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이 드라마를 왜 아직까지 몰랐던 거지?...했다가
늦게 안 덕분에 한꺼번에 다 볼수가 있어서 너무 좋았던 실종느와르 M.
처음 1-2회를 보고
왜 이리 화제가 안된건지,
마지막 시청률은 왜 1% 밖에 안된건지 의심스러워 검색을 하다가
중간 부터 늘어진다는 얘기에 마음준비를 좀 하고 봤는데,
웬 걸...
나완 거리가 먼-평생 그러기를 바라는-범죄와 수사의 세계를 통해 현재를 공감하는
경이로운 체험을 했다.
멋져...!
1-2화 감옥에서 온 퍼즐
시나리오 한 편을 쪼개 놓은 것 같던 1, 2화.
추리와 수사도 촘촘했지만 그 기괴한 이미지도 놀라웠다.
그럼에도.
1.장애가 있었던 그녀의 모습은 사건 현장에서는 그저 허벅지를 쉽게 누설하는 헤픈 여자였을 뿐. 충분히 소년들의 입장.
2.진범은 어떻게 계획을 세웠는지, 그리고 어떻게 실행했는지도 자세히 나오지 않았고,
3.동생이 잡혀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직전까지 일관된 사이코패스였던 이정수의 천부적인 연기력.
4.그런데 순결하지 않았던 그는 어떻게 신부가 될 수 있었을까....
버섯마을 핑크핑크 할매들 귀여움 ^^
3-4화 녹
아이들의 목숨을 둘러싼 부모들의 복수.
마지막 즈음 이지수의 눈으로 바라보는 아기의 얼굴이 나오는데
그 짧은 순간 아기의 모습이 부모들의 깊은 슬픔을 느끼게 해주어서 놀랐다.
영국 옥시싹싹 본사까지 찾아가야했던 피해자 가족들의 기사도 떠올랐고,
도로 변에서 무릎을 꺾은 하태조의 모습을 볼 땐,
그래도 저 부모는 아이를 위해 저렇게라도 해보는구나 싶어
세월호 가족들이 생각났다.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라고
순진하게 물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던...
5화 시체 없는 살인사건! 빨간 여행 가방의 비밀
작당이 아니었다면 정말 바람직한 철학이었는데......
항상 멋지게 들리던 '합리적인 의심'도 결국 쓰기 나름이라지만
열 편 중에서는 가장 헐렁했던 에피소드.
6화 예고된 살인
이런 얘기를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단지 꿈을 가졌을 뿐이었던 소녀,
딸의 첫번째 바람만은 들어주고 싶었던 아빠,
원망이라도 하며 이겨보려 애쓰다 후회한 동료들,
그들을 내몰고 갈라놓고 방치한 경영자 관리자들.
사회의 평균수준이 그렇듯 조직의 그늘로 기어들어간 책임일선들은 여전히 당당하며
오히려 보호받았어야 하는 소녀가 가장 큰 죄책감을 안고 떠났다.
죄책감도 깃들 자리가 있어야 찾아오는 것이고
그럴 자리 있는 사람으로 사는 게 더 낫다고는 생각하지만
뒤통수 한 대 따위로는 해결안되는,
자책이나 반성 같은 건 태어날 때부터 졸업하고 나온 것 같은 저 굳은 심장의 죄인들은
정말 달리 아무 방법도 없는 걸까.
'죽지 말아요...'
소녀가 물가에서 남긴 한마디가 오래가는 파문으로 남아
큰 슬픔을 공감하게 해준 가슴 아픈 이야기.
재난이 재난을 덮고 있어 슬픔도 외면하고 싶어지는 이 비운공화국에서
정말 이렇게는 죽지 말아요...
7화 HOME
떠났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아이들.
이런 청소년물(?)을 볼때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머리에서는 사라진 것 같아서
이렇게 튀어나오지 않으면 없는 줄 알고 있었을 편견이
아직 가슴에서는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그들과의 만남이 필요하다.
사채업자 너무 리얼해서 정말 재수 없었음^^
8-9화 청순한 마음
그렇지.
항상 이솝우화가 승리하는 것은 아니니까
더워도, 지나가겠거니 하고 하던 대로 외투를 계속 입고 있는 사람이 왜 없겠어.
달동네 버전의 팜므파탈은 신선했다.
워낙 초반에 그녀의 빼어난 재능을 칭송했기 때문에 결말은 일찍 눈치를 챘었지만
효정이의 죽음 때문에 갈등하는 오대영과 길수현의 고뇌를 벗삼아 보니 흥미로왔다.
남의 돈은 100억이나 1000억이나 별 감흥이 없어서인지
누워서 발가락으로 수천억을 땡기는 금숟가락파들도 많은데
100억 벌자고 저렇게 성실해도 되나 싶기도 하고 ㅋㅋ
돈 때문이라면 마음 같은 건 당연히 거세해야되는 줄 알고 사는 어둠의 자식들이
좀 딱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보는 슛돌이 매니저 이연두^^
10화 Injustice
일본드라마 'Border'의 충격을 다시보는 듯한 마지막회.
힘이란 남의 뜻을 위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으려 필요한 것일텐데
그걸 얻자고 인생을 마비시키며
결국은 더 긴 시간 비굴하게 복종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마약보다도 더 대책 없는 욕망이다.
오대영에게 방아쇠를 당기게 하려고 둔 무리수들은 좀 불편했다.
검찰 핵심이면 아무나 저렇게 막 죽이고도 아무 일이 없나?
청부살인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알아버린 지금에도 드는 이런 불편함은
뉴스에 나왔던 일이니 이 정도-로 얼버무린 듯한
꼼꼼함의 부족 때문이다.
검사에 조폭에 경찰 부인까지 죽이고 납치하고도 아무 일이 없다니...
설명이 더 필요한 게 당연하잖아.
'셜록'으로 시작해 '펀치'로 끝나는 듯한 마무리였지만
길수현의 독백과 드디어 누군가를 찾은 것 같다는 메일로
시즌 2를 기대하게 해주어 좋았다.
오대영의 선택-복직이 만만치는 않겠지만,
그리고 사실 그것은 옳지 않지만
악과 싸우는 악으로 변신해준다면
계속 지지해주고 싶다.
좀 신기한 드라마 였다, 실종느와르 M은.
초반 에피소드 몇 개는 과거의 희생자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범죄로 호소한다.
제대로 관심을 가져줄 수사관이 있을 거라는,
그리고 그들이 사건을 해결해줄거라는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
그것이 더는 차선이 없는 막다른 선택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믿고 모든 걸 던지는 이 절망속의 희망이
처벌을 피해갔던 과거의 범죄자들을 불러와 두번째 단죄의 기회를 만들어줘서 좋았다.
과거의 원한이 돌아오는 것이라니
사형은 반대하고 복수는 찬성한다는 앨런 쇼어의 솔깃한 괴변이 떠오른다.
느낌적인 느낌으로다가^^살짝 거리를 둬서
너무 영웅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는 스멜이 나던 김강우의 길수현.
그래서인지 남자이야기에서 보다는 좀 약한 느낌이었지만
여전한 멋있고 매끈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매력을 더해주는 건 분명하지만
그걸로 충분하니 국민 형부 같은 건 다시는 하지 말아주세요 ㅋㅋ
세븐데이즈에서 정말 좋았는데
그런 모습 다시 만나 반가웠던 박희순.
자기 대사는 자기가 쓰는 거 아닌가 싶게 착착 붙는 대사들,
놀라운 현장 수사력과 성실한 직업인의 자세는
귀감이 되겠어요~
판단이 개입된 길수현의 선택과 오대양의 동화는 원칙에서는 벗어났고
그로 인해 그들은 오류도 범하지만
피해자들의 상처를 조금은 나눠 갖는
그들만의 공감방식이 아니었을까-생각했다.
그래서 응원하게 된다.
어딘가 마초스러우면서도
사람과 세상에 대한 애정이 풍겨나는 이 남자들.
마르지 않는 매력의 소유자, 감성마초, 공감마초라 불러드리고 싶네요^^
매 회 꽤나 많이 등장하는 처음보는 연기자들이
오히려 사실적인 느낌이었던 것도 신선했던.
PS.공중파의 폭탄 PPL에 분노하던 차에
이 정도면 괜찮아 PPL의 좋은 예를 선사하시기도 했네....
근데 생각해보니 요즘은 다운로드도 있고 해외 판권도 있고 수입통로가 더 늘었는데
공중파들은 왜 PPL을 그렇게까지 지저분하게 떡칠하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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