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랍스터|The Lobster|2015


그런 생각 해본 적이 있었다.
사랑이 호르몬 현상이라 대부분은 2-3년, 최대 7년 가는 거라면
평범한 많은 사람들을 잠재 불륜인구로 만드는 지금의 결혼제도 보다
차라리 모든 결혼을 시한부로 정해서 같이 있는 동안 더 절실하게 만드는 게 훨씬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은데.

그래서 이 영화의 설정은 호기심을 폭발시켰다-근데 이제야 알았네 ㅋㅋ
이 호텔에 모인 사람들은 거의 호스피스병동을 찾는 말기 불치병 환자들 같은 상태다.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이 된다는 공포는
꽤나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는 결혼의 형태나 비혼문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유롭지 못한 사회적 압박인 것 같은데
그 속에 속하려 호텔을 찾아왔지만
결국 결혼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숲으로 숨어들게 된 건
또 자연스런 인간세계의 분화일 것.
사랑이 타이밍이라더니
필요할 때 만나지 못한 사람들은
만나지 말아야 할 타이밍에 만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쫓기게 된다.
하랄 때 안되고
하지 말랄 때 생겨나는 기이한 기적.
그 절박함 속에 만나 함께 하겠다는 굳은 결심.
호텔 밖에서 혹시라도 만날 수 있었더라면
서로 이렇게 알아볼 수 있었을까?
이제 더는 알아보지 못하게 똑같이 안보기로 결심한 주인공의 결단에도 박수.
같은 사람들인데 어디에 속해있는가에 따라
서로에게 폭력적인 건
다름에 대한 경직된 사고로 보이기도 한다.

제일 웃겼던 장면> 호텔에서 준비한 만찬
굉장히 낭만적인 노래를 아주 형식적으로 부르는 매니저들
그 앞에 북유럽풍경의 대명사 같이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체온도 낮을 것 같은 사람들이 관객이다.
-이들이 모두 짝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라니 더 웃김.

가재가 그렇게나 수명이 길고 번식력이 좋은 지 처음 알았다.
작년에 본 재미있는 영화 페이버릿의 감독의 2015년 영화였다. 
여기서 올리비아 콜맨이 기지개를 켜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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