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폼페이, 살레르노

  
 


폼페이

책에 나오는 그 장소를 가본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그 이름, 폼페이.
알짜배기 그림들은 전부 나폴리 박물관에 있다지만 남아있는 건물들 만으로도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라게 되는 곳이다. 이 가이드 저 가이드 귀동냥을 하느라 보고도 뭘 봤는지 잘 모르겠지만 에휴, 또 들으면 뭐하나. 금방 까먹을 텐데.
아무튼 어마어마한 동네였고 1세기라 보기에는 참으로 앞서가던 대단한 사람들이 남긴 화석도시.
 
살레르노
 
로마시민들은 대전차경기장에서 조깅을 하더만 살레르노 주민들은 부두가 산책로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이런 게 바닷가에 사는 즐거움 중의 하나겠지.
산책길에 벼룩시장이 섰던데 모든 책이 1유로. 어린이를 위한 이탈리안-영어책이 무척 사고 싶었지만 올 칼라 특대사이즈에 그만 포기했다. 아마 내게 필요한 말은 거기 다 있었을텐데.
밀라노의 두오모가 그렇게 유명하다던데 살레르노의 덜 유명한 두오모를 보고 나니 더 기대가 된다. 아니 얼마나 더 화려하고 멋지길래 이보다 더 유명한 거지?
두오모를 보러 가는 대로변은 쇼핑거리인 듯 차들도 덜 다니고 양 옆으로 나도 알만한 상표의 가게들이 이어져 있다. 남는 게 시간이라 구경하기 딱.
 
살레르노 두오모 안에 있던 피아노조상(?)

이탈리아|아말피해안-포지타노, 아말피, 라벨로

소렌토기차역에서 본 예쁜 관광버스
 

   포지타노

 

아말피 해변가의 휴양지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위치.
소렌토나 아말피가 해안가라면 포지타노는 해변과 해변사이 고지대에 있어서 전망이 대단하다. 해안마을들을 잇는 버스들은 교통수단 뿐 아니라 거의 관광버스 수준이다. 주민과 관광객용 티켓이 따로 있어서 차비는 비싼 편이지만 대관령보다 더 심할 것 같은 고갯길을 아슬아슬 넘을 때마다 바다와 절벽이 멋지게 펼쳐지는데다가 길이 워낙 좁아서 운전이 거의 아트의 경지라 다들 롤러코스터 같다고 좋아했다.
 

라벨로 버스정류장 앞

라벨로의 빌라침브로네

 빌라루폴로

빌라루폴로의 실내공연장

라벨로 읍내^^


다시 온다면 한 여름 축제 기간에 동네 집 한 채 빌려서 푹 눌러 살다오고 싶던 예쁜 마을.
포지타노 있는 내내 세 번을 갔으니까 결국 포지타노가 아니라 라벨로 구경만 한 거나 마찬가지다. 잘 가꿔진 정원이 인상 깊은 빌라 루폴로, 작은 마을 하나래도 될 것 같던 빌라 침브로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빌라들을 구경하던 시점에서 갑자기 비가 와서 추위와 배고픔에 떠느라 천천히 둘러보질 못했다는 것.

비수기인 10월에도 이틀에 한번은 공연이 있어서 피아노와 바이올린 협주공연을 봤다.
공연장은 빌라 루폴로 안의 작은 실내공연장인데 여름에는 정원에서 더 큰 규모로도 하는 것 같았다. 그냥 시멘트벽이라 소리가 좋을까 싶었는데 아무런 음향시설도 없이 듣는 생연주의 즐거움이 있었다. 연주자들이 앵콜 준비까지 하고 있었는데 막차를 타고 다른 마을로 가야하는 관광객의 바쁜 일정상 본 공연만 하고 끝났다.
좌석 정해주는 입구에 피아노가 놓여있었다. 잘 쳤으면 오랜만에 피아노 한 번 쳐볼 좋은 기회였건만. 내가 생각해도 난 정말 신실한 바이엘 신도야.

예쁜 레몬첼로 가게-남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술인데 레몬소주 맛

아말피 읍내^^

 

휴양지 쇼핑의 최고봉? 아무튼 영화 같은데 보면 휴양지에서 여주인공들이 입는 팔랑팔랑 드레스들이 널렸다.

 

PS. 하지만 젠장, 누구냐-포지타노에서 라벨로 걸어가도 된다는 사람이.

그 말 믿고 첫날 라벨로 고갯길에서 다리부러질 뻔 했다.

하긴 나도 걸어가긴 갔으니까 할 수 있는 건 맞지-만.

등산즐기는 사람 아니면 걸어가기는 정말 비추!

이탈리아|로마, 티볼리, 바티칸

다빈치공항기차역-매표소 줄이 징글징글하던데

줄 안서고 바로 여기서 사면 되는 걸 왜 그렇게들 줄을 섰던 걸까.

 

포로 로마노

수도의 시내한복판에 떡허니 자리잡은 이 거대 로마 유적지.

정말 이탈리아 이후로는 어떤 로마유적지도 감동스럽지 않을 것 같다.

 

테레베강 건너 편의 테레스테베레 구역.

핸섬한 거리의 악사 청년들과 그들의 귀여운 팬들^^

 

 

로마 판테온-자연대리석의 아름다운 색들

너무도 깜찍하게 자고 있어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던

베네치아 광장 근처 양품점의 고양이.

어쩌면 저리 편하게 누워있을 수가^^

 

민박집 아저씨 왈-로마는 지도 필요없어요. 그냥 사람들 가는데 따라가면 다 나와요.

하하하-정말 그랬다. 지도를 들고 나서기는 했지만 워낙 방향치인 데다가 뚫렸으면 어디로든 가겠지 싶어서 막 돌아다녔는데 엄청난 인파를 쫓아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멋진 건물이 나타난다. 응, 저게 베네치아 광장?

그 다음엔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이 빼곡한데 분수가 있다. 아, 트레비 분수.

그리고 여기 저기 가게 구경하면서 가다보니 스페인 광장까지 왔다.

이름도 모르고 광장위로 올라가서 로마의 전경을 멋진 봤는데 그게 또 가이드 북에 나오는 무슨 언덕이라더라? 암튼 얼결에 첫날 한나절을 아저씨 안내말씀으로 혼자 여러 번 웃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었다.


어디나 붐비기는 마찬가지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더 붐비던 곳이었지만 로마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트레비 분수. 낮이고 밤이고 엄청 붐비던데 이른 아침에는 한적하다고 한다. 늦잠 자느라 한번도 시도 못했는데 다녀온 사람들이 다 아침의 트레비분수를 예찬하는 것을 보니 좀 부러워졌다. 동전도 안 던졌는데 혹시 로마에 또 오게 되면 아침에 한번 가보리라.

 

네째날이던가 분위기에 취해 유쾌한 동행처자 D양과 맥주마시다가 택시비 아껴보겠다고 무식하게 밤거리를 헤메다 새벽2시에 민박집에 돌아온 적이 있는데 가는 길에 아무일도 없어서-몇몇 술집을 제외하고는 거리에 사람이 아예 없었다-생각보다 로마 치안이 괜찮구나 했다^^

 

꼭 가까이서 보고싶었던 라피에타

이런 표정은 정말 사람 같다

바티칸-처음으로 가이드투어라는 걸 해봤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강력추천해준 D양에 심심한 감사를.

 

언젠가 모이기에 힘쓰고 싶어질 날이 오면 우리나라에서는 성당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수준의 날림 신자로서 이 화려한 성당은 또 약간 삐딱하게 보게 된다. 게다가 새로운 교황할아버지도 좀 무섭게 생겼고 해서 별로 꼼꼼이 볼 생각은 없었는데 성실한 가이드를 따라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며 보낸 한나절은 즐거웠다. 천지창조는 감동보단 재미로 남았지만 베드로 성당의 라피에타는 정말 가까이서 한번 보고 싶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성당을 아름답게 완성하기 위해 면죄부를 판다는 것. 이면의 낭만을 본 듯하긴 하지만 예술에 대한 것이라 해도 욕망은 욕망이니까.
박물관내 식당 바가지 안 씌우니까 무리해서 도시락 준비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티볼리의 빌라데스테

빌라 아드리아누 

 

며칠 사이에 이탈리아어는 노래하듯 말한다는 걸 눈치 챘다.

그래서 한껏 신경 써서 티보올리로 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냐고 물었더니 듣고 있던 두 아저씨 모두 갸우뚱. 잠시 후 한 아저씨가 아, 볼리 하더니 길 건너편이라고 가르쳐 준다. 오, 신경 쓴 만큼 뻘쭘하다. 그냥 하던 대로 샤랄라 이탈리언을 하는 게 더 잘 알아듣는 것 같다. 

빌라데스테-분수궁전이라고나 할까. 정원이며 테라스는 물론이고 방안까지 아기자기한 각종 분수들이 다 모여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도전하듯 솟아오르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버스타고 가는 길이라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슷한 행선지의 승객들이 옆자리에 앉아 100% 확실한 안내를 받았다.

찾아가는 길이 빌라데스떼보다는 좀 까다롭지만 유적지 매니아라면 더 만족스러울 빌라 아드리아누. 사실 이 황제보다는 황제의 사랑을 받았다는 미소년 얘기 때문에 꼭 오고 싶었다. 아테네 박물관의 얼짱 조각의 주인공이기도 한 미소년. 나일강에서 익사했는데 황제가 신으로 승격시켜 여기저기 신전까지 지어주었다고 씌어 있었다. 여기 와서 보니 젊음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황제의 사랑이 식을까봐 두려워서 자살했다는 설도 있다는데 아무튼 이 거대하고 화려했을 이 저택에도 소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미소년은 말했듯이 아테네 박물관에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어느 전시관인지도 필요 없고 보는 순간 알게 된다. 진짜 잘생겼다^^ 

버스 기다리는 사이 정류장에서 만난 안나에게 네이티브이탈리안 강습 받았다, 물론 당일코스로 까먹었지만...

이탈리아|먹고 놀기

이탈리아여행의 어쩌면 진짜 목적이었던 파스타와 아이스크림.
하지만 로마에 도착해서 '오리지날' 파스타와 아이스크림을 먹어 본 소감은
'요즘은 우리나라 파스타랑 아이스크림도 맛있구나'싶게 인상깊지가 않았었다.
그런데 웬걸, 로마를 벗어나니 이렇게 맛있을 수가.
음식은 역시나 이탈리아도 남부가 강세.
어쨌거나 내겐 로마를 제외한 모든 곳이 다 맛있었다.

콘스탄티노(브라케트 호스텔에 물어보면 알려줌/포지타노)
콘스탄티노 야경



빈대떡 같은 파스타(카넬로니라고 부른다고)속에 고기와 치즈를 넣어 만든 음식

포지타노에 단 하나뿐인 호스텔에는 놀랍게도 한글로 된 안내판이 있었다.
먼저 다녀간 한국인의 친절한 흔적이라고나 할까. 거기에 식당하나가 추천되어 있는데
그게 바로 콘스탄티노.
가는 길은 호스텔 뒷문을 열고 나와 계단을 죽 올라가다가
도로가 나오면 따라서 오른쪽으로 쭉-한 15분 정도 가려나.
가깝지는 않지만 다니다 보면 가깝게 느껴진다.
첫날 무난한 음식들을 시켜 놓고 기다리는데
주인아저씨가 대뜸 왜 와인은 안 마시냐고 묻는다.
작은 게 없어서 그렇다니까 와인을 먹어봐야 한다면서 테이블에 놓고 갔다.
그런데 와- 정말 맛있었다.
뭘 몰라서 어리버리할 때 저렇게 자신감에 차서 강력하게 권해주는 거 좋아한다.
동행이 있어서 세 가지를 먹어봤는데 다 만족스러웠고,
그 맛있었던 와인은 250ml에 2유로.
두 번째 찾아갔을 때는 주저 없이 권해주는 음식을 시켰다.
처음 먹어보는 빈대떡스타일의 파스타. 파스타도 직접 만든다는데 자부심이 대단했다.
포지타노를 떠나던 날에는 어떻게 하면 콘스탄티노에서 한번을 더 먹어볼까 궁리했을 지경.
좋은 숙소 옆에 좋은 식당이 있으면 떠나기가 더더욱 아쉬워 진다.
 
Pizza Margherita(살레르노-영수증 잃어버림여행안내소에서 맛집골목 문의바람)
스파게티 봉골레
시칠리아로 가는 기차 때문에 7시간을 보내야 했던 곳이라
밥이나 한 끼 잘 먹자고 결심했는데
부둣가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맛있어 보이는 식당.
내가 들어간 시간이 7시쯤 이었는데 주인들이 밥 먹고 있는 것 같았다.
8시에 오란다.
이럴땐 아무 때나 먹고 싶은 거 먹을 수 있는 우리나라가 좋아.
결국 1시간을 배회하다가 8시 10분쯤 갔는데
대로변에 있는 이웃집은 아직 사람이 없는 반면
살짝 뒤쪽에 있는 이 집은 벌써 자리가 많이 차 있었다.
원래 메뉴 말고 오늘의 추천메뉴 같아 보이는 작은 메뉴가 하나 더 있었다.
이런 집에서는 좀 특이한 걸 한 번 시도해 봐야 하는 건데
국수귀신을 못 이겨서 또 봉골레.
이탈리아 봉골레는 다 바지락인데 왜 우리나라 봉골레는 모시조개인지 그것이 알고 싶다.

Mamma Rosa(via Naumachie N.10/타오르미나) 스파게티 마레
나에게는 이탈리아 최고의 음식이었던 홍합파스타.
시칠리아스타일은 아닌 것 같았지만 이탈리아에서 먹은 베스트 파스타.

Osteria Al Ferro Di Cavallo(via Venezia 20/팔레르모) 파스타+해산물모듬튀김
아래로 내려올수록 면을 더 오래 익혀먹는 지
저렴한 현지식당들은 대부분 다 익혀놓은 파스타를 데워서 팔기도 하고
금방 해준 것도 먹어보면 면이 많이 익혀져 있었다.
처음엔 로마식 날면에 뜨악했는데 나름 꼬들면에 좀 익숙해지고 나니
푹 익은 것보다 그게 나은 것도 같고.
그러고 보니 아프리카 파스타들이 국적불명의 퓨전이 아니라 팔레르모식이었나 봐.
호텔아줌마의 도움으로 이탈리아에 와서 처음으로 프리모, 세콘도를 제대로 먹어봤다.
생선파스타와 모듬해산물. 생꼴뚜기튀김이 특이했다.
하우스와인 한잔 포함 전체 가격 12유로. 가격이 더 아름답긴 하지~

팔레르모 밀자(milza)

포르타 누오보 근처에 가면허파를 버터에 끓여서 햄버거로 만들어주는 가게가 있다.
milza라는 이름인데 반드시 코카콜라와 함께 시도해야 하지만
속 든든하고 나 같은 내장파에게는 너무너무 반가운 음식.

팔레르모 맛집골목 Via Alessandro

프란체스코 그릴로와 Les Amis

프란체스코 그릴로의 점심세트 메뉴.
멋모르고 세트라 시켜봤는데 양이 장난 아니었다.
파스타는 미리 조리된 것을 데워주기 때문에 그닥 특별한 맛이 아니었지만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
한 쪽에서는 밀자도 판다.


어두워서 벌겋게 나왔지만 실은 초록색이었던 Les Amis의 스파게티.
밀자를 먹으러 프란체스코 그릴로를 갔는데 문을 닫았길래 옆집으로 들어갔다.
모험심을 가지고 새로운 메뉴를 문의했더니 할아버지왈 스파게티와 생선이란다.
다 아는 재료라 편안하게 주문했는데
멸치에 허브를 잔뜩 넣은 스파게티가 나왔다-으하하...너무 너무 특이한 맛.
하지만 맛있게 싹싹 다 먹었다.

핏자(맛집 골목을 찾아가시오/나폴리) 
나를 감동시킨 Sorbillo

내가 굳이 '피자'가 아닌 '핏자'라고 쓴 이유는 발음기호 때문이 아니라
정말 이 두 가지의 맛이란 게 너무도 다름을 느꼈기 때문이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대충정리한 나의 기준으로는 와인과 함께 먹을 수 있으면 '핏자',
콜라가 없이는 소화시킬 수 없으면 '피자'라는 거다.
물론 이탈리아 내에도 피자가 많이 있다^^
워낙에 치안도 안좋다고 하고 호러블 테러블이라길래 그냥 건너뛰려했던 나폴리를 간 건 90%가 이 '핏자' 때문.
먹어본 뒤에는 매일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나폴리 사람들이 부러웠다.




나머지 세 집은 테이크아웃집인데 줄들이 장난 아니었다
-소르빌로 근처에 있음

Trattoria Mario(중앙시장에서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식당/피렌체) 로스트비프
늦어서 비행기 놓치고 페리도 놓칠뻔한 나지만
3시반까지만 연다는 마리오의 점심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었다--;;
다행이 3시 10분 경 입실성공!
마리오는 맛도 그렇지만 저렴한 가격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파스타가 4유로 정도, 고기요리는 7유로, 와인은 1잔에 1유로 정도 한다.
아마 더 저렴한 곳도 있을 것이고 더 맛있는 곳도 있겠지만
찾기 쉬운 시장통에 가격과 맛의 조화가 환상적인 곳으로는 단연 최고였다.


여기는 그날의 메뉴를 벽에 붙여놓고 파는데 재료가 떨어지면 밑줄 쫙.
그래서 늦게 가면 먹고 싶은 게 아니라 먹을 수 있는 걸 주문해야 한다,
그것도 점심에만 가능.
원래 로스트비프가 그렇게 맛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마리오의 로스트비프는 정말 입에서 살살 녹았다!

바 체리(밀라노 두오모 근처)
다진 고기 속에 달걀, 치즈, 야채말이가 들어있는.

명품쇼핑가라는 에마뉴엘비토리오 거리 구석에 있는 작은 식당.
우연히 지나치다가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갔는데
음식종류도 많고 셀프서비스라서 다른 식당들 보다 좀 저렴했다.
한번은 밀라노 전철역에서 스테이크를 샀는데
직원이 주문을 잘못 알아들어서 내게 3개나 포장해 줬었다.
그런데 스테이크 세 개의 값이 무려 5유로!
나머지 두개 반품(^^)하고 먹을 데가 없어서 앉아서 먹으려니까 2유로를 더 내라고 한다.
즉, 스테이크 값은 2유로가 채 안되지만 자릿세 및 서비스요금의 가격은 어마어마하다는 것.
가게이름은 잊었지만 시라쿠사에서 먹었던 티라미수아이스크림,
코모의 화이트핫초콜렛, 환상적인 맛이었다!

영화|M|2007

 

상상조차 불온(?)해지지 못하는 어린 소녀는 첫사랑에게

나 없이도 행복해지라든가 너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란다는

어른들의 입바른 마침표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중에 많이 아파하고 많이 슬퍼하라고

정직하게 고백한다.

김 나는 세탁소 골목, '영선'이라는 이름과 자전거.

너무나 오래됐고 기억을 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던

영화 '첫사랑'의 기억을 끄집어내주는 이명세의 M.

눈을 동그랗게 뜨고 첫사랑을 향해 펼치던 상상의 나래가

여기서는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어 아쉬운 시간속을 떠돌다 간다.

그리고 남은 첫사랑은 기억이 완성되고 나서야 현재의 사랑을 시작했다.

혹시 이명세, 한번도 자신만의 사랑에서 벗어나 본 적 없는 것은 아닐까.

다쳐본 적 있고 들떠본 적 있다면 그대로 유지되기 어려웠을 소녀의 감성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다. 

'형사'보다 더 환하게 웃고있지만

더 슬퍼진 사랑이야기.

 

이번엔 이름도 가르쳐주고

꼭 하고 싶었던 말도 해줬는데

그래도 안되는구나--;;

하지만 이 영화,

이명세라는 감독이

전인류 차원에서

멸종되지 않도록 지켜줘야하는 보호종 감독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내게 M은 미미와 기억.

이탈리아|숙소



유럽

유럽
기간 2007.9.30 ~ 2007.11.19 (50박 51일)
컨셉 나 홀로 떠나는 여행
경로 유럽 → 아프리카 → 유럽 → 아시아
twin cities hostel(로마: 싱글30유로+예약비4.8유로)
호스텔 예약사이트에서 예약했는데 예약한 도미토리는 청년들만 우글우글. 예약한 가격과 달라서 예약메일을 보여주고 나서야 합의가 됐다. 메일 확인하느라 쓴 인터넷인데 그 돈도 내가 내고. 딱히 거짓말을 하거나 잘못한 것 같지는 않지만 어딘가 계속 어긋나는 느낌이 개운치가 않아서 예약비 포기하고 다른 데로 가려고 했는데 25시간 전에 취소하지 않으면 하루치가 빠져나간다고 한다. 텅텅 빈 방에 나 때문에 예약 못 받은 것 같지도 않던데. 호스텔 예약사이트 맘에 안 든다. 결국 좀 더 주고 싱글에서 잤다. 인터넷에 올라온 숙소주변이나 도미토리 사진은 실물과 전혀 다른데 이쁜 이불보 색깔은 똑같다.
하지만 숙소가 주거지역인 듯해서 좀 안전해 보이기는 했다.

자매민박(로마: 도미토리+아침, 저녁 20유로)
일단은 자매가 운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맘 편히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아주 편안한 분위기.
정체불명의 벌레-빈대 혹은 벼룩일 가능성 높음-의 습격으로 온몸이 에이즈 반점 수준으로 만신창이가 되는 바람에 남들 일광욕하는데 긴팔 입고 다니느라 욕보고 약값으로 거금을 썼다. 주인아저씨 일하시는 아줌마 모두 좋은 분들이신 건 같았고 일단 방역은 하긴 했으나 후유증은 길다. 배낭에 묻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민박집들에서 종종 있는 일이라는데 암튼 재수가 없었던 게지. 반찬이 여러 번 변신하는 것이 좀 비위 상하기도 했는데-그 많은 사람들이 먹던 게 하루는 보쌈 다음날은 장조림 등등 뭐 그렇게 다시 나타난다-대부분의 민박집이 다 그렇다고 한다. 어차피 한국 민박집이라는 게 유럽의 몇몇 도시에서나 가능한 숙소라 나름 특색이기도 하고 한국말 통하는 곳이라는 장점이 있는 거니까.
떼르미니역 5분 거리라는 민박집들이 있는 곳은 역 뒤편 약간 차이나타운을 연상시키는 골목인데, 떼르미니역 자체가 워낙 커서 역 끝에서 끝까지가 00분은 족히 걸릴 거리이다 보니 역에서 5분 거리라고는 해도 정문에서 치자면 15분에서 20분 정도는 걸린다. 파리에서도 그랬지만 민박집들은 사실 더 가까운 전철역이 있어도 좋은 위치인 척 하기 위해 그냥 유명한 역 이름을 대는 경우가 있는데 아예 전철 탈 생각을 하면  굳이 유명 역이름을 고집할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Village Campogaio Santa Fortunara(소렌토: 도미토리 16유로)소렌토도 포지타노 못지 않은 단체휴양객의 단골처라 싼 숙소가 별로 없었는데 저 유혹적인 가격. 버스타고 찾아가기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는데 비수기인 이즈음도 예약 없이는 도미토리가 없었다. 넓은 캠핑사이트에 수영장도 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왠지 안내소 아저씨가 불친절한 느낌이라서 겸사겸사 미련 없이 돌아섰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오바한 것도 같고. 숙소는 무척 훌륭해 보였다.

Brackett Hostel(포지타노: 해변전망 도미토리 25유로/아닌 방 23유로)
전망과 깔끔함이 맘에 들던 숙소. 온 동네를 둘러봐도 느긋하게 여행오신 어르신들의 휴양지인 이 곳에서 이 정도로 이런 전망을 즐기게 해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 존재에 감사하게 된다. 숙소에서 파는 물이나 커피나 술도 저렴한 편.

A'scallinatella hostel(아트레이니: 도미토리+아침 21유로)
아트레이니는 아말피 바로 옆 동네인데 버스타고 두 정거장쯤 된다. 라벨로 음악회가 11시 넘어서 끝나고 포지타노까지 오는 버스는 11시에 끊기기 때문에 12시 넘어서까지 버스가 다니는 아말피 동네로 할 수 없이 숙소를 옮겼다. 여행정보도 잘 알려주고, 푸짐한 아침도 훌륭했다. 한 가지 흠이라면 천장 이 뚫려 있기때문에 밤엔 정말 정말 조용히 해야 된다. 

>Willy's information:0039-339-7410902/0039-9103247
떠나는 날 아말피 버스터미널에서 새로운 호스텔 주인을 만났는데 주방, 인터넷 무료사용에 17유로라고 한다. 말이 워낙 많아서 못들은 것도 많은데 아무튼 저렴한 가격인 것 같으니 필요하신 분 시도해 보시얍.

No.1 Camping Valle dei Templi(아그리젠토: 도미토리 17유로)
역시나 캠핑사이트라 넓어서 좋다. 예약 없이 왔는데 자리가 많은지 4인용 방갈로 하나를 통째로 준다. 식당 음식은 정말 꽝인데 캠프 바로 앞에 수퍼마켓이 여러 개 있으니까.
화장실, 샤워실 다 깨끗하고 인터넷은 좀 느리지만 사용가능. 30분에 3유로. 한글 안 깔려있다.
둘째 날 느낀 건데 혼자서는 좀 무섭다. 그래도 신경 써 준 듯 내 오두막은 식당이 보여서 인적 드문 곳은 아니었지만 주변 텐트들이 철수하고 나니 밤에 화장실 가기 좀 무서웠다.

Taormina's Odyssey(타오르미나: 도미토리+아침 18유로)
타오르미나에서 가장 저렴한 호스텔이라는 선전에 맞는 가격에 맛없는 토스트지만 아침도 준다. 문제는 읍내에서 한 20분 정도 걸어 내려와야 한다는 것. 버스터미널부터 시작하면 한 30분 정도 걸리려나. 주소를 가지고 있어도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단점이 있지만 일단 읍내부터는 표지판이 나오니까 죽 따라가면 된다. 동네가 완전 민가라 가는 길이 나쁘지는 않았다. 버스가 그 앞까지 다니는 것 같기도 하던데 3일 동안 1대 봤으니까 재수 좋으면 탈 수 있을지도.

LoL Hostel (시라쿠사: 도미토리+아침 20유로)
넓은 리셉션, 비교적 저렴한 인터넷, 식당수준의 부엌, 역시 널찍한 도미토리에 수건도 주는데다가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서 뛰어가면 한 2분 정도의 훌륭한 위치. 깔끔한데도 오래된 건물인 듯 천정이 높아서 더 좋았다. 치명적인 문제는 대로변이라 나무창 사이로 끊이지 않는 자동차 소리. 머리대면 바로 자는 스타일이라면 문제없겠지만, 잔 건지 만 건지 좀 정신  없었다. 도미토리 방안에 욕실이 딸려 있다.

Hotel Regina(팔레르모: 싱글 20유로)
독방의 아름다운 가격. 진짜 오래된 건물에 벽에도 계단에도 금이 가 있어서 영업을 하기는 하나 의심스러웠지만 의외로 호텔 안에 들어서면 구석구석 자판기에 소파도 있고 괜찮았다. 방안에도 세면대가 있어서 편리하고, 내 방은 좀 어두운 편이었지만 화장실이 가까워서 좋았다. 호텔에서 알려준 식당도 정말 매력만점!

Ospitale Delle Rifiorenze(피렌체: 도미토리 21유로)
인상 좋고 얘기 잘해주는 착한 청년이 스태프여서 느낌 좋은 곳. 좀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시설들이 널찍널찍해서 좋았다. 기차역에서 걸어서 15-20분 거리이고 버스도 다닌다. 확실한 건 11번, 68번(더 있는데 기억 안남)타고 다리 건너자마자 내려서 조금 걸으면 나온다. 낡고 큰 건물이라 밖은 볼품없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리셉션이 귀엽게 꾸며져 있었다. 비수기인 11월부터는 문을 닫는다고 했다.

Ostello St. Monaca(피렌체: 도미토리 17-19유로)부엌을 쓸 수 있어서 밥해 먹는 사람 많았다. 바로 옆에 아침 일찍 문 여는 슈퍼마켓도 있고. 스태프들은 기본기에만 충실. 알고 싶은 게 있으면 최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준비할 것^^ 싼 가격과 취사가능이 가장 큰 장점인 듯. 이 호스텔에서 주는 홍보전단 뒷면 지도에는 볼 만한 곳들이 지도 위에 다 표시되어 있어서 여행안내소 지도 보다 더 도움이 됐다. 

곤도라민박(베네치아: 도미토리+아침, 저녁 25유로)
워낙 입소문 난 곳이라 더 얘기할 것도 없겠지만 아무튼 명성에 걸맞는 곳. 다만 누구나 한번은 거쳐가야 하는 주인아저씨의 까칠고개^^ 일단 한번 넘고 나면 더 재미있어 진다.

다빈치민박(밀라노: 도미토리+아침, 저녁 25유로)
경상도 음식은 다 맛없다는 편견을 깨 준 놀라운 식단. 가끔 아침밥으로 삼겹살을 먹는 내 스타일에 맞게 아침, 저녁 메뉴 구분 없어서 좋았다. 편한 분위기에 저녁마다 무료 와인음주도 가능. 밀라노 센트랄역에서 가면 중간에 지하철을 갈아타야하긴 하지만 4정거장이고 역에서 내리면 숙소까진 가깝다. 동네에 국제전화 싸게 하는 곳도 많고. 가볍고 따뜻하고 예쁜 이불과 낮은 베개는 완벽했는데 와이어침대는 허리 아파서 바닥에 매트리스를 내려 깔고 자면서 해결.  

Ostello Piero Rotta(밀라노: 도미토리+아침 19유로)
대형 공식 유스호스텔.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다는 약점이 있고 넓은 공용공간과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마당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의 보너스는 10미터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길을 물어보기로 결심한 순간, 물어보기도 전에 ‘직진’이라고 외쳐주던 아줌마. 유스호스텔 방향과 거리도 정확하게 알려주고 갔다. 지하철역에서만 내리면 주민들 모두에게 유명한 장소인 듯. 워낙 커서 항상 바쁜 리셉션이지만 가이드북 식으로 말하자면 friendly 하기도 하다.

::호스텔들은 숙소명으로 구글검색 해보면 홈페이지나 자세한 내용이 나옴
참고사이트 www.flashbooking.com  www.hostelbookers.com





영화|밀양|2007



 
부정할 수 없는 존재가 유독 내게만 잔인할 때의 묵직한 고통.
그래서 신애는 신을 신보다 나은 방법으로 이긴 것일까.
이걸 더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몇 번을 망설이다가 전도연의 클라이막스를 기다리며 보는 사이 결말에 이르렀지만 후반부에 이르는 이 길은 너무나도 멀었다.
어긋난 대상에 분노하는 신애를 이해하도록 만든 작위적인 상황들에 비위상하고,
그저 촌스러울 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무신경한 김사장에 어이 없어 하며 보낸 두 시간을 후반부의 몇 십분으로 다 보상해 줄 작정이었다면 실력보다는 시험결과가 중요하다는, 참, 속상한 얘기다.
상황의 재미를 위해 조주연 안가리고 기꺼이 캐릭터를 희생시키는 이창동의 뚝심에는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세상에 별의 별 인간이 다 있긴 하겠으나 그런 사람들만 골라서 꼭 다 만나보고 싶은 것은 아닌데 도대체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 미친년놈들을 통해 말 걸어오는 이창동의 중후한 척 하는 마초질은 너무 위험하다.
그냥 인삿말이었다면, 또는 칸느의 본선진출까지를 의미하는 것이었다면 모르겠지만,
누구에게 감사할 것도 없이 칸느여우주연상은 100% 전도연 당신의 몫입니다.
마음으로는 초반부터 정수리가 쪼깨진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욕 본 송강호에게도 박수 한 사발.
대체 배우들이 생각한 신애와 김사장은 어떤 사람들이었을지 참 궁금하다.
이런 사랑도 있다-라고? 홍보팀의 뻘짓이 아니라 진심이라면 그래, 좋겠다, 열번 찍어 넘어가서....!
 
PS. 한국영화 최초로 한글자막으로 감상-이 지경의 사운드는 진짜 처음이다.
비디오로 빌렸으면 큰일날 뻔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