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음'의 힘
억압속의 인간은 투쟁과 폭로로 절실함을 보여주지만
투쟁과 폭로에서 자유로운 상상은 세상을 한 뼘 더 넓혀준다.
이 둘 중 어떤 것이 더 가치있느냐는 개인의 차겠지만
자유로운 상상력의 화사함을 생각해보면
자유를 억압한다는 상상조차도 두렵고
때로는 그 자유의 부작용을 보면서도
자유를 제1의 가치에서 떨구기 어렵다.
아마도 그래서 상상 속의 '억압된 세상'은 점점 더 강압적인 형태로 발전하며
우리에게 계속 그 자유을 얼마나 아껴줘야하는지 계속 깨우쳐 주려는 게 아닐까.
하필 이 세상은 만짐과 접촉과 감정이 사망선고인 곳이다.
예전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암을 뒤섞은 듯 한 진단명 SOS라는 이 질병은
생산력을 떨어뜨리며 오늘을 어제와 다르게 느끼게 만들어서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병인데
계속 나빠지기만 하기에 억제제 밖에는 약이 없고
심해지면 수용소로 가 자살을 하거나 처형에 가깝게 죽을 수 밖에 없어서
아무리 전염성이 없다고 해도 모두가 두려워 벌벌벌 떤다.
그런 와 중에 만나는 우리의 주인공들은 이 불치의 병과 싸우기를 포기하는데....
화내지도 웃지도 않는 무감정 표현이 '정상'인 이곳에서
그 와중에도 성격에 맞는 대화를 이어가는 장면들 의외로 웃겼다.
연애감정이 싹트는 시기가 SOS 1기로 진단되는 것도 참신-열병이라고도 하니까^^
금지된 세상이라서
깨달지 못한 감정이 몸으로 표현되는 아주 조심스런 단계들이
격정멜로 못지 않은 두근두근함을 전해준다.
이런 거 보면 감성에 있어서는 풍요가 해로울 때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출퇴근 도장 찍을 때마다 SOS 1기라고 확인시켜주는 건
매일 아침 너는 암환자야 라고 말해주는 것과 같은데
두려움이라는 감정까지는 없어진 것 같지 않던 그곳에서도 좀 너무하다 싶다.
단지 감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성은 있어보이는 이 많은 인간들이
그런 세상을 군말없이 살아간다는 게 신기하지만
어떻게 보자면 또 다른 보이지 않은 독재자의 설계일테니
결국은 감정적인 분리 속에서
격리된 공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또 그렇게 유지 가능한 세상이다.
생각해보면 놀라운 신세계에서부터 시작한
'비인간'적인 미래, 아니면 인류의 다른 세계 상상이
이렇게나 다양하게 변주되는 건 계속 재미있다.
그리고 매력적인 두 배우.
거의 그림자에 가까운 모습인데도 미지를 앞 둔 긴장이 묻어나는 니콜라스 홀트와
이미 SOS 3기는 족히 넘긴 게 너무 잘 드러나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멋짐
영화포스터에 이름 나온 영화들도 보고 싶어진다.
영화포스터에 이름 나온 영화들도 보고 싶어진다.
PS. 리들리 스콧 프로듀서-어르신들 어디선가 무언가를 하고 계셨네^^
한국 사람 같은 이름 두 개가 프로듀서로 나오기도 함-누군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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