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2006

열연에 대한 무례로만 기억될 영화

어디까지를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었던 걸까.
그리움? 이끌림?
그런 아릿함에 대한 이야기라 보기에
이들은 너무 거칠다.
단지 욕과 육탄전이 몸싸움이 넘쳐나서만은 아니다.
헤어지는 혹은 헤어졌다고 생각하던 순간에 눈물을 흘리면서
그들이 떠올렸을 서로의 얼굴이 무엇이었을지
영화속에서는 대체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작은 통증을 일으키는 그리움이 되고 싶은 추억에 대한 욕망도
살아있는, 순간의 공명이 필요할텐데
이들의 전쟁같으면서도 질긴 연애는
그 공명을 관객과 나누지 않았다.
함께 있는 순간조차 멍투성이면서
대체 이들은 뭘 그렇게 애틋하게 그리워하는 걸까.
굳이 물건이란 범주를 벗어나도 된다면
이들은 그저 집착증 환자인 것만 같다.
아쉽게도 당신들은
어딘가 아픈 사람들이었을 뿐이죠.
어쨌든 제목에서도 사랑을 쓰지는 않았지만
사랑이 아닌 연애였기에
사랑을 더 기대하게 만들면서
결국은
심약한 마초와 상처많은 생활녀의
물고 뜯는 '연애'라......
 
수 년을 떠돌던 '끝내주는 책'이 죽는 게 아까워 영화를 찍었다는 김해곤.
감독보다는 차라리 연기자로서의 재능이 더 아까울 지경.
기괴한 촬영이 한둘은 아니지만 마지막 장면의 트랙백에서는 실소를 터트리고야 말았다.
감독이 별거든 별게 아니든
어쨌든 특정 기능이 필요한 직업인 것은 사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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