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세시봉 콘서트



오랫만에 송창식의 노래를 다시 들었다.
여전한 목청.
무슨 노래를 부르든 슬며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의 얼굴은
흥겨운 노래엔 흥을 더하고
슬픈 노래일땐 차마 드러내지 않기로 한 깊은 슬픔을 숨기고 있는 것만 같아서
노래를 더 깊게 울린다.
피아졸라의 망각을 들을 때 처음 느꼈던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이
송창식의 노래에서도 느껴진다.
노래하는 그의 소리가 심장까지 큰 줄기로 이어져
그 현을 스스로 힘껏 연주해 주는 느낌.
그는 노래를 참 좋아하고 잘하고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나란히 앉은 친구들의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이 전해졌다.
지나고 바라보는 추억이 뭐 겪을때보다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이긴 하다지만
이 친구들은 마치 우정의 장인이기라도 한듯
과거와 현재를 소탈하고 따뜻하게 엮을 줄 아는 예술가들 같았다.
음악이 좋아 음악만 생각하며
아마도 선택이 강요된 상황이라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음악을 했을 사람들인데
그런 길을 가다가 뜻이 같은 벗을 만나
오랜 시간 후에도 세월이 녹아있는 기쁨과 슬픔과 추억과 남은 정을
이렇게 어울려 음악으로 나눌 수 있는 그들이
참 멋있고 부럽고 그랬다.

모두가 토를 달지 않는 재능넘치는 조영남의 노래가
한번도 감동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그가 음악보다 자신의 재능을 더 사랑하며
자신의 재능을 당연한 사랑에 대한 과시형 구애로 썼기 때문이 아닐까
잠깐 생각했다.

사실 트윈폴리오(오리지날 이름은 튄폴리오라는^^)의 팝송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가스펠과 무한 서정가사들로 넘치는 맥빠지는 낭만곡들일 지언정
그들이 즐겁게 불렀기에 흥겨웠고,
나도 기억하고 있는 그들의 노래는 정말 멋졌다.
'애인'이란 곡 좋아하는데 그게 이장희가 만든 노래인진 어제 처음 알았다.
음색도 그렇지만 참 개성있는 음악가였네, 이장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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