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Peninsula|2020

 

사실 좀비들이야 말로 

무방비로 공격받고 피난처에도 이르지 못한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좀비가 등장하면 좀비영화라고 부르면서도

그 영화들에서 좀비들은 주인공이 아닐 뿐 아니라

마구 죽여 없애야만 하는 벌레 군단의 한 마리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반도는 좀 공평한 구석이 있는데

들개들도, 631 부대원들도, 피난민들도

집단의 하나일 뿐 개인으로 대접받지 못한다. 

물론 주인공들이 있으니 개인이 등장하지만

그 개인들은 개개인의 특성이란 없이 

집단의 대표로 다뤄질 뿐이다.

그래서 비극도 별로 슬프지 않고 

개인들은 주연 배우들의 활약만큼 양적이 차이만 있다. 

 

기다림에 지쳐 다 미쳐버렸다는 군부대원들은

왜 그렇게까지 잔혹해졌을까.

집단 속에 한 명도 '아니오'가 없다는 건 너무나 비과학적이다. 

왜냐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별의 별 그지 같은 상황을 살아남고 있는 집단에서도 

아니오가 없는 곳은 한 곳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반도는 이래저래 처참하다. 

 

그와중에

엄마를 향해 달려가던 이레 표정 때문에 잠깐 울컥-이런 표정을 보여주다니.

그리고 구교환.

이 영화에서 가장 '개인'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는데 

마지막이 너무 성의없어서 감독에 분노할 뻔.

영화 홍보가 한창일 때 반란군 지도자 같은 건가 했는데

반란군은 무슨 ㅋㅋㅋ

암튼 구교환은 정말 매력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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