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면 연결한 스피커 키워놓고 본 건
임재범이 '여러분'을, 이소라가 '사랑이야'를 불렀던 한 주 뿐.
윤도현이 혼자 나올 때도 혹하지 않았는데,
임재범을 안 볼 수 없어 보기 시작했다가
2집 이후로 듣지 않던 이소라를 (나로서는) 재발견했고
점점 물 만난 것 같아 보이는 YB까지
삼박자의 완성이었다.
임재범도 보여준 것 보다는 보여줄 게 더 많을 것 같아 더 기대했었는데.
정말 음악은 취향이라서
김범수의 노래 참 찌르르하고
BMK 노래 잘하는 것 알겠고
박정현이야 원래 잘하는 것 알고 있었던 가수이지만
안 보던 프로그램을 찾아보게 되고
그 노래를 종일 듣고
노래하는 순간을 기다리게 만드는 카리스마는
인정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난 옥주현이 노래를 못하는 가수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고
딱히 싫어할 만큼 알지도 못하지만
일단 가수시절에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성공한 뮤지컬배우이자
좋은 뮤지컬배우가 꿈이라며 열심히 노력하던 사람에게 '나는 가수'라고 외치도록
-옥주현의 입장에서는 거의 입증이 되어버린-
무대를 만든 신정수라는 사람의 취향이야 말로 별나다고 생각한다.
일기를 일기장에 쓰듯 팬클럽 활동은 팬클럽에서.
아무리 안티 어쩌고 해도
한때 날리던 걸그룹의 출신인데
'가창력'만 증명하면-여기서의 가창력은 아마도 고음처리와 바이브레이션의 적정한 조합.
그 팬들에게 더 큰 기쁨을 주는 것이야 당연하지 않을까.
장르불문에 감동의 무대만을 생각한다면
조수미는 어때? 국악하는 김영임은?
송대관 태진아가 설마 노래를 못해서 안부르시나?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옥주현이 '재발견'이 필요할만큼
'묻혀있던 보석'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대중성엔 명예를, 실력엔 대중성을?
-스스로 신의 경지에 등극하시는 PD마마.
예능이라고 발뺌하기엔 비겁한 것이
'음악모드'자막은 뭐고 공연을 위한 투자 어쩌구는 다 뭐니.
한때는 이소라의 '사랑이야'에 6위를 매긴 청중평가단을 이해도 했다.
현장의 모든 무대가 감동이라서
그나마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 것 처럼 보이는 가수에게 표를 던진 게 아닐까 하고.
결국 이소라가 떨어져서 이해를 접으려 했지만.
똑같이 화려한 퍼포먼스였는데도
1위의 김범수와 5위의 옥주현.
김범수의 무대가 그동안 펼칠 기회가 없었던 회심의 장이였다면
옥주현의 무대는 뮤지컬 무대와 걸그룹시절의 퍼포먼스 감을 살린 무대였다는 걸
현장에서도 느꼈다는 뜻이 아닐까.
어떻게 보면 이건 이소라가 남긴 희망 같기도 하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는 없다는.
사랑이야 부터 이어진 이소라의 '노래하기'에
번번히 꽂히고 있었으니까.
'높은음 올라가기 경주' 말고
읖조리는 시작 한 소절에도 마음이 내려앉는,
속에너지-내공-없이는 나올 수 없는 노래.
맨날 앉아서 부르니까 편해보였겠지만
임재범 때 만큼이나 이소라가 없는 무대 역시 전같진 않을 것이다.
이쯤되니 가수들 데리고 올림픽하냐던 비난이 조금 이해된다.
정작 가수들은 좋았다고 하지만
어쩐지 이 감동의 존재들을 이따금 외롭게 만들었을
'대중의 사랑'이라는 것의 속성을
실시간 생중계로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역시 음악은 공연과 음반이다?!
좋은생각입니다.
답글삭제공감하고가요ㅡ좋은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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