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친구들 콘서트|2011



윤형주가 '50-60대 소녀'들에게 헌사를 바칠 때,
활동년도를 알려줄 때,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노래들을 어려서부터 듣고  자랐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때도 옛날 노래들인 건 알았지만 좋았던 건 사실.

참하고 조심스럽고 고운,
가사 하나 하나 시같은 노래들을
직접 듣고 있자니
잠시 소박한 휴양림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와중에도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송창식의 목소리.
트윈폴리오 공연을 준비중이라는데
우정의 귀감 윤형주에겐 미안하지만
난 송창식 개인 콘서트 간절히 원해~!

옥의 티.
대체로 무난하고 재미있기도 한 진행의 이상벽이었지만
전 세계에 난리가 나고 있는 마당에
대한민국에 태어난 걸 감사하라며 월드컵 박수를 치라니.
갑자기 올드함의 무게가 무겁게 덮쳐왔다.
해외 공연예정이라는데
향수병 걸린 교민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월드컵 박수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
손발이 오그라든다.
제발 그런 것 좀 하지 말지.

주최측과 상관없는 옥의 티
교회에서 노래깨나 부르셨을 법한 놀라운 가창력의 소유자가
바로 뒤에 앉았다.
내 귀에 바싹 대고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엄청난 목소리.
죄송하지만, 웨딩케잌까지 따라부를 때는
한번 돌아볼 수 밖에 없었답니다.
팝송과 송창식의 노래는 모르셔서 천만다행.
안 그랬으면 난
실력파 가스펠가수 데뷔콘서트를 보고 올 뻔 했으니깐.

댓글 2개:

  1. 해외공연을 한 번 이라도 해준다면 월드컵박수 쳐야하는 비굴함도 감수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사는 시골까지 오지도 않겠지만..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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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ㅎㅎ 그런 상황이라면 저라도 같은 생각이 들었을 듯^^
    그래도 몇개월 예정에 호주까지 간다니 행운을 빌어보세요.
    이장희도 더덕농사 1년만 더 해보고 합류하고 싶다고 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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