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Le Plaisir|House Of Pleasure|1952

가면|Mask

가면을 쓰고 무도장을 찾아다니며 죽도록 춤추는 노인은
자신의 몸과 친해지지 못한 아름다운 사람들의 노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늘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미모의 주인공이 스스로의 노화를 인정하지 못해 생길 법한.
아내는 인정하고 남편은 가면속에서나마 즐겁다.
아무도 불행하지 않은데
불행해보인다.
특히 즐거운 파티가 끝난 뒤 잠나라 딴 세상을 헤매는 무방비상태의 남편의 얼굴은
너무나도 추해보였다.
지금은 얼굴 뿐이지만 언젠가는 근육도 신체도 수술이 될 지 모른다.
그 속에서 평생노동이 새겨진 몸의 품위란 사라지겠지.
이래서 철학자들은 끊임없이 미를 추구하는 것일까.



텔리에 부인의 집|Mme Tellier

사교와 연애와 섹스와 친교, 싸움까지 없는 게 없이 다 일어나는 텔리에 부인의 집.
조카성년식에 초대받은 텔리에 부인은 데리고 있는 `아가씨`들을 데리고 집을 비운다.
문닫은 것에 당황하고 분개하며 바보같은 싸움으로까지 이어지는데
감독의 일갈은 웃기면서 통쾌하다.
저렇게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라거나, 너무 심심해서 싸우게 됐다거나.
못마땅한 사람들의 눈에는 절대 감춰지지 않는 `천한 것들`의 모양새였지만
성스러운 의식에서 흘린 눈물로 사람들을 전염시키기도 하고
다시 돌아온 일터에서 다시 활기를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이
여과지 같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강단있어 보이는 씩씩한 처자들.

모델|Le Modéle

3개월 짜리 짧은 유효기간의 정열적인 사랑에 빠졌던 화가는
미친듯한 열정에 몸부림치던 모델의 결단으로, 그녀와 결혼-
조건으로는 완벽하게도 미인아내, 돈과 명성을 한꺼번에 거머쥔 화가.
그래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행복이 늘 즐거운 건 아니라는 답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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