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나이에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
돌아온 독감과 함께 전신을 둘둘말고 토익시험을 보러 가게 될 줄이야.
참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더니...
어릴 땐 아프면 학교도 안 갔었는데(별로 안 아파서 자주 누리던 혜택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 아파도 출근을 하고, 일도 하고,
쉬는 날 이렇게 시험까지 보러 갈 수가 있다.
일어나자 마자 기침으로 시작해서 이틀동안 크리넥스 두통을 다쓰게 만든
참 번잡스런 감기인데
신기하게도 시험보는 동안엔 콧물도 기침도 멈추더라는 것.
놀랍게도 기침과 콧물은 시험종료와 함께 다시 시작되었다^^
방해가 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전에 본 L/R때는 듣기지문이 좀 웃기다는 것과
(어떨 땐 개그콘서트의 한국어듣기시험과 별 다를 바 없다ㅋ)
머리를 쾅쾅 울리던 무한반복의 쓸데 없는 안내방송의 충격이 새로운 경험이었다면
S/W시험은 수 십 명이 헤드폰을 쓰고 동시에 마구 떠들어대던
(이걸 밖에서 보면 또 얼마나 웃길지...)
장날 분위기가 새로운 발견이었다.
시험연습이고 뭐고 일단 저 산만한 분위기를 잘 극복하는 게 제일 큰 걸림돌일 듯.
그렇게 이 절정의 감기투병 중에 무사히 전형료를 날리지 않는데는 성공했지만
점수는 얼마나 나와주실지...?
마침 시험장소였던 이화여고앞에 소문 난 추어탕집이 있다고 해서
밥이나 먹고 오려고 했는데 일요일은 휴일이다.
한그릇 먹으면 감기가 똑 떨어질 것 같았는데...
어떻게 보면 아프다는 것도 살아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거슬리는 것이 몸에 들어 왔다고 몸부림들을 치는 거니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왕 내쫓아야할 것들이라면
초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몸단속을 잘 하는 것이겠지.
어젠 찬바람이 싫어서 병원도 안 갔는데
얼추 한고비는 넘긴 것 같다.
병원 안가고 감기 나으면
훈련하나 성공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