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Daisy|나의 작은 새|데이지1집|198?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너를 붙잡아 둘 수 없다는 걸 난 알게 되었지.
어디든 갈 수 있는 너의 자유만이 내게
너를 돌아오게 해.
참 슬프고도 아름다운 가사.

칼의 노래|김훈

어느날 이순신이라는 사람이 무척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무를 겸비한 최고의 무장.
그래서 찾아 읽은 이 소설.
재미있었다.

하지만, 김훈이라는 작가를 좋아하게 될 지는 아직 모르겠다.

[인도]자이살메르|사막의 별

사하라 같은 풍경은 절대 아닌 라자스탄의 사막

여정중에 '샘샌드듄'이라고 사구가 있는 곳을 지나기는 한다.
 
 
자이살메르는 인도 서쪽에 있는 라자스탄주의 도시로, 라자스탄의 관문으로 치자면 수도인 자이푸르를 들 수 있겠지만 사막의 냄새로 따져볼 때 라자스탄의 심장 같은 곳이다.
 
자이살메르에 도착한 것은 새벽에 가까운 아침이었다.
자이푸르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마구 흔들리며 열 시간 남짓 달려온 곳. 하지만 어슴프레한 새벽녘에 버스에서 눈을 떠 바라 본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모래색 성벽 아래에 모래무덤이 자연스레 어울려 있는 모양이 마치 모래더미 속에 성곽이 벌떡 일어서기라도 한 듯이 보였다. 멀리서 보면 언뜻 신기루 같기도 했는데, 마침 아침이라 비둘기떼가 날아올라 웬지 모를 신비감을 더했다.
 
이곳의 온 목적은 ‘camel safari’ 때문.
자이살메르의 숙소들은 사파리를 알선하는데, 대신 하룻밤은 공짜로 재워주고 낙타여행을 하는 동안 짐을 맡아준다.

2박3일의 사파리는 꽤 강행군이다. 일단 황무지에 널린 ‘쓰레기 봉다리들’이 사막의 첫 풍경이라는 것이 심적으로 그렇고, 온 몸을 빨갛게 익히는 태양도 그렇고, 조금만 중심을 잘못잡고 타면 엉덩이가 절단 나는 낙타타기도 그렇고, 모래가 잇새에 끼지 않는 게 다행인 식사, 물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세수와 양치도 그랬다.
 
사파리의 숙소는 담요와 침낭이다. 안장으로 썼던 담요를 내려 바닥에 깔고 각자 가지고 온 침낭을 놓고 그 위에 다시 안장담요를 덮고 나면 말 그대로 하늘을 지붕삼아 자는 나그네 전용 숙소가 되는 것이다. 이제 사파리의 하이라이트 시간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사막에서는 초저녁이 되면 어둑해졌나 싶게 해가 정말 꼴딱 넘어간다. 시야에 걸리는 게 없어 마지막 순간까지 다 보이는데, 해가 사라지면 정말-당연한 거겠지만-금새 깜깜하다.
그렇게 더웠던 낮이 가고, 바람 불고 쌀쌀한 밤이 된다.
그리고 잠시 후면 별들의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샛별로 시작한 사막의 밤하늘은 곧 빽빽한 별무늬로 거대한 돔 같은 하늘을 가득 채운다. 자려고 누웠다가 가만히 눈을 떠봐도 시야는 온통 별이다.
엎드려서도 보이는 별.
잠들기 직전까지 보이는 별.        
그리고 침낭밖에 내놓은 얼굴로 살짝 부는 바람.

 
세상은 온통 별 뿐이고,
이곳은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다른 별인 것도 같고,
인생은 원래 혼자 사는 것이고,
먼 미래의 나,
돌아가면 할 일,
읍내로 가면 먹고 싶은 것들이
바람을 타고 지나가기도 하지만
마침표는 그래도 별이다.  
 
사파리의 보너스: 해가 후다닥 뜨는 아침의 일출(1997).

넥스트|the Next|집으로 가는 길|넥스트1집|1993


집을 떠나올 때엔 마음은 무겁고
모든 것이 침묵속에 잠겨있었네
어머니는 나에게 슬픈 눈으로 꼭
그래야만 하느냐 했지

지금까지 내가 걸어 온 길은
누군가가 내게 준 걸 따라간 것뿐
처음 내가 택한 길이 시작된거야

처음에는 모든 게 다 막막했었지
처음 느낀 배고픔에 눈물 흘렸네
아버지는 나에게 지친 목소리로
이제는 돌아오라 했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제 시작된거야 

한참을 망설이다 버스에 올랐지
이제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있네

그냥 가출말고 이렇게 뜻을 세워 집을 나가보고 싶었다.
누가 말려도 나는 그걸 하고야 말겠어 우기면서 꿈을 찾아가는 젊은이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뭘하든, 어딜 가든,
내 주변에는 말리는 사람이 없다.
지금 생각하면 복받은 거긴 하지만, 가끔 이런 황당한 동경이 생기기도 한다.

알이 꽉찬 것 같은 넥스트1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보컬이 부른 노래.

[잡담]드디어......


스캐너를 구입했다.
막강 최신형 고급옵션 버전...
과는 아주 관계가 먼
가장 저렴한 가격의 제품으로
사진만 좀 긁어주면 되는
나의 용도에 안성맞춤이다.
사자마자 여행사진들을 스캔했는데
어찌나 고를 사진들이 없던지.
전에 친구 하나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어쩜 거기까지 가서 이따우를 사진이라고 찍어왔다니?  
 
그러나, 불여일견 견자에 점 하나를 찍는 심정으로
열심히 긁어볼란다.
좀 지난 여행사진들을 보는 동안
잠시 타임머신을 타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벌거숭이|삶에관하여|벌거숭이1집|1985



사춘기.
뭔가 센치해지고 우울을 찾아다니던 시절, 작은별가족의 강인봉-지금은 자전거가 있는 풍경에 있는-이 만든
벌거숭이라는 그룹의 이 노래를 들었다.
노래 좋았었는데, 큰 인기는 없었던 모양이다, 1집이 끝이었으니까.
지금 들으면 조금은 포장한 사랑의 상처같은 느낌이지만 그땐 눈물을 흘리며 듣기도 했던,
이문세와 더불어 나의 사춘기 뮤직목록에서 뺄 수 없는 노래다.

 

상실의 시대(혹은 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비가 오니까 며칠 전 다 읽은 이 책 때문에 더 눅눅한 기분이다.
책을 덮고나서부터 왠지 모를 우울한 기분이 전염된 것 같았다.
해피엔딩인 것도 같은데,
왜일까.

소설 속에서는 참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몸이 아파서도 죽고 마음이 아파서도 죽고.
역시 몸이 아파 죽은 사람들보다는
마음이 아파 죽은 사람들이
남은 사람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사람들을 떠나보낸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보며 사랑을 하는
약간은 운좋은 사람들의 얘기라고도 생각했다.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사는데도,
삶은 좀 고단하고,
마음을 느끼면서도 외롭고,
상처는 결국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것.

도대체 뭘까.
이 책에서 내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나에겐 미도리의 씩씩함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