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Korea|2012


 배두나와 하지원의 전신연기에 박수!


배두나와 하지원의 탁구씬이 워낙 기대만발이라 아무생각없이 다운로드를 시작했는데
너무 느리다-시간을 죽이려 대강 영화평이나 보자 했는데
다음영화 네티즌 평은 거의 최악 수준.
얼마나 악평일색인지 가능했다면 결재를 취소했을지도^^

영화는 초반부터 웬지 기구한 사연이 있어 보였다.
저예산 독립영화도 아니면서 주연배우의 분장이 떡칠화장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던 초반과
여러 사람 손 탄 티가 팍팍나는 만듦새에
빠지면 섭섭할까 봐 빠지지 않는 '웃김용' 인물들의 조악한 배치와 신파양념에 
아쉬움 없이 건너뛰기를 하며 계속 봤다. 
그래도 악평을 읽은 것이 큰 낙담은 하지 않게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이 영화에는 탁구장면이 있다.
탁구가 저렇게 어마어마한 운동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유투브에서 짧은 동영상까지 찾아보게 만드는. 
실제 탁구는 점수 따는 순간마다 경기가 잠깐씩 끊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영화 속 탁구는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정말 속도감 있고 경쾌한 테니스 같다. 
게다가 배두나, 하지원의 경기장면을 보고 있으면 
이 두 처자의 연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렵한 몸놀림과 힘이 어우러진
강도 높은 운동의 제 멋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마지막 경기장면은 좀 현장감이 떨어지긴 했지만.
언뜻 경기 전 상대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눈빛을 보면
이 사람들이 손에 든 게 탁구채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고,
(무기라면 상대방은 전멸될 분위기 ㅎㅎ)
강한 공격이 반복되는 장면에서는
이 사람들이 치고 있는 게 탁구공이 아니라 투포환인가 싶게 
언제 어깨가 빠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한 에너지를 발산하지만 
탁구문외한인 내게는 여전히 멋져보인다.

게다가 신선한 즐거움도 있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기억할 유순복 선수, 한예리.
북한스러운 연기에도 놀랐지만
포탈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다시 놀랐다.
아, 정말 완전 다른 연출이 가능한 귀한 얼굴이다.
단체전 결승 단식경기장면에서는
현정화-리분희 복식조 때도 안나던 눈물이 툭 떨어졌지 뭬람.
어딘가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 처자.

사랑스러워 버전의 유순복

너무 빤한 장면이라 지나쳤는데 다시 보니 다들 표정이 살아있다

상투적인 것도 사실이고 촌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언제부터인가 화제거리도 안되는 '통일'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우리 아직은 꽤 기구한 팔자의 나라에 살고 있음을,
그래서 참 남들 안 겪는 슬픈 일이 많았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더 있음도.

누더기로 개봉된 듯한 영화를 보면서 
제대로 잘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들었다.
인상깊은 대사 두 개.
잘사는 나라 좋으면 너도 미국가서 살라는 리분희의 일갈.
한민족이라고 하면서
'새터민'이라는 새로운 계급이 되어 맘다치는 이주민들을 생각하면 틀린 말도 아니다.
판정을 그지 같이 하던 심판에게 북한감독이 날리는 시원한 '종간나새끼'.
쌍시옷 하나 없이 이렇게 강렬한 시원함이라니~
갑자기 그 뜻이 궁금해 찾아봤더니
종+간나(여자)의 자식이라는 뜻이란다.
뜻은 별로 쎄지 않은데 임팩트는 괜찮은 듯.

이 영화의 두 잔다르크^^

영화만큼이나 박진감 넘치는 경기장면 발견!
현정화 탁구 꽤 봤었는데 완전 아웃오브 기억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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