬다.
볼리비아와 페루에서는 절대 막차를 타지 말라는!
제 시간에 안 오거나 늦거나 아주 안 올 때
다음 차를 같은 날 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페루에서 4명 예약한 막차가 안 와서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만
결국 다음 날 아침 차를 탔다는 슬픈 경험담과 함께.
세상에서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맘에 들었다니
확실히 요즘은 샌프란시스코가 대세이긴 한가보다.
드디어 마지막 날.
마음으로는 생선을 먹고 떠나자고 생각했으면서
수퍼마켓에 갔다가 생고기 코너에 사람들이 엄청 서 있는 걸 보고 그냥 고기를 사버렸는데
가격표에 놀람-400g의 쇠고기보다 맥주 600 ml가 더 비쌌다^^
그냥 생긴 거 보고 대충 골랐는데
돼지고기인지 쇠고기 인지 확신이 안 생겨서 바싹 구웠더니
엄청 질겼다-근데 무슨 부위인지 고소한 맛은 괜찮았던.
읍내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가 돌아다니던 길에
같은 방 친구들이 아는 척을 해줘서 잠깐 끼었다.
보니또에는 카니발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파울로와 리우 처자들이 득시글한데
이 친구들도 그랬다.
리우 사는 친구가 보여주는 리우 사진들을 보니
역시 리우는 한 번 더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상파울로 친구가 모기에 물리지 않는 신비의 명약(??)
Complexo B라는 걸 알려줘서 일단 샀다.
정체는 좀 더 알아봐야겠지만
이런 약과 함께라면 정글이 얼마나 마음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인가!
모기 물린 자국도 없고 살이 전혀 타지도 않은 그 친구는
타지 않는 약도 먹는다는데 이건 이미 너무 늦어서 패쓰^^
돌아오는 길은
코냑 몇 방울 들어갔을 디저트를 먹고 코냑 한 병 마신듯이 취한 한 친구 덕에
호스텔까지 긴 길을 즐겁게 웃으며 걸었다.
확실히 얘기하면서 오면 긴 거리가 별로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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