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밀리언달러베이비|Million Dollar Baby|2004


역시 근육의 내공은 등~!

시작하고 30분쯤 경과한 뒤 한 20분쯤 졸아서 그 사이에 일어난 일은 알 수가 없으나.
그 이후의 1시간 남짓은 맘에 드는 영화였다.
대사가 범람하는 일본드라마에 한참 빠져있던 중이라서 였을까.
간결한 대사들-신선하다.
화면에서 눈을 돌리게 만든 건 피투성이 얼굴보다는 소리였다.
펀치 날릴때마다 적나라하게 들리던 뼈 어긋나는 소리 같은 빠작-,
코뼈 맞출 때 들리던 우지끈..등등.
그래서 주먹이운다 보다 권투시합 장면이 더 끔찍해 보였다.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
투지로 밀어부쳤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말도 들리지 않을 만큼 원해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동안
열심히 해냈기 때문에,
매기의 인생을 좋아한다.
역시 인생은 한방인가...

힐러리 스웽크
연기 잘하는 배우가 새로운 연기에 도전할 때 갖는 고만고만한 기대를 가지고 봤는데 이 언니는 기쁨 두배. 
초반의 촌닭부터 시작해서 성공을 다져가며 약간 우쭐하는 것 까지 정말 그 사람이 된 것 처럼 작은 표정 하나도 평범하게 지나치지 않았다.

모건 프리먼
늘 하던대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관객보다는 평론가들이 더 열광하는 감독이라는 생각을 늘 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내게 달콤한 졸음의 시간을 20분 선사하심. 
형식과 내용은 별개가 아니라는 말을 참으로 공감하는 나이지만 이런 영화를 보면 정말 `형식`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왜 진지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거워야 하는 거지? 이런 영화를 1분1초도 졸지 않고 볼 수 있게 만들어만 주신다면 더는 바랄 게 없겠다....

어떤 사람들은 선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투지라고 말한다.
프랭크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투지 밖에 없는 선수를 데려와, 난 때릴 준비가 되어있는 선수를 보여줄테니.


-팔을 내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아서지 말았어야 했는데.
 항상 보호해야 한다고 수십번을 들었는데.
-그래, 프랭키가 즐겨하던 말이지.
-정말 죄송하다고 전해주세요.
-나라면 사과 안하겠는데.

-Fly there, drive back.

-하면 안됩니다. 물러서 있어요, 프랭키. 매기는 신에게 맡기세요.
-하지만 매기는 신이 아니라 나한테 바라고 있어요.
-프랭키. 23년간 거의 매일 당신을 봐왔어요.
 교회에 그렇게 자주 오는 사람은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껏 당신이 지은 죄가 뭐든 이건 비교가 안돼요. 신, 지옥, 천국-그런 얘기가 아니라..
 만약 당신이 하게 되면 아주 깊은 상처가 될 거에요. 절대 회복할 수 없어요.  

-난 좋은 선수를 발굴했고 넌 그녀를 최고의 선수로 만들었어.
-무덤을 판 거지.
-무슨 소리야.
매기는 배짱 하나 뿐인 볼품없는 꼴로 여길 와서, 1년 반만에 챔피언전을 했지, 니가 한 일이야.
사람들이 맨날 그러지, 프랭키. 걸레질을 하고 설겆이를 하면서 맨 마지막에 하는 생각이 뭔지 알아? 
한방 날렸어야 되는 건데, 해보질 못했어-이런 다구.
너 때문에 매기는 기회를 잡았잖아. 
매기가 오늘 죽는다면 맨 마지막에 뭐라고 할 것 같나? 역시 하길 잘했어-지.
 
Hilary Ann Sw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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