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
손재곤 감독과 김혜수의 성실한 코멘터리.
항상 배우들은
화면을 보면서 얼마나 힘들고 아팠는지, 얼마나 추웠는지, 얼마나 더웠는지 등등
열악한 촬영환경때문에 고생한 얘기를 계속 늘어놓으면서
듣는 사람을 지겹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데
김혜수는 그나마 적은 편.
서플먼트
꽤 부실하다.
메이킹과 예고편 뿐.
한석규의 인터뷰를 보면 굉장히 효율적인 촬영이었다는데
아마도 그래서 부스러기(?)과에 속하는 서플이 휑한지.
이원상의 인터뷰쯤은 있을 줄 알았는데.
촬영장의 활력소였다는 김혜수는
리허설이 끝나자 마자 장난모드로 금새 돌아서던데
몰입과 이완의 시간이 참 적게 걸리는 배우구나 싶었다.
이층의 악당에서의 연주는 타짜 이후로 가장 볼만한 캐릭터.
왜 한석규는 언제나 '젠틀'의 이미지가 따라다니는지 궁금했다.
'아들과 딸' 빼면 재벌이어도 비행재벌, 형사여도 비리형사나 비행형사,
사기꾼에, 제비가 더 많았는데.
여기서의 창인을 보면 좀 답이 나온다.
막장같아 보여도 최소한 어느 바닥까지는 내려가지 않는
그래서 인간이라는 존재에 오히려 가느다란 희망을 준다고나 할까.
그런데.
바로 이 얘기를 똑같이 한석규가 인터뷰에서 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이게 바로 한석규의 연기의 틀처럼 보이는 그것이구나를 깨달았다.
한석규는 나쁜 놈이지만 한편으로는 나빠져봤자인 박창인이 진폭이 큰 인물이라고 했다.
맞는 것 같긴한데 보는 입장에서는 그 큰 진폭을 느낄 수 없다.
한석규는 격렬한 분노나 망가짐에 있어서도 자신의 틀을 넘지 않는다.
가끔은 그런 것도 보고 싶은게 관객의 마음이지만,
한석규에게는 인생관하고도 연결이 되는 큰 변화 일지도.
하지만
혼자 있을 때, 순간의 무너지는 감정이라든가,
차마 표현은 하지 않더라도, 어느 순간 지나가는 강렬한 해방된 감정같은 것도
표현하는 일을 하는 배우니까
때로는 드러내줘야 하지 않을까.
다시 보면서 웃긴 부분이 바뀌었다.
기운이 빠져 봉지냄새조차 매가리없이 맡는 사실적인 엄마손파이장면은
측은해보이기까지 했다.
이번에 가장 많이 웃은 건 연주의 전화공세에 대처하는 장면.
이렇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몽타쥬에서
정확하게 게이지를 올려가며 감정을 표현하는 건
정말 한석규의 전매특허라 할만하다.
변함없이 웃긴 건 주민등록번호 장면인데
처음 볼땐 애드립감으로 웃었다면
이번엔 어딘가 처절해보이기도^^
오랜만에 돌려보고 싶은 장면이 풍성한 한석규의 영화.
처음 보는 건데 이런 등급이 케이스뒷면에 나와 있다.
케이스 등급 나의 생각
주제(유해성): 다소 높음 전혀 유해하지 않음
선정성: 다소 높음 기대하면 완전실망ㅋㅋ
폭력성: 다소 높음 보통 같긴 한데 폭력성은 없을수록 좋으니 통과
공포: 보통 이것도 기대하면 실망
약물: 보통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음....아, 연주가 알콜중독
대사(저속성): 다소 높음 욕이 좀 나오는 건 사실
모방위험: 다소 높음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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