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호치민 혹은 사이공


호치민 공항-다음부터 베트남 여행할 땐 한국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오란다. 하노이에서는 그런 말 없던데? 하노이보다 더 경직되어 보이는 입국심사대. 별거 아니지만 베트남 주소하나쯤 적어오는 게 좋겠다. 출입국심사 같은 건 이상한 사람 걸리면 진짜 별 것도 아닌 거 가지고 트집 잡기도 하니까. 공항이 작아서 면세점은 입국하는 사람도 들어가 살 수 있다. 레종 한보루 10불.
 

호치민의 노틀담 성당

 

볼수록 닮은 역사가 많은 베트남


 

밀리터리 박물관의 단두대: 베트남 독립운동가 처형용도로 프랑스 식민지시절 쓰였다고 한다.


베트남 여행장비:
모자-베트남의 상징. 베트남 여행자들이 하나씩은 다 사들고 가더라, 쓰고 다니지는 않아도.
마스크-많이들 써서 그런지 디자인이 아주 다양하다.
가이드북-큰 서점에서는 없어서 못 샀는데 길거리 허름한 엽서 가게 같은 데서 해적판을 5분의 1가격에 팔고 있었다. 그래서 캄보디아 것 까지 여기서 해결(캄보디아에서는 더 싸게 판다--;;).

1불이 16,500 베트남 동. 돈 단위가 만만치 않다. 하루 세끼 쌀국수를 먹는다는 기쁨에 들떠 있었는데 시차 적응을 못해서 하루에 두 번 밖에 못 먹었다. 빨리 세 번씩 먹어야지.
 
잠 못 자고 밤을 새다가 5시 무렵에 아침을 알리는 깔끔한 비질소리가 들렸다. 관광객에게 웃돈 얹어 장사하는 여행자 거리의 사람들이지만 아침 6시 30분에 문 열고 10시에 문 닫고, 또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길거리 식당도 연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정말 잘 살게 됐으면 좋겠다. 길거리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인데 베트남은 정말 난코스. 골목골목을 오토바이들이 누비고 다니니 그 강한 매연맛이 음식맛을 다 베린다. 호치민만 해도 8백만 인구에 4백만 대의 오토바이가 달린다는데. 뭐 그래도 이 동네 사람들이야 잘 먹지만. 지나다보면 따라 먹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 매연맛의 여운이 강하게 남아 엄두가 안 난다. 하지만 옹기종기 모여앉아 자기들끼리 맛있는 거 싸게 먹는 건 절대 못 보는 성격. 아쉽게도 쌀국수는 아니지만 좀 안전한 우리 숙소 골목에서 호치민 뜨기 전에 한 번 먹어 볼 거다.   
 

구찌터털가는 길에 들른 라이스페이퍼 공장. 말이 공장이지 다 사람이 만든다.
베트남산 라이스페이퍼에 직혀있던 무늬는 바로 저 대바구니 자국~

구찌터널-땅굴이라고 하는 게 우리한텐 더 빨리 이해될 듯.

베트남전쟁은 공산주의자인 베트콩과 민주주의자인 베트남의 전쟁이 아니라 베트남의 독립을 위한 미국과의 전쟁이었다는 가이드의 말이 아주 새롭게 들렸다. 슬픈 역사지만 승리한 역사를 가진 자부심이 묻어난다.
 


내 생각에 가장 끔찍한 무기가 죽창인데 대나무 아니면 침을 꽂아 만든 각종 응용무기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는 가운데 문을 열면 총을 난사하는 미군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문죽창이다. 가운데가 접혀서 위 아래로 시간차 공격을 한다고 한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아무나 총알 값만 내면 전쟁에 쓰였던 진짜 무기들을 실탄으로 쏘아볼 수 있는 이 곳. 신기하게도 총소리가 영화 속에서와 똑같다. 무지 시끄럽다. 5발이 기본인데 나는 버스에서 만난 처자와 나눠서 두발만 쏴봤다. 오- 놀라운 개머리판의 충격. 쏘고 나서도 얼떨떨하다. 작년에 관광객 한명이 자살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구찌터널에서 준 타피오카 간식. 이름만 들었지 뭔가 했는데 달지 않은 고구마의 향과 맛을 가진 뿌리식물로 땅콩설탕에 찍어먹으니 맛있었다. 같이 나온 차도 구수하고.
 

우기라더니 정말 무지하게 덥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다. 굵은 빗발도 무시하고 내달리는 오토바이족들은 어느새 우비를 하나씩 꺼내 입고 있었다. 오토바이 운전사 아저씨 뒤에 앉아서 빗속을 질주하는 호치민 우비폭주족을 찍고 있는데 보니까 아저씨는 빗속에서 담배를 피우며 운전을 하고 있었다. 순간 딴 짓하는 운전사나 승객이나 매한가지다 싶어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암튼 맘에 드는 사진.

짧지만 굵은 비였는데 시원하고 먼지도 안 날리고 재미도 있었네.
가이드북 말미에 베트남에서 길 건너기가 있는데 차가 안 선다고 냅다 빨리 가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베트남 사람들 하는 걸 잘 보란다. 보니까 정말 다들 천천히 건너고 있었다. 항상 무섭게 차들이 다니는 동네에선 동네 사람들을 방패삼아 따라 건넜는데 책에서 배운 대로 오늘은 혼자 건너 봤다. 근데 이건 모든 나라에서 다 통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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