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뜬 검색어-증강현실로 만나는 그리운 얼굴이라니.
VR의 미래가 이렇게 되겠구나 싶어 보기도 전에 감동은 이미 준비됐었다.
너무 보고 싶은 사람을 이렇게 만나게 해주는 것 만큼 따듯한 과학이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보면서 울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보는 한편 드는 생각-역시나 MBC의 다큐멘터리는 사춘기 감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과학이 그리움을 어떻게 덜어줄지보다는
투자금을 회수하듯 너무나 절실하게 아이를 그리는 가족의 일상에서 거의 모든 장면을 뽑아내려 애쓰고
울먹이는 엄마를 정면에서 클로즈업하고
글썽이는 아이에게 눈물을 꼭 뽑겠다는 듯 같은 질문을 또 하고.
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먼저 떠난 동생을 그리워할 줄 알던 의젓한 아이는
고인 눈물을 떨구기 전 활짝 웃어줬다-정말 멋지게 자라고 있는 듯.
아직 부족한 기술도 역시 실망스럽다.
내 눈에도 달라보이는 아이.
증강현실 속 아이는 인공지능이 아니라서
목메인 엄마가 대답을 듣기도 전에 준비한 말을 계속 한다.
게다가 가장 결정적인 VR의 한계-만질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아이를 다시 한 번 안아보고 싶었던 소망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다.
구름속에서도 아이의 모습을 찾아내는 엄마라서
그래도 아주 조금은 위로가 되었을 것 같지만.
흥미로운 제작과정이 조금 나오긴 했지만
시선을 끄는 기획이었음에도 만남 보다는 잃어버린 아이와 그 가족을 더 들여다보게 만들고 말았다.
그리고 남는 건 손에 잡을 수 없는 증강현실의 한계.
결국 그 온기와 감촉은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나누며 살아야겠지.
나중에는 그것도 가능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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