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Duelist in 파리 2006


나라마다 편집을 달리 하겠다고 해서 봉출아자씨가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대신 마축지의 집을 가르쳐주던 김태욱과 몇달이나 '씨부렁'거려서 완성했다는 안포교의 랩씬이 잘렸다.
그외에는 크게 어떤 씬 하나가 잘려나간 건 없었고 몇몇 부분이 약간 짧아진 느낌도 들었지만 확실히는 모르겠다.
그냥 보기에 가장 큰 다른 점은 화면이 무지하게 밝아졌다는 것인데 내가 본 게 비디오, DVD, 디지털상영 뿐이라 원래 필름판이 밝은 건지도.
 
아무튼 밝아진 화면에서 새롭게 보인 것.
남순이가 슬픈눈의 그림자를 추격할때 날리던 먼지(혹은 김?)-이건 극장에서 나는 걸로 보일 정도.
배 젓는 '황현규팀장'의 얼굴도 보이고 돌담길에서 싸우기 직전 이 빠진 패랭이 사이로 남순이가 두 눈을 번쩍 뜨는 것.
마지막에 슬픈눈 귀신을 보는 남순이의 멋진 표정위로 흐르는 눈물.
 
무지하게 밝아져서 가장 멋있어 진 건 돌담길의 대결이다.
칼날만 보이던 것이 싸우는 동작도 잘 보이고 검을 겨누고 돌아가는 장면에서 슬픈눈의 표정은 멋지다. 돌담길 남순이는 보면 볼수록 교태가 장난 아님.
안포교 뒤통수에 제대로 살아있는 웨이브나, 옷의 질감, 심지어는 박대감이 쓴 갓의 결까지 멋스럽게 드러난다. 같은 포교 옷인데도 안포교의 옷은 하얀땀이 보이는 누비옷 같은 느낌이고 남순의 옷은 굵은 광목같은 결이 보이는 옷이었다. 참으로 패션의 시작은 옷감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대신 아쉬워진 건-심할땐 남순이의 주근깨가 날릴 정도이기도 했고 남순과 슬픈눈의 '볼빨간버전'이 좀 약해 보였던 것.
볼 때마다 재미있는 크레딧-안성기는 매니저 이름도 '이바름'이란다.

프랑스 극장은 좌석번호가 없다.
입구에 팜플렛같은 것도 없고.
있으면 기념품 되고 좋았을 텐데.
 

숙소찾아 헤매던 중 시내에서 발견한 광고판. 이때가 숙소를 못 찾아서 한 여섯시간째 배낭 다 짊어지고 시내를 뱅뱅 돌때였는데...
아무튼 형사Duelist의 파리개봉을 실감나게 해준 첫번째 표시.
 

매표소 앞의 포스터-왼쪽에서 세번째가 형사.
줄 선 이 사람들이 다 형사를 보러 온 것이었다면 얼마나 기뻤을까마는.
 

상영관 입구의 포스터.
 
대형쇼핑타운 포럼데알에 위치한 멀티플렉스 씨네씨티.
23개관을 자랑하는 대형극장이지만 아쉽게도 형사는 12관.
9.5유로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메가박스 인디상영관 규모였다.
금요일 오후 8시경 극장안은 절반 정도가 찼다.
관객은 거의 젊은 층들로 영화속의 코믹한 장면들에서는 어김없이 반응을 보이는 반면
생뚱맞은 장면에서도 웃어서 내가 다 긴장을 했다.
그래도 인상깊었던 건 영화가 끝나고 나니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진지하게 어쩌고 저쩌고 영화얘기를 하더라는 것.(물론 크레딧 올라갈때 나가는 사람도 많았다)
참으로 알아듣고 싶었으나...
 

 
두번째로 시도한 파르나시옹 씨네마7극장.
몽파르나스역 앞 서너 개의 화려한 멀티플렉스극장가에서 좀 떨어져 있는데다가
극장전용건물도 아니고 간판도 좀 낡은 듯해서 실망했는데 웬걸.
당당 1관 상영작이다.
일요일 7시경이었는데 관객은 중장년층.
영화보는 내내 어찌나 조용하던지, 그때그때 반응이 나오던 씨네씨티와는 완전 극과극이었다.
그러나 역시 이곳에서도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불이 켜질때까지 자리에 앉아서 영화얘기를 하는 중년커플이 있었다.
표정이 나쁘지 않은 걸로 봐서는 재미있게 보신 듯. 인터뷰라도 해보고 싶었다는--;;
제법 많은 좌석수 만큼이나 빈자리도 많은 것이 좀 안타까왔으나-
외관의 부스스함과는 달리 사운드의 입체감도 좋고 스크린도 크고 해서
디지털상영보다 더 크고 더 좋은 사운드로 형사Duelist를 다시 보기위한 나의 파리방문 목적이 드디어 이곳에서 달성됐다.
그래서 마지막 한번도 여기서 다시 보기로 결심.
 

극장자체가 예술관인지 '외출'도 4월의 눈이라는 제목으로 상영중.
매표소 앞, 두 한국영화의 광고판이 나란히.


건물 입구의 형사광고판.
 
 
이제는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파르나시옹극장.
그러나 어느새 형사는 난니 모레티감독의 새영화에게 1관을 내주고 2관으로 옮겨가 있었다.
1관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충분히 큰 스크린이긴 했는데 사운드의 입체감을 좀 떨어지는 2관. 상영관 안에 화장실이 있는 게  특이했다.
사람도 별로 없어서 여러번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시간만 된다면.
마지막이라 극장 아저씨한테 입구에 걸린 포스터앞에서 사진을 한장 부탁했었는데 영화 시작 전 상영관까지 들어와서 내게 형사 포스터를 선물했다. 작은 거지만 기념으로 가지라면서.
우와- 너무 좋았는데- 구겨질까봐 손에 들고 다녔는데 결국 전철역에서 표 사다가 놓고 왔다. 손에 뭘 들고 다닌다는 것은 정말 내게는 왕사치...구겨서라도 배낭에 넣었어야 되는 건데! 바보!!!
 
파리스쿠프라는 잡지의 형사소개란과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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