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시계란 무엇인가|알랭 랭베르

크로노미터: 항해하는 배에서 사용하는 정확한 시계. 마린크로노미터 또는 해상시계라고도 한다. 배가 떠나온 항구의 시간과 현재 배가 있는 곳의 시각을 알면 두 지점 간의 시차를 거리로 환산하여 배가 위치한 경도를 알 수 있다.

자이트게버(Zeitgeber):시간부여자 또는 자연시계라고 한다. 생체시계의 시간을 다시 맞추게 만들어주는 모든 외부자극.

광주기란 낮과 밤의 각각의 지속시간을 말한다. 일주기시계 덕분에 유기체는 낮이 가장 짧은 때(12월 21일)부터 낮이 가장 긴 때(7월21일)사이에 새끼를 낳을 수 있다. 또 그때에 새끼를 낳을 수 있도록 포유동물은 교미날짜를 미리 정한다. 임신기간은 종마다 다르므로 그에 맞춰 교미시기도 달라진다. 봄에 새끼를 낳기 위해 사슴은 가을에 교미하고 담비는 겨울에 교미한다.

인간은 하루 중 밤이 끝날 무렵 가장 많이 죽으며 일년 중 겨울에 가장 많이 죽는다....
2500년 전 그리스인들은 밤의 여신 닉스를 숭배했다. 닉스는 쌍둥이형체를 낳아서 둘에게 동시에 젖을 먹였는데, 하나는 잠의 신 히프노스이고 또 하나는 죽음의 신 타나토스였다. 자다가 밤이 끝날 무렵 죽을 확률이 높다는 것은 옛날부터 알고 있었나 보다.

30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사제들은 물시계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바닥에 작은 구멍을 뚫은 대리석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운 다음, 항아리 안쪽에 새긴 눈금 어디까지 물이 내려갔는지를 보고 시간을 알았다. 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에 관을 끼워두기도 했는데, 그 관은 개코원숭이의 음경모양이었다. 개코원숭이의 생체시계역시 시간을 알려주기 때문이었다. 기원전 1350년 경 투탕카멘 묘에는 원숭이 형상을 한 토트신(지혜와 정의의 신. 달의 신이고 시간을 재는 신이기도 하다)이 스물 네가지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발기한 상태의 옆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원숭이도 인간처럼 90분 주기로 꿈의 리듬을 갖고 있고 꿈을 꿀 때마다 발기가 된다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이 생체리듬은 상당히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집트 사제들은 그것을 시간설정기준으로 삼았던 것이다.

타임리스유전자: 1994년 일주기 생체시계를 조정하는 또 다른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7000여 마리의 초파리행동을 조사하여 밝혀진 이 유전자에는 `타임리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난 초파리는 자속적으로 잠을 자지 못했다.

하루 중 어느 시간 또는 일년중 어느 달에 질병의 경과가 어떻게 될 지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심근경색은 오전 10시쯤, 겨울이 끝날 무렵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천식발작의 70%는 밤에 일어난다.
약물이나 다른 물질의 투여효과가 투여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같은 양의 알코올을 마셔도 아침에 마시는 것보다 저녁에 마시는 것이 더 빨리 취하고 또 일의 능률이 훨씬 더 많이 떨어진다.

디크로니즘(dyschronism):교대근무에 내성이 생기지 않아 수면장애상태가 계속 이어지는 것. 또는 숙면을 방해하는 다른 요인들(소음, 신체적인 통증, 소변, 불안 등)로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

앨로크로니즘(allochronism):건강한 사람 중 20%는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자연의 순환과 맞지 않는 생체리듬을 가지고 있는 경우.

교통량을 감안하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간은 오전 4시경이다. 사고가 가장 빈번할 때와 적을 때의 차이는 250%에 이른다. 사고빈도와 관계없이 오늘날에는 깜깜할 때에도 모든 형태의 활동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스리마일섬 사고(1979-03-28 미국 펜실베니아주 스리마일섬에서 일어난 방사능유출사고), 인도 보팔사고(1984 미국 농약회사 유니언카바이드사의 보팔공장에서 일어난 독가스 유출사고),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1986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되어 일어난 참사), 발데스호 사고(1989 미국 유조선 엑슨발데스호가 암초에 걸려 파손되는 바람에 기름41,300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최악의 해양오염사고로 알려져 있다)등에서 보듯 큰 사고는 주로 밤에 일어난다. 신체리듬이 재조정된 뒤에 숙력된 일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밤에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한밤중에는 정신능력과 정신운동성, 즉 거리와 시간을 판단하는 능력이 야간 저점에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또 밤에는 피로와 졸음 리듬이 야간고점에 이른다. 이 리듬들은 열두 시간과 여덟 시간 주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낮시간에 두번째로 높은 점에 이르게 되는데, 그 주간고점에서도 사고가 많이 생긴다. 교통사고가 두번째로 많이 일어나는 시간이 오후 4시 무렵이다. 이 사실은 어린이사고가 오후 4시경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준다. 어린이들은 밤에 잠을 자므로 주간고점만 나타나는 것이다.  

한 가지 신선한 이론을 믿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거기에 꿰맞추려 드는 건
좀 안쓰럽긴 해도
그 정도 믿음을 가지고 적용해보지 않는다면 그 열정이 유지될 수 없을 것도 같다.
어차피 지나면 까먹기는 마찬가지인데
이런 걸 과학시간에 배운다면 최소한 과학이 재미없고 어렵다는 생각이라도
안하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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