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들의 두 얼굴
나름 정의감을 가지고 살며 불의에 진정으로 맞서던 재구,
5원짜리 인형 눈을 붙이며 성실하게 살던 순영에게 찾아 온 유혹.
더 나쁜 인간들도 많고 그들이 제대로 벌도 안 받는 세상에서
티 안나게 좀 주워먹는 것 뿐이라는 재구의 합리화는
불편하고도 그럴싸한 현실감이 있다.
저런 바가지의 희생양이 되어 본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기에
그러나 뇌물용 현금 다발을 들고다니는 부정의 폐해는
정작 누구에게 분노해야하는 지 알지도 못한 채 눈가림 당한 채 살기에
우리는 또 이렇게 눈 앞에 닥친 범죄에 더 분노하게 된다.
결국 크건 작건 범죄와 범죄자의 논리는 같다.
그저 아직 죽지 않은 양심에 가끔 찔려 본 재우와
잊기 위해 뭐든 하고 싶을 정도의 선택까지 감당해버린 순영의 폭주가 엇갈리는 것도,
제 손으로 못 박아본 사람의 가책과
말 한마디로 남의 손을 빌려 더 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각성이
죄에 비례하지 못하는 것도.
화이 이후로 처음 보는 박용우.
좀 자주 보고 싶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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