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지금 같지 않던 시절 거의 테러수준으로 공격당했던 황선홍을 안타깝게 보기도 했고
지금도 그 신나던 기분이 꿈같은 2002년의 월드컵도 본
평범한 축알못의 입장에서
거의 4년 마다 계속 반복되는 이 열기-재밌다.
사실 늦게 본 스웨덴 전은 미리 들었던 비난에 비해서는 평범한(^^) 경기여서
저 정도면 무난한 57위 경기력 아닌가 했었다.
그런데, 그 넘치는 비난 뒤에 독일전 같은 경기가 나오는 걸 보면
아마도 축구인들은 과한 기대와 과한 비난과 또 그 뒤에 따라오는 엄청난 찬사 모두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듯.
근데 그 욕이 또 한편으로는 이 욕을 다 먹고 있는 축구협회를 살려주고 있는 셈이다,
봐라, 축구는 스포츠 이상이다, 그래서 우리 같은 전문가들이 꼭 필요하다---뭐 이런.
엘리트운동시스템이 개천에서 용 나기에 너무 좋긴 한데
운동이란 종목에 굳이 그게 필요할까-에 나는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이 어느 분야나 꼭 필요하듯
전문적인 운동선수들도 꼭 필요하지만
'운동'이라면 보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이 많아지도록 지원하는 게 당연히 더 중요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장려하고
그러다가 좀 더 열정적이고 재능있는 사람들을
큰 대회전 체계적으로 지원해주면서
메달을 따면 좋고 아니면 나중을 기약하는 게 어때서
굳이 국가주도로 꿈나무를 발탁해서 운동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 없게 훈련시키는 거-
그러자고 그 소수의 엘리트를 키워내기 위해 대체 얼마나 많은 지원조직들이 필요한 건지
그 속에 얼마나 많은 비리가 있을 지
그 와 중에 또 상처받는 유망주들은 얼마나 될지
-부작용이 더 크지 않나.
이름은 잊었지만 예전에 학교 가고 싶다며 국가대표를 반납한 중학생 수영선수도 있었다.
학생이 학교를 가겠다는데 그걸 말리는 국가라니.
어차피 축구도 그렇고 김연아도 그렇고 가끔 도움이 필요한 영재들이라며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인재들을 보면
국가주도 엘리트 양성이란 게 적재적소에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지도 않고...
올림픽에서 직업이 따로 있는 메달리스트 볼 때 마다
생활체육의 저력이 느껴져서 부럽다.
엘리트들이 질질 끌고가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운동인들의 재능발굴.
등수를 좀 올리겠다고
이런 저런 조직을 만들어 놓고 자리차지하게 하니
때마다 욕먹는 게 제일 중요한 임무인 것 같다.
스웨덴 감독은 아마추어감독 출신이라던데
얼마나 좋아, 저런 경력이 가능해진다면.
국가대표 기회가 더 많이 생기고
학교-직장생활에 지장없게 참여할 수 있다면
생활체육인들의 꿈도 무럭무럭 자라지 않을까.
그 속에 더 큰 감동이 들어있을지 모르는데
결과만 보고 달리는 체육.
재미가 있을 때도 있지만
뭔가 나아가지 못하고 계속 맴도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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