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동산|LG아트센터

 


전도연을 눈 앞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 + 체홉의 극이라는 믿음의 결과로
망설임 없이 초연을 예매했는데 호화 캐스팅이어서 깜짝 놀랐다. 
상대적 망함에 대해 지나친 비극미 같은 게 없던 것,
이름만 한국이었던 것 정도의 기억.
체홉버전이 궁금해진다. 
전도연은 전도연이었다.
그리고, 호화캐스팅의 팽팽함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던 신예빈 역 이세준.







야외음악회 애주가(愛酒歌)|국립국악관현악단

 

풍악을 울려주는 가운데 한 잔이라니 
감히 평민이 왕의 호사를 누려봤던 깜찍한 기획.
날씨도 좋고 술도 맛있고
함께 취해주신 지휘자도 재미있었고
처음 먹어보는 두부과자 안주도 대만족.





YB: infinity|고양


공연 전 
오랜만에 긴 여행에 심쿵하고 있었는데 
무려 첫 곡이 혈액형
깃발 엔딩까지 너무 좋았다. 
처음 듣는 흑화 뽀로로에 신비아파트 신나고 
19는 바로 플레이 리스트에 추가.
메탈 신보를 준비 중이라니
YB 살아있네! 
오랜만의 YB공연이었지만 
놀랍게도 가사를 다 기억하고 있던 나도 
살아있었고 ㅋㅋㅋ
요즘 무한반복 중인 이클립스의 노래를 들으며 갔다가
YB를 들으며 돌아왔다.
신나!!!

특이점: 오늘 노래 부르신 관객 분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에서 노래 부르는 꿈을 이루신 걸까요ㅋㅋㅋ
박수가 당연한 명창이었다.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유니버설발레단|예술의전당


생기 넘치던 줄리엣이 로미오의 어깨 위에서 힘 없이 흘러 내릴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춤으로 이렇게 슬픔을 전하는구나. 
가볍고 여유 있게 근육결 대로 접고 펴고 날던 동작도 멋있었지만
서희는 유난히 발등이 눈에 자꾸 들어왔다. 

내 취향에는 케네스 맥밀란 버전이 내가 기대했던 바로 그 로미오와 줄리엣의 느낌.
한 잠도 못 잔 상태라 포기할 판 이었으나
예전 차이코프스키의 삶과 죽음-인가..?-를 놓쳤던 쓴 경험으로 무리했는데
뒤로 갈수록 눈꺼풀에 힘이 생기는 기적 체험.
잘 봤고 보길 잘했다.
국립발레단원들 구경도 많이 하고.



얼굴을 날리는 것은 아이폰의 기술인가 나의 기술인가 ㅋㅋㅋ

파묘|Exhuma|2024

처음 귀신이 등장하는 순간 
영화의 홍보 문구를 그대로 구현하려는 것 같아 기대가 좀 식었고 
정령이 등장할 땐
괴물의 CG를 생각나게 하면서  
기이함을 풍기던 이야기는 
전설의 고향이 되어버렸지만
재밌었다. 

김고은의 굿은 정말 압도적이었고
김고은과 이도현이 보여주는 
신당 밖 젊은 무당들의 모습도 재밌다. 
의심이 놀라움으로 바뀌는 순간의 전율을 즐기는 직업이 
무당 하나는 아니겠지만
생각해보면 현실 속의 초능력자들인 이 사람들이
결혼식 사진 속 모르는 사람들로 마주칠 만큼
전보다 오히려 가까이 있으며
그 힘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니.

문제를 피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결하려던 전문가의 자세와 
힘들수록 같이 하려던 신뢰의 관계는 좋았지만
노력하던 사람, 친절한 사람의 희생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