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2016


영화의 시작은 누구나 겪었을 법한 울화증 걸릴만한 상황이다.
같은 질문, 인조인간 같은 응대를 원칙이라며 반복하면서 시간을 쓰게 되는 절차.
다수에게, 악용되지 않으며, 공평하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이 '절차'는
사실 만든 사람의 무능력을 다수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견뎌셔 상쇄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버스를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설계사나 디자이너가 버스정류장을 기한 내에 만든다.
디자이너는 물론 디자인 전문가지만 버스이용객이나 버스회사나 버스운영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시간과 열정이 부족하다.
얼추 그럴싸해보이는 버스정류장이 생기지만 모두에게 불편하다.
그 불편이 전달되기까지 다시 확인이 필요하며 아마도 여러 차례 검토과정이 필요할 것이고
다시 고쳐질때까지 당연히 사람의 시간과 비용이 든다.
그리고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은 그 사이에도 모두를 조금씩은 다 불편하게 만들며
누군가를 더 결정적으로 괴롭히게될 수도 있다. 
더 엄격해져야 하는 건 설계이고, 적용에서는 미처 생각지 못한 예외에 대한 여지가 항상 있어야 하는 이유다.

 

인간답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영웅처럼 생각해야한다 -메이 사톤 May Sarton 

인간세상에 같이 사는 종끼리 존중하는 것
-너무나도 당연한 원칙이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너무나도 어려워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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