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유씨어터



 
박승걸 연출자의 어른들을 위한 당부말씀
-극중 극 형식인 이 연극은 일곱난장이가 예전 공주들과 살았던 난장이들과의 일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난장이가 공주도 되고 왕자도 되고 그러다 보면 난장이가 다섯이었다가 여섯이었다가 계속 바뀌니까 일일이 세면서 왜 일곱난장이가 아닌지 따지시면 안됩니다. 
 
박승걸 연출자의 어린이를 위한 당부말씀
-연극을 보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봐야 할까요, 연극이 다 끝난 다음에 물어봐야 할까요?
 
연극의 무대라는 공간이
제약이 있기에 더 상상할 것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 놀라운 연극.
그 작은 무대위에 보여준 험한 산, 풍랑이 이는 바다, 흐드러지는 안개꽃밭은
상상력이 만들어 낸 멋진 공간이었다.
순애보의 심플한 감동에 아무 이견없이 울고 웃으며 볼 수 있었던 사랑스럽고 예쁜 연극.
어딘가 슬퍼보이는 얼굴의, 세상 사람 같지 않은 권혁미의 반달이,
일관성있는 백치미로 밀어부치는 강혜련의 백설공주,
풍부한 표정과 얼핏 한채영을 닮은 전성아의 산만해가 인상깊었다.
반달이, 공주보다는 왕자가 더 가능성 있었는데 잘 좀 해보지~
 
공연이 끝나고 나서 출연배우 전원이 관객들과 무대에서 함께 사진을 찍어준다.
같이 갔던 친구와 찍은 사진을 보는데 예쁜 난장이월드에 큰바위얼굴 두개--;;
역시 배우들은 사이즈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다...
자세히 보니까 배우들이 각각 다른 포즈를 취해주고 있었다.
친절함에 다시 감동! 
 

내가 본 배우들의 공연사진을 찾다-공주의 드레스 색은 다르지만!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첫공연이었기에  오리지널 캐스트라는 다른 날을 잡아 두번째 공연을 봤다.
권혁미의 반달이는 백설공주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 사랑을 보여주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노력해서 춤을 완성해가는, 남자아이 같은 반달이었다면, 최인경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랑의 고백을 자연스럽게 춤으로 엮어가는 서글픈 반달이를 보여주었다.
내 취향에는 귀엽고도 이상한 나라의 남자 앨리스 같은 권혁미의 반달이가 더 좋았지만 최인경의 반달이에 더 많이 울었으니 두 번 볼만한 연극이었다.
다른 캐스트들은 다 똑같았고 그 사이 더 뻔뻔해진  백설공주의 백치미가 눈에 띄였다. 오늘은 드디어 사진속의 노란 드레스를 착용! 
다만, 모처럼 칠순의 노모를 이끌고 야심차게 관람을 시도했으나 결국 피곤한 노모께서 많이 졸아버리심...
 
두번째 공연에서는 마침 건너편 옆자리에 뀌여운 꼬마 여자아이가 앉아 있었다.
당부말씀도 아랑곳없이 궁금한 걸 그때그때 물어보는데, 주위를 살피며 폐 안끼치려고 노력하는 엄마 덕에 그다지 시끄럽지 않았고, 장면마다 반응이 바로바로 나와서 오히려 더 재미있게 봤다(네버랜드를 찾아서의 공연장면을 연상케 하는~).  
무대에 불이 꺼지자 그냥 나가려고 하길래 아이 엄마에게 좀 더 기다리면 배우들과 사진을 찍어준다는 얘기를 몰래 해주었다-연극 시작 전에 알려주긴 하는데 사람이 너무 몰릴까 봐 그런지 끝나고 난 다음에는 따로 안내해 주지 않는다-. 아이 엄마는 반달이랑 사진찍고 가자고 너무 기뻐하는데 정작 아이는 졸린 건지 배가 고픈건지 얼굴까지 찡그리며 그냥 가자고 했다. 아이 엄마가 어찌나 아쉽게 아이에게 끌려 나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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