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 페스티벌|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생각해보면 팬심 일자무식이던 4개월 전
음향 구린 갈라콘서트에서 딱 한 곡의 끌림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이 지경ㅋㅋㅋㅋ
미라클라스 꼭 보고 싶었지만 단독공연한다기에 망설이다 둘째 날로 골랐는데
막상 공연이 끝난 지금은 밤에 늦는 노떼를 놓친 것이 너무 아쉽다...

앉아서 보는 페스티벌이라니 대체 뭔소린가 했는데 이런 거였다.
무대가 하나라 왔다갔다 할 필요가 없어 좋긴 한데
딱딱한 의자 때문에 약간의 신체적 고통이 따른다.
기사보니까 이틀간 만명이면 하루 평균 5천명인 셈인데
그 많은 사람들이 '고작' 5천 명이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네..
암튼 관객지칠 틈도 없이 몰아쳐준 가수들 덕분에
꽉 찬 7시간의 공연이었다.

이동신
시즌1 볼 때도 잘한다 싶었는데 그 새 진행솜씨 까지 일취월장.
그동안 혼자 공연이 많았었다고, 신곡 발표도 했다.
팀은 어쩌고 혼자 잘 살아남고 계신 흑소 테너.
Danza 좋았다.

김동현.안세권
여전히 카랑한 안세권, 멀리서지만 새신랑 룩이었던 김동현.
염정제가 동생이 되면서 안세권은 부인으로 승격 ㅋㅋㅋㅋ

염정제
이렇게 성량이 큰 베이스인 줄 처음 알았다.
방송 볼 땐 오히려 보기 드문 감성베이스라고 생각했는데 힘이 대단.
이튿날 실기시험 응원해준 관객들에게 성적표 공개 함 해요ㅋㅋㅋ

박강현.이충주
워낙 히트곡 듀오이고 많이 듣기도 했는데, 
마.리.아
오늘 땡볕을 기다린 건 바로 이 노래 때문!!!!
경연 때 성적이 안 좋았어서 이충주는 아픈 손가락이라고 부르던데
나로서는 들을 기회가 없어서 너무나도 듣고 싶었던 라이브 곡이었다.
세 사람 컨디션도 완전 좋아서
경연에 버금가는 감동이 촤-ㄱ~!

라일락
경연 때 노래만도 눈물나게 반가운 팀인데
무려 새 노래가 있고,
그 노래가 또 버터플라이 라니,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선곡~!
결선에 오르지 못한 팀 중 사랑 많이 받는 팀이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나 현장 응원도 대단했다.  
줄지 않은 시크한 이정수의 입담과 함께 라일락의 탄생을 되짚어 봤고
룩인사이드 때 세 사람의 눈물-운 사람은 쪽팔리다지만 보는 사람은 귀여웠음^^
마지막 인사할 때도 완전체로 남아 있었던 라일락.
진짜,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의좋은 형제를 보는 느낌.

포레클라스
어제 오늘 두 팀은 모두 메인 무대가 따로 있기 때문에 제일 기대가 적었던 시간이었는데
웬 걸. 완전 대박이다.
울티마 노체는 갈라 재방이지만 그때와 달리 충전된 팬심으로 훨씬 즐겁게 봤고
내가 한 때 사진 좀 모았던 Aha의 Take on me 라니~~~!
노래도 노래지만 4인4색의 춤까지 볼만했다.
피아노맨을 선곡하고 폴왁타(오랜 만에 비디오를 다시 봤더니 건반은 맥스-기억의 오류 재난ㅠㅠ)
의 건반장면을 따라하는 한태인-진짜 20대 맞나ㅋㅋㅋ
특히 배두훈과 조민규의 '민망'따윈 집에 두고 나온 것 같은 초절정 애교춤 대박^^
I was born to love you에서 프레디 머큐리 창법을 따라한 게
배두훈도 한태인도 아닌 조민규라는 게 반전^^
자기가 적극 추천한 마법의 성을 부르는 조민규를 김주택이 다정이 불타는 눈으로 바라보던데
여기 저기 피 안섞인 형제들이 속출하고 있다ㅋㅋ
김주택은 클라스가 다른 성량을 자랑하기로 유명한 오페라 가수라지만
내 눈에 김주택의 최고 매력은 순간의 즐거움을 만끽할 줄 하는 프로즐김러^^

포르테디콰트로 유닛
..이라더니 결국 완전체.
팬텀 대 팬텀 이후로 많이 친근해진 것 같은 팀인데
고훈정의 카리스마는 멋지면서도 웃긴 구석이 있어서 정이 간다.
의외로 균형을 맞춰주는 건 꿋꿋한 손태진인데
아무말 사이에 속을 채워준달까 ㅋㅋㅋ
덕분에 시즌1의 멋진 곡들을 다시 들어볼 수 있었다.
어느 봄날 이렇게 들으니 너무 좋았다. 

포레스텔라
이틀 동안 이 무대 저 무대 다 뛰고 또 무얼 보여줄 지 기대했는데
시작이 무려 We will rock you.
퀸노래 풍년인 가운데 제일 내 취향.
포레스텔라의 공연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항상 굉장히 정성껏 공들여 준비한다는 생각이 들고
(강형호가 하필 울먹한 대목이 티켓값 하겠다는 굳센 다짐이었다는 게 웃기면서 귀엽다)
볼 때마다 모든 멤버들이 뭔가 늘어있다.
팬텀 대 팬텀 공연 이후 강형호는 엄청 자신감이 증폭된 소리를 내면서 훨씬 화려해졌는데
한 밤의 오페라의 유령과 In un'altra vita 진짜 홀림.
오늘의 그 작은 아쉬움은  다음 공연에서 풀어주시는 걸로 ㅋㅋ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이동신, 강형호가 함께 하는 꽉 찬 일리브로델라모레도 좋았다.
저 사람 많은 속에서 칼진행을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해낸 고훈정, 정말 대단.
아무리 인원이 늘어도 대장직은 종신일 것 같은^^

굉장한 가수들의 좋은 노래를,
나만큼 좋아하는 다른 관객들과,
바람 맞으며,
어둠 속에서
듣는
행복한 경험.
가고 오기 너무 힘든 공연장이고 공연 보는 동안도 몸은 좀 힘들었지만
결국은 울트라수퍼만족으로 남을 첫 팬텀싱어 페스티벌이다.

PS1. 쉬는 시간에 화장실 사람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가 결국 공연 중간에 다시 갔는데
가보니 사람이 너무 많은 게 아니라 화장실 수가 너무 적었다.
오늘은 나의 보물이었던 맞은 편 공연장이 잠겨 있어서 아름다운 화장실을 쓸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던 기다림. 
들어오다 보니 공연장 밖에는 여러 가족들이 닭강정과 도시락을 먹으며 더 넓은 자리에서 공연를 즐기고 있었다.
소리는 물론 공연장 안이 낫지만
공연장 스크린도 밖에서 다 보이니 무료공연이라 치면 괜찮은 나들이.
벽을 꼼꼼하게 치지 않은 것은 내년 공연를 위한 큰 그림일수도^^

PS2. 대충 줏어들은대로 먹을 것 준비했다간 쉬지 않고 먹게되는 부작용이 있다...
생맥주 팔던 닭집에서 파는 캔맥주는 편의점 보다 천원 비쌌다.
당연히 같은 값일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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