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되면 하고 싶은 게 뭘까?
싫어하는 평론가가 생겼는데 그 인간이 아주 싸가지 없게 평을 해놔서 보러갔다.
(내가 생각해도 참 심플한 다혈질이다--;;)
이 영화를 보고 감동받는 사람과는 친하게 지내기 어려울 것 같긴 하지만 보는 내내 이런 저런 생각은 많이 든다.
얼굴을 코 앞에 디밀고 애정고백을 하는 것 처럼 매우 닭살스런 선동이 죽 대사로 이어진다/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어도 내용이해에 전혀 문제 없을 것 같다.
어떨 땐 철학 없는 기술자 같기도 하고 어떨 땐 심오한 철학이 무딘 칼에 썰려나오는 것 같아서
대체 뭘까 헷갈렸는데 우연히 피디수첩을 보고 나니
놀랍게도 영화속 인물들이 실제인물들과 정확하게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영화속 안성기와 노무현의 공통점은 말을 안 가리고 한다는 것과 왕따라는 것 밖에 없지만.
꽤 정면공격하는 것 처럼 큰소리치지만 정작 미국은 비껴가고
우리가 늘 심적으로 무시해온 일본을 붙들고 늘어진다는 것,
과거에 대한 지나친 경외심-어쨌든 나라를 말아먹은 망한 왕조의 왕족들 아닌가-은
좀 비겁해 보인다.
그런데도 보는 내내 머릿속이 어지러웠던 건
영화 속 안성기가 내가 기대했던 그러나 이제는 너무 먼 당신이신 노무현과
많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최대한 개인적으로 이기적으로 살면서 국익같은 건 신경 안쓰고 살아도
국가유지에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알아서 '국익'을 챙기는 똑똑한 정부에 대한 환타지-가
나는 있다.
현실도 영화처럼 무능이 아니라 소신의 문제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컴플렉스를 강화시키는 뒷담화 음모이론 같은 건 생각하기도 싫다.
이 영화에서 느끼는 영화적 리얼리티와 진짜 리얼리티의 거리감도 어지럽기는 마찬가지다.
늘 항상 현실보다는 수준높은 영화적 리얼리티들.
현실에서는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 많은데
영화속에서는 '몰라서 그랬습니다'라고 말하는 인물 같은 건 없다.
항상 저 높은 곳에 이상을 두고 그걸 쳐다보느라 할 걸 못하고 지나온게 아닐까-라고
강우석은 생각했던 것일까.
이 영화가 애국주의를-혹시라도- 불러일으킨다면 챙피한 일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관용과 포용, 인류애 같은 것은 선진국 된 다음으로 미루고
냅다 앞만 보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추어 유치하다고 일갈해 버릴 수만도 없다.
하지만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무식한 여편네'들을 등장시킨 저의야 말로 무식했다.
민간인사찰자료를 코 앞에서 쫘악 읊어주는데도 거부감은 커녕 농담까지 하는 조재현.
아무리 소신있는 재야역사가로서 진실을 사랑하셔도 당신이 사랑하시는 조국은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아니올시다.
아무튼 월드컵과 FTA의 만남.
강우석에게는 정말 절묘한 기회라는 생각.
재미없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독설의 평론가가 싸가지 없다는 생각도 변함없다^^
진짜 진짜 힘 많이 빼고 나온 차인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