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보스턴리걸|Boston Legal|ABC|~2008


몰랐다, 보스턴리걸이 완전히 끝나버린 줄을....
한때 코박고 보고 또 보면서 즐기던
어이없는 법정에서 벌어지는 달변의 유희가 영영 끝났다니...
사실 3시즌 중반부부터 조금 신선도가 떨어지는 감이 있긴 했지만
이번에 4-5시즌을 보니 꼭 그렇지도 않았다.
두어시즌은 더 가도 될 것 같았는데.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보스턴리걸 박스로 결정.
이 말은 겨울골방취미의 부활을 의미하지^^

무패의 전설인 데니크레인이지만 연방법원은 결국 앨런쇼어를 꼬셔서야 구경 가능했던.

예습까지 했던 재판이었으나 결국 연방법원의 꼬장꼬장한 판사들에게 
자기스타일로 덤벼버린 앨런쇼어.


앨런쇼어의 고발(?)에 따르면 법관들이나 연방법원의 보수성은
우리나라 사법부와 별 다르지 않았으나
앨런의 도전기 두 번이 모두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달랐다.
이게 1시즌 부터 이어오는 보스턴 리걸의 스타일이다.
폐부를 찌르듯 현실을 드러내지만 가능성 있는 희망의 귀결로 애국과업을 완수하는 것.
내 놓은 공화당원인 데니크레인 조차 미국이 아름답기에 사랑한다고 말하지는 않으며
지켜야 할 것에 대한 차이를 강조할 뿐이다.
그런 대니에게 항변하는 앨런을 통해서는
매우 정치적으로 보일 것 같은 내용이 결국은 인본주의인 일 뿐임을 확인시켜 주곤 한다.
그렇지만 5시즌에서 마감(제작자에 따르면 방송사에서는 4시즌으로 마무리 하자고 했지만
마무리를 위해 우겨서 짧은 5시즌까지 억지로 만들었다고 한다)하게 된 시청률이
미국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하고.


예상외의 장수캐릭터였던 제리 애스펜슨
재판에선 가끔 위태로울 때도 있었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논리적인 변론을 펼칠 때면
크레인,풀앤슈미트에서 가장 정상적인(?) 변호사로도 보인다.
볼수록 익숙해지는 그의 아스퍼거증후군은 지루한 재판의 깜짝포인트.
연애할때도 그렇다.
애인이 나를 보고 기쁨을 숨기지 못해 본능적으로 팔짝 뛰어주는데
그게 싫을리가...^^


등장부터 은근히 제리와 이어지길 바랬던 똘똘한 억양의 영국출신 변호사 케이티.
재판에서의 활약을 그닥 많지 않았고 개성있는 변론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다.
셜리를 제외하고는 등장한 모든 여자변호사들이 연애에 연루되고 또 단명한 것이
보스턴리걸의 유일한 흠.
그러나 케이티는 워낙에 개성들이 넘치는 회사이니 신입사원의 비애라 생각해...


나라도 `닥쳐`를 수십 번 외치고 싶었던 정말 짜증나는 캐릭터이자
직업으로서의 변호사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평범한 인물.
대니의 총애를 받아 마지막 시즌엔 같은 회사도 아니면서 자주 등장하는데
음. 볼수록 밉상에서 코믹으로 보이던 놀라운 변신의 주인공.


등장 이후 대니크레인 보다 더 많은 웃음을 주신 이사 칼 쌕.
보스턴리걸 남주인공들의 저주를 받고도 남을 셜리마마의 연인이다.
그의 연인인 셜리의 감상대로 귀여운 냉소주의자.
저 진지해보이는 표정으로 비웃고
그리고 나서는 또 진지하게 업무에 동참하는 칼이 주는 웃음의 대부분은
칭찬을 가장한 불평이다^^


신부는 없어 보이지만 행복해 보이는 커플.
3시즌 즈음 보스턴리걸의 반전결말은 둘의 결혼이라고 생각했는데
2005년부터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메사추세츠주의 환경에 힘입어
이 둘이 정말 결혼했다~
상속세와 관련된 현실적인 이유도 뭐 공감할 만 하지만
역시 데니의 청혼은 감동이다.
다른 누구도 이렇게 사랑할 수는 없을 게 분명하긴 하잖아.


평범한 멜로드라마같은 결혼결말이 보스턴리걸과 만나
보스턴리걸스러운 결말로 완성.
마지막을 보는 나는 섭섭하지만.
네 사람 모두 행복하길.

일드|보스|Boss|2009

프로파일링과 과학수사 스토리.

일본판 CSI라 하면 좀 거창할까.

(오리지널 CSI는 안봐서 모르지만^^)

그러나 역시 일본드라마의 강점은 과학의 디테일보다는

인물의 디테일이었다.

올해 키무라 타쿠야의 `미스터브레인`이 몇 년 전 `엔진`의 재미없음을 반복했다면

오히려 `히어로`의 성공요인을 멋지게 되살린 건 `보스`인 것 같다.

메인은 범죄인데 범죄장면은 빨리 돌리고

사람들 나오는 장면에 더 열광했던^^

그리고 볼때마다 맘에 들던

타이틀.

멋지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연기면 연기, 미모면 미모.

한때 제일 완벽에 가까운 여자가 아닐까 생각했던 아마미 유키.

여기서는 결국 가장 남자다운 남자로 등극하기도^^

사실 약간은 중성적인 매력이 있어 스타일 더 빛나는 지도.

처음 봤을 때부터 호감가는 외모였지만 얼굴이 너무 작아서 주요인물로 보기엔 좀 무리가 있던

다케노우치 유타카

이 잘생긴 얼굴로 느물느물 연기하는 그의 껄떡쇠 노다테는

보스 최고의 캐릭터이자 내가 본 유타카 최고의 연기!

보너스 꽃미남 조연 두명까지 오랜만에 맛있는 눈간식~

일드|백야행|白夜行|2006


충격적으로 슬픈 운명에 대한 놀라운 상상력.


어지간히 불운한 연인들은 절대 명함을 내밀 수가 없다.


보통의 사랑이 아름다운 추억을 이어가고 싶은 미래지향적 바람이라면


이들의 사랑은 순수하던 시절부터 원치않게 쌓여간 죄의식과 불행과 외로움속에


운명공동체로서의 연대감이다, 버릴 수도 잊을 수도 없었던.


스스로에게 남아 평생을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가장 큰 형벌이라는 말에 이의 없이 끄덕이게 만드는


약간의 범죄방지용(^^) 드라마.


난 전혀 무섭지도, 1화를 빼고는 슬프지도 않았는데,


아직은 어두운 새벽 안개속을 걸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젠 완전한 혼자로 죄책감에 그리움까지


더는 무거울 수도 없는 인생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기로 한 그녀의 경이로운 용기.


불행도 인생을 단련시켜주는 걸까...



한국판 영화의 한석규, 손예진, 고수의 캐스팅이 기대된다.


특히 손예진은 정말 딱인 듯.



볼수록 귀여운 어린이 료



아, 천재소녀와의 재회-드물게 웃고 있는 유키호



운명의 시작




미실의 고현정을 연상시키는 후쿠다 마유코


라스트프레젠트에서 그저 등장만으로도 나를 울려대더니


여왕의 교실에 이어 백야행에서는


성인이 된 연기자들의 연기에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깊은 내공의 포스를 보여준다.


볼때마다 감탄 뿐.


그들이 인생과 사랑을 걸었던 꿈


그냥 한번 걸어보지 그랬냐....



자막에 특별출연이던 와타베 아츠로: 멋있는 중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돌이킬 수 없는 과오의 무게를 알기에 둘과 공명할 수 있었던 형사


무엇보다 인상깊은 목소리의 소유자-근데 여기선 어쩐지 무서웠던.


보스의 폭탄제조범으로 먼저봤는데^^


한석규의 몫.


원작보다 젊어진 형사라서 성격도 좀 바뀔 것 같긴 하다.



이런 어머니가 아무런 정서적 도움이 안됐다는 건


어린시절이 더 열심히 보호받아야 하는 이유이자


유키호가 매우 이기적인 자기보호에만 집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키호가 이러면 큰 일이 생겨나요~~~


손예진의 캐스팅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늘 이중적인 역할에서 흥행성까지 과시했었으니


이번에도 괜찮지 않을까.



볼수록 장동건 닮았는데


표정은 고수가 좀 낫지 않을까 기대.



반가워요, 마스미~!

영화|그랜토리노|Gran Torino|2009




졸지도 않고 심지어 웃기까지 했던 경이로운 클린트이스트우드의 영화


떨어진 술잔들과 함께 친절해진 우드 아저씨의 보너스샷


오래된 친구


새친구1


새친구2


새친구 3

모든 동화는 주인공들의 고난극복기라고 했다.
스스로의 희생으로 친구들의 고난을 열렬히 응원하는 멋진 할아버지 클린트이스트우드.
노인과 아이는 통한다더니
말년의 동화랄까.
와 닿는 우익마초의 손짓.
편견을 지켜가는 삶이란
선택이라기보다는
그것을 버릴 기회를 찾지 못한 소극적인 삶의 반증일 것이다.
적어도 '옳고 그름'을 마음에 둔 사람이라면.

침뱉기마저 노년에 이른 디테일과
분노를 풀어내기보다 피해없이 적을 치는 노인의 지혜,
세상을 고백없이 사랑하게 된 늦은 첫사랑의 발견 속에서
미국사랑까지 엮어 낸 우드 아저씨의 친절한 영화.
크래쉬가 조금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퍼즐을 이해하게 만들었다면
그랜토리노는 지구인의 입장에서 우주를 관통하는 듯한 사람냄새 느끼게 한다.
더 가깝고 더 성숙한.

The thing that haunts a man the most isn't what he isn't ordered to do.

영화|퍼블릭에너미|Public Enemies|2009

무엇이 더 필요하겠어, 그가 있는데.

그러나 그의 죽음이 슬프진 않았다.

오직 그를 즐기기 위한 활극.

보너스는 그의 애인.

영화|레볼루셔너리 로드|Revolutionary Road|2008

이렇게 시작해서

이렇게 익어가던 사랑이지만

 

그대로 끝나지는 않았다.

배경은 50년대지만 현대를 그저 옮겨놓은 듯한 무디게 다듬어져 죽어가는 사랑의 역사.

힘겨운 날에 힘이 될 수도 있는 환타지와는 완전 거리가 먼

우울하고 허무한 연인들.

별다른 정보 없이 캐스팅의 말랑함으로 말랑한 기대를 했었으나

웬걸. 감독이 샘 맨더스.

알았으면 안봤을 거야^^

도처에 시들어가는 커플들이 널려있는데 굳이 그 우울한 초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는 보는 건

즐겁지가 않았다...

영화|이스턴 프라미스|Eastern Promises|2007




폭력의 역사 이후 관심을 갖게 된
내가 영 관심있어하기 힘든 동네의
내공 깊은 어르신 데이빗 크로넨버그.

신경을 나누어 그 조각조각들에 집중하면서
욕망과 의리 같은 다분히 인간적인 목표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인간 니콜라이.
누구도 주지 않은 의미를 찾는 기술이 그런 걸까.
다시 한번 내가 즐기고 있었던 건
액션영화들의 액션장면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크로넨버그의 깔끔한 `움직이는 폭력씬`들.
이번엔 전신의 근육이 얼마나 팔팔하게 살아있는지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이스턴프라미스의 뜻을 찾아보니 동방박사의 예언이라고 한다.
그 뜻을 새기며 다시 보기엔 꺼려지므로 그냥 패스.
크로넨버그는 자기만의 이데아를 가진 사람 인 듯 해.
좀 끔찍하지만 우리의 세상과 다르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