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는 여자, 익명의 마담 드, 같은 귀걸이를 세 번 사게 되는 장군의 아내.
처음부터 결혼선물이라는 의미있는 물건이었지만
그것은 아쉽기는 할 지언정 내다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연애와 상처와 자신의 굴레의 한계를 깨달은 뒤
다른 모든 것을 버려서라도 얻고 싶은 간절함이 생긴 뒤에
그녀는 자립적으로 귀걸이의 주인이 된다.
거짓말의 형벌로는 좀 가혹하다 싶지만
그 거짓으로 다친 진심의 상처를 생각하라는 뜻일까.
그녀 나름의 성취는 행복한 결말로 끝나지 못한다.
가장 열심히 움직이고 모든 것의 원인이었던 그녀만이 불행해진다는 것이
자연스런 귀결일지도 모르겠지만.
스캔들이 부끄러워 여행가겠다는 아내에게
거짓결혼이라는 생각이 거짓이라며
곁에 있어주기를 부탁하는 남편.
허위일지는 몰라도
서로의 명예를 지켜주고 싶어하는 진심이 있는 한
나쁜 결혼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모든 애정도 거짓말 앞에서는 생명을 다 했다.
비밀이 맞물려 어쩔 수 없이 넘어갈 것 같았던 상황에서
남편은 비밀을 지킨 채로 당당하지만
아내는 결국 만천하에 까발려진다.
정확히 알 수 없던 그녀의 거짓말 동기는
일견 대접받는 것 같아도 어쩔 수 없었던 그 시절의 반영인 걸까.
세번째 마크 오퓔스의 영화는 두드러진 화면구성이 매력적이었다.
댄스장면이 계속 연결되면서 드레스가 바뀌다가 처음의 드레스로 돌아오는 동안,
그들의 댄스데이트는 4일-2일-24시간동안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남자의 대사로 이어지고
`항상 마지막까지 춤춘다는` 악단의 불평까지 잘 버무려진다.
창밖으로 날리는 편지조각들이 눈이 되면서,
시간의 경과를 보여주는 것도 신선했다.
달랑 본 세 편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기차역과 기차는
미지의 여인...에서는 특색있는 데이트장소였던 놀이공원의 여행열차와
연인과 아들과의 예기치 않은 이별을 하게되는 공간으로 시작과 끝을 보여주었고,
탐욕에서는 전혀 다른 두 세상을 이어주는 공간,
마담 드에서는 두 번 다 뜻대로 되지 않는 연애에 지친 연인들의 이별장소였다.
실연한 아내를 뒤로하는 말로는 괜찮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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